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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원순vs오세훈, 부동산 공유기금 논란…국토부 “논의된바 전혀 없어”[기획]

박원순vs오세훈, 부동산 공유기금 논란…국토부 “논의된바 전혀 없어”

안세진 기자입력 : 2020.01.23 05:00:00 | 수정 : 2020.01.23 14:00:23

현 서울시장과 전 서울시장이 '부동산 공유기금'을 둘러싸고 날 선 공방을 이어가고 있다. 부동산공유기금의 핵심은 종부세 등 부동산 세입을 늘려 이를 바탕으로 국가가 토지나 건물을 매입하자는 것이다. 하지만 중앙정부와의 협의가 이뤄져야 가능한 사안인 만큼 업계 내부에서는 현실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이 잇따르고 있다. 

◇부동산공유기금 뭐길래=“부동산 투기나 개발이익을 '국민 공유기금'으로 환수하는 방안을 서울시 차원에서 작게라도 시작하겠다”

박 시장은 최근 출입기자단과의 신년 오찬간담회에서 ‘부동산 공유기금을 어떻게 구상하고 있느냐’는 기자의 질문에 이같이 말했다.

부동산공유기금은 박 시장이 앞서 중앙정부에 제안한 ‘국민공유제’ 개념의 하나다. 종합부동산세 등과 같은 부동산 세입을 늘려 재원으로 삼은 뒤, 이 기금으로 국가가 토지나 건물을 매입하자는 것이 핵심이다. 투기차단, 불로소득 공유보다도 훨씬 진보적인 개념이다.

박 시장은 “부동산 개발로 인한 투기이익과 개발이익을 환수해야 한다는 국민적 동의가 있다”며 “공공주택을 짓거나 확보하는 일, 도심의 상가나 건물을 매입해서 젠트리피케이션이 없는 곳으로 만들거나 공장을 지을 수 있는 땅들을 계속 사 모아서 기업들에게 싼값으로 공장용지를 싸게 공급한다든지, 이런 방법으로 기업 경쟁력과 국민 주거 문제 해결에 쓰자는 게 국민 공유기금의 핵심”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서울시가 이런 보유세를 올릴 권한이 없으니까 이것은 중앙정부나 제도적으로 해결할 일”이라며 “다만 서울시 차원에서라도 각종 개발 부담금, 재건축 등을 할때 사회 공공기여, 이런 부분을 기초 자본으로 해서 작게라도 시작해보자는 게 서울시의 생각”이라고 덧붙였다.

서울시는 전혀 불가능한 일은 아니라는 입장이다. 서울시 관계자는 “지방자치단체 차원에서 쓸 수 있는 재원이 제한적이지만 시에서 선도적으로 시작하기로 했다”며 “이미 국가에서는 국민 공유제 개념으로 재건축초과이익환수제나 개발부담금, 기부채납 등과 같은 재원을 사용하고 있다. 부동산공유기금도 이의 연장선상에 있는 것”이라 설명했다.

◇"현실성 없어"=하지만 전문가들은 ‘새로운 발상법’에 대해선 공감하면서도 현실성이 떨어진다는 평이 우세하다. 가장 큰 문제는 재원이다. 현행법상 부동산 관련 세금은 취득세와 재산세, 종합부동산세, 양도세 등 모두 4종류다.

이 가운데 종부세와 양도세는 중앙정부에 귀속되는 국세이며, 제산세는 자치구에 귀속되기 때문에 서울시 재정으로 사용하는 데 어려움이 따른다.

결국 온전히 서울시 재정으로 활용할 수 있는 세수는 취득세뿐이다. 하지만 이마저도 주택 거래가 얼어붙으면 급감하기 때문에 안정적인 세수를 기대하기 어렵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뿐만 아니라 중앙정부, 자치구와 나눠야하는 재건축초과이익환수제 역시 충분한 세수를 확보하기에는 부족할 것이라는 지적이다.

부동산업계 관계자는 “부동산 공유기금에 대해 언급했을 때 저렇게도 생각을 할 수 있다는 것에 대해 솔직히 놀랐다. 분명 참모진 중에 진보적인 분이 있을 거라 본다”며 “다만 박 시장이 아닌 다른 화제의 인물이 이같은 발언을 했다면 긍정적으로 작용하지 않았을까 하는 아쉬움이 있다”고 말했다.

이어 “박 시장의 말은 뜬구름과도 같이 느껴지는 부분이 있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오세훈 전 서울시장도 부동산공유기금을 강력 비판했다. 오 전 시장은 유튜브 ‘오세훈TV’에서 진행한 김헌동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 본부장과의 대담에서 “비싸게 땅을 판 박 시장이 이제 와서 다시 땅을 사겠다고 한다”며 부동산 국민 공유제를 “자기모순”이라 지적했다.

오 전 시장은 박 시장이 비싸게 땅을 판 지역이라며 마곡 지구를 언급했다. 그는 “제가 시장일 때 2010년 바로 옆 발산지구 분양가보다 배 가까이 비싸다”고 했다. 서울시 측에선 ‘발산지구는 조성원가, 마곡지구는 감정평가액’이라는 입장을 냈다. 하지만 김 본부장은 “땅을 사서 개발한 후 적정한 이윤을 붙인 조성원가가 아니라, 감정평가사가 얼마인지 감정시켜 높은 값으로 팔았다는 것”이라고 반박했다.

오 전 시장은 “박 시장이 폭리를 취한 이유를 짐작할 수 있다”며 “박 시장이 초기에는 ‘오세훈이 빚을 지고 박원순이 갚았다’고 홍보했다. 제 임기 중 땅을 샀으니 돈이 나가고 빚을 질 수밖에 없고, 박 시장이 분양하고 (땅을)팔았으니 빚을 갚을 수밖에 없다”고 비판했다.

이어 “마치 (박 시장이)살림살이를 잘해 빚을 갚은 것처럼 말하는 걸 보면서 기가 막혔다”고 덧붙였다.

◇“현재 아무런 논의 없다”=결국 정부와 국회, 여론 등의 협조 없이는 부동산 공유제의 실현은 쉽지 않을 전망이다. 하지만 가장 큰 문제는 서울시 자체적으로도 발언만 있었을 뿐, 이와 관련한 어떠한 논의도 이뤄지지 않고 있다는 점이다. 

실제 쿠키뉴스의 취재 결과 현재 서울시와 국토교통부 사이에서는 ‘부동산공유기금’을 둘러싸고 어떠한 논의도 이뤄지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국토부 관계자는 “서울시 측에서 국토부에 제안한 주택방안은 아직까지 없다. 우리도 언론보도 등을 통해 모니터링 정도만 하고 있다”며 “공식적으로 논의된 바는 전혀 없다”고 일축했다.

이어 “(부동산공유기금은) 제도 협의에 앞서 정치적으로 우선 논의가 이뤄질 필요가 있어 보인다”며 조심스러운 입장을 냈다.

서울시 자체적으로도 공유기금과 관련한 어떠한 논의도 이뤄지지 않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시 관계자는 “아직 준비시간이 필요하다. 보유세나 양도세 문제는 서울시장 권한이 아닌 만큼, 장기적으로 보고 있다”며 “구체적인 세원이나 양은 검토 중에 있다”고 말했다.

사진=박효상 기자

안세진 기자 asj0525@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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