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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여가부는 ‘성별균형 파트너십’ 왜 합니까?

여가부는 ‘성별균형 파트너십’ 왜 합니까?

김양균 기자입력 : 2019.08.08 00:01:00 | 수정 : 2019.08.07 19:54:59

“예산이 얽혀 있어서….”

여성가족부 관계자의 말이다. 지난 3월25일 여가부는 우리나라 주요 경제단체 10곳과 업무협약을 맺었다. 이후 최근까지 여러 기업들과 순차적으로 MOU를 체결 중이다. 이 관계자는 내년에도 협약을 계속 추진할 지를 묻는 질문에 앞선 말처럼 얼버무렸다. 

취지는 좋다. 민간영역에서 우리나라의 여성대표성은 수십 년간 남성 위주의 의사결정구조로 인해 좀처럼 나아지질 않고 있다. 유리천장은 말할 것도 없이 견고하다. 때문에 주무부처인 여가부의 ‘고군분투’ 자체는 높이 평가할 만하다. 

이제 넉 달여간 실시해온 사업의 실효성을 논하는 것 자체가 무의미하겠지만, 그럼에도 지속가능성이 확실치 않은 사업의 사후평가는 무엇으로 할지 의문이다. 언론보도? 진선미 장관이 각 기업 총수와 함께 찍은 사진? 남는 것은 기사이며 사진이 전부일 것이다. 이는 곧 치적과 다를 바 없다. 

나는 현 장관의 협약 사진에서 기시감을 느낀다. 정현백 전 장관이 한참 ‘몰카’가 사회적 문제로 대두될 당시 실시했던 화장실 몰카 현장점검 사진이 떠오른다. 여가부의 요란한 점검에도 화장실에서 발견된 몰카는 전무했다. 그리고 여전히 국내외 포르노 사이트에서는 화장실 몰카가 유통되고 있다.   

여가부는 매번 인력 및 예산의 부족을 토로한다. 거대 부처의 틈바구니에서 여가부의 몸집이 왜소한 것은 사실이지만, 1조원이 넘는 예산을 운영하는 중앙부처의 핑계 치고는 무언가 불편하다. 

거듭 밝히지만 나는 여가부의 기업 내 여성 대표성 제고 노력 자체에 깊이 공감하며, 찬성한다. 문제는 ‘보여주기식’ 전시행정이다. 

여성 직원이 많은 금융사 위주로 MOU를 맺고 있는 것에 대해 여직원 수는 많지만 임원이 없어서란 여가부의 설명을 듣고 있자니, 차라리 솔직해졌으면 좋겠다. 사후평가에 용이하고, 여직원 채용이 많은 기업과 여가부가 함께 한다는 문구를 집어넣기 위해서라고 말이다. 

앞서 진선미 장관은 보건복지부와 논의를 끝내기도 전에 공적 연금 투자 판단에 있어 여성 임원 비율을 검토키로 하자고 했다가 상당한 비판에 직면했다. 그리고 절치부심 실시한 것이 이 성별균형 파트너십이다. 

전자는 여가부의 나홀로 정책이라며 비판을 받았지만 차라리 강력한 사회적 메시지로서 의미라도 있었다(현재 복지부와 얼마나 논의가 이뤄졌는지도 통 여가부는 설명하지 않는다). 지금 하고 있는 MOU가 내년과 내후년에도 이어진들 정밀한 후속조치가 없다면, 어떤 효과를 가져올지 가늠조차 못 하겠다. 

김양균 기자 angel@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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