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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토로국제대책회의 배덕호 사무국장 “정부 전향적으로 나서야”

라동철 기자입력 : 2009.03.05 21:52:02 | 수정 : 2009.03.05 21:52: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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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키 사회] "국민들의 성원과 관심 속에 해결 방안을 찾았던 '우토로 문제'가 막바지에 암초를 만났습니다."

'우토로 마을 지키기' 운동을 이끌어온 우토로국제대책회의의 배덕호(40·지구촌동포연대 대표) 사무국장은 5일 안타까운 심경을 토로했다. 오랜 기간 매달려 온 우토로 문제가 정부의 미온적인 태도 때문에 표류할지 모른다는 초조감이 배어 나왔다.

일본 교토부 우지시에 있는 우토로는 1941년 군 비행장 건설을 위해 강제 동원됐다가 일제 패망 후에도 귀국하지 못한 조선인 노동자들이 만든 무허가 숙소로 형성된 마을이다. 현재 60여가구 150여명이 살고 있는데 주민 80%는 한국 국적을 갖고 있다.

이들이 땅 주인의 '강제퇴거' 요구로 쫓겨날 위기에 처했다는 안타까운 사실이 알려지면서 2005년 대책회의가 구성됐고, 대대적인 모금 운동을 통해 15억원 가량을 모았다. 하지만 매입 비용에는 턱없이 모자랐고 주민들은 2007년 10월 할 수 없이 마을의 절반(약 1만㎡)만을 5억엔에 매입하기로 하고 토지 소유주인 부동산회사 니시니혼쇼쿠산(서일본식산)과 계약을 체결했다.

우토로 동포들을 도와야 한다는 여론이 확산되자 정부도 뒤늦게 토지매입 자금 30억원을 지원키로 결정, 그해 12월 국회에서 지원안이 통과됐다. 우토로 소유권을 둘러싸고 복잡하게 진행됐던 토지 소유주와 채권자들간의 소송도 지난 1월 마무리돼 또 하나의 걸림돌이 사라졌다.

계약 당시 800∼900원대이던 원·엔 환율이 1500원대로 치솟아 지금까지 마련한 45억원으로는 당초 사려던 땅을 다 살 수 없지만 매입 대상지 면적을 줄이는 방향으로 해결책을 찾아가고 있다.

그런데 더 큰 문제가 생겼습니다. 토지 매입과 이후 운영을 위해서는 재단법인을 설립해야 하는데 그 과정에서 한국 정부가 조건을 내걸며 지원금 지급을 미루고 있는 겁니다."

배 국장은 "정부는 재단 이사회의 과반수를 정부 추천 인사로 구성할 것을 요구하고 있는데 우토로 주민들로서는 받아들이기 어려운 제안"이라고 말했다.

토지 매입 후 진행되야 할 주거개선사업에 부정적인 영향을 줄 가능성이 높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일본 국토교통성과 교토부, 우지시는 토지매입이 절차가 완료되면 우토로 지구에 공동주택을 건설하고, 도로 전기 상하수도 등 기반시설을 구축하는 사업을 추진할 계획인데 '우토로 재단'이 한국 정부에 의해 좌지우지될 경우 사업 추진에 소극적인 입장으로 돌아설 수 있다는 것이다.

배 국장은 "'재단의 운영 주체는 우토로 주민이어야 한다'는 게 일본 정부의 명확한 입장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이사회 구성 문제로 정부가 지원금 지급을 차일피일 미루고 있는데 상황은 그렇게 한가하지 않습니다. 채권자들의 채무상환 요구가 거세 토지 소유주가 급전이 필요하다고 합니다. 만에 하나 토지 매입이 지연돼 그 회사가 자금 압박으로 도산이라도 하게 되면 몇 년을 끌어온 우토로 문제는 원점으로 돌아갈 수도 있습니다."

배 국장은 "강제징용됐고 해방 후에도 민족적 차별을 견디며 눈물겹게 살아온 동포들을 돕기 위해 국민과 정부가 마음을 모은 일인 만큼 유종의 미를 거뒀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그는 "형식 논리에 집착하지 말고 정부가 대승적으로 문제 해결에 나서야 한다"고 말했다. 글·사진=국민일보 쿠키뉴스 라동철 기자
rdchul@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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