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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법농단 의혹’ 현직판사들 1심 무죄…“공무상 비밀로 보기 어려워”

정진용 기자입력 : 2020.02.13 11:38:54 | 수정 : 2020.02.13 11:39:01

[쿠키뉴스] 정진용 기자 = 이른바 ‘정운호 게이트’ 당시 법관 비리 의혹을 은폐하기 위해 수사 관련 정보를 상부에 유출한 혐의로 기소된 현직 판사들이 1심에서 무죄를 선고 받았다.

서울중앙지법 형사23부(부장판사 유영근)는 13일 오전 10시 서울중앙지법 425호 법정에서 신광렬(55·사법연수원19기), 조의연(54·24기) 성창호(48·25기) 부장판사의 1심 선고 공판을 진행했다.

신 부장판사는 서울중앙지법 형사수석부장판사로 재직 중이던 지난 2016년 정운호 전 네이처리퍼블릭 대표의 상습도박 사건이 김수천 부장판사 등 전현직 법관 비리 사건으로 번질 조짐이 보이자 이를 저지하기 위해 검찰 수사 상황 등을 수집한 뒤 임종헌 당시 법원행정처 차장에 보고한 혐의(공무상 비밀누설)를 받는다. 

당시 영장전담판사였던 조 부장판사와 성 부장판사는 신 부장판사 지시에 따라 영장청구서와 수사기록 등을 유출한 혐의를 받는다.

피고인들은 재판 내내 혐의를 부인해왔다. 영장전담판사들이 재판 과정에서 입수한 수사기록을 보고한 것은 사법행정상 정당한 직무 집행일 뿐 공무누설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입장을 펼쳐왔다.

재판부는 해당 사건 수사 정보는 공무상 비밀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봤다. 재판부는 법원에 제출된 수사기록은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법원 내부에서 담당 판사와 이를 담당하는 필수 인력만 공유하는 공무상 비밀이 맞다고 전제하면서도 “정운호 게이트 당시 전현직 법관 비리가 언론에 대대적으로 보도되고 있었고 당시 특수1부장검사, 대검찰청 관계자는 언론과의 사적인 관계를 이용해 수사 정보를 유출하는 경우가 종종 있었다”고 말했다.

이어 “유출된 수사 정보는 이미 보도됐거나 수일 내 보도될 예정이었던 수많은 언론 기사와 동일하거나 유사한 내용이 많았다”면서 “검찰과 법원 사이 긴장관계가 있긴 하지만 서로 협조하는 관계에 있었고 번번히 소통하곤 했다”고도 덧붙였다.

또 “피고인 신광렬이 수사정보를 보고받아 이를 법원행정처에 보고한 것은 재판 신뢰를 확보하기 위해 관련 규정에 근거해 상급 수석행정기관인 법원행정처 차장만을 상대로 이뤄졌다”면서 “이 행위로 국가 범죄수사 기능과 영장재판 기능방해를 초래한 결과가 발생했다고 보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조, 성 부장판사에 대해서 재판부는 “영장전담 판사로서 통상적으로 수석 부장판사에게 처리 결과를 보고한 것”이라며 “이들은 신 부장판사가 문건을 임 전 차장에게 보고하는 사정도 인식하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며 사전 공모로 보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법원 선고 후 성 부장판사의 변호인은 “어려운 재판에 대해 현명한 판단을 내려주신 재판부에 감사 드린다”면서 “다만 아직 재판이 진행 중인 만큼 구체적인 말씀을 드리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성 부장판사는 아무 말 하지 않고 법원을 빠져나갔다.

검찰은 지난달 20일 결심 공판에서 "수사 기밀을 몰래 빼돌린 행위로 수사와 영장 재판에 있어 국민의 신뢰를 얻기 어려워진 점을 고려하면 피고인들의 범행이 매우 중대하다"고 주장했다.

검찰은 신 부장판사에 대해서는 징역 2년을, 함께 기소된 조 부장판사와 성 부장판사에게는 징역 1년씩을 구형했다.

jjy4791@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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