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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화장실도 못 간다며 밥그릇 챙기는 간호단체

화장실도 못 간다며 밥그릇 챙기는 간호단체

오준엽 기자입력 : 2019.07.04 18:08:47 | 수정 : 2019.07.04 18:08:51

간호사들과 간호조무사들의 밥그릇싸움이 점입가경이다. 다툼의 영역은 의료기관을 넘어 지역사회로 확산됐다. 

보건간호사회, 한국방문보건협회, 가정간호사회, 한국지역사회간호학회 등 10개 방문보건 관련단체가 연대한 지역사회보건간호연대(이하 간호연대)는 3일 세종시 보건복지부 앞에서 간호보조인력의 방문건강관리사업 참여를 반대하는 긴급 기자회견을 가졌다. 

고령화 등으로 방문건강관리의 수요가 늘어나고 있는 상황에서 질 높은 간호서비스를 지속적으로 제공하기 위해서는 간호판단과 교육, 상담 및 건강증진을 위한 활동의 기획과 수행 등이 제대로 이뤄져야한다는 취지다. 간호계가 주장해온 ‘전인간호’, 환자에게 최상의 간호서비스를 제공하겠다는 뜻이다. 필요하고 지지한다.

하지만 이를 위해 전문성이 부족하고 단독업무가 불가능한 간호조무사 등 보조인력은 전문인력에 포함시키려는 복지부의 지역보건법 시행규칙 신설은 법 취지와 국회의 논의결과에 정면으로 배치하는 결정인 만큼 전면 재검토가 필요하다는 입장을 피력하는가하면, 오히려 간호조무사보다 전문인력인 물리치료사나 영양사와 대동하겠다는 점은 동의하기 힘들다.

대한간호조무사협회(이하 간무협)도 그런 듯하다. 간호연대의 기자회견 후 간무협은 “방문건강관리사업에서 편협한 직종 차별주의를 반대한다”며 “보건간호사의 반대운동은 특정 직역에 대한 오래된 차별의식을 드러낸 발상이자 방문건강관리사업의 본질을 오해한 것”이라고 반박 성명서를 발표했다.

이들은 방문건강관리 전담공무원의 업무가 간호에만 한정되지 않는다고 해석했다, 대상자 발굴과 평가, 프로그램 기획 및 방문조사, 간단한 검사나 확인, 스크리닝, 건강관리 상담 및 설명과 같은 서비스 실무업무나 행정업무를 포함한 폭넓은 영역을 감안한 시행규칙 개정안이라는 것이다.

농어촌 시군구의 경우 간호인력이 부족해 간호조무사 출신의 보건직 공무원이 다수인데다 공무직으로 채용된 간호조무사가 사업수행을 해왔다는 등의 현실도 외면했다고 꼬집었다. 더구나 모든 보건기관에서 전담공무원으로 반드시 채용해야한다는 강행규정도 아닌데 원천배제를 주장하는 것은 그들에 대한 모욕이자 시대에 뒤떨어진 차별의식이라고 질타하기도 했다.

맞는 말이다. 그리고 간무협은 언급하지 않았지만 핵심적인 문제가 남았다. 간호사들과 의료현장의 현실이다. 간호사들은 식사는커녕 화장실 갈 시간도 없이 열악한 환경에 처해있다고 토로하고 있다. 정부가 나서서 업무환경 및 처우개선을 하려고 나서는 상황이다. 

의료기관들은 간호사들이 없어 환자의 건강이 위협받고 있다고 호소한다. 간호간병통합서비스 확대, 각종 간호인력 처우개선 및 근무환경 개선 정책으로 인한 간호인력의 수도권, 상급종합병원 쏠림현상도 심각하다. 이 같은 상황에서 방문간호까지 간호사가 맡는게 가능할까?

지금도 저 년차 임상간호사들 가방에는 건강보험심사평가원 혹은 국민건강보험공단 등 공공기관이나 공무원 준비서들이 들어있다. 임상이 아닌 다른 영역에서도 간호사를 채용하는 경향이 높아져 보건의료계에선 ‘약사보다 간호사’라는 말까지 나올 정도로 위상이 높아졌다. 

다시 말해 병원이 아닌 다른 곳에 근무하는 간호사들이 많아지며 병원 간호사의 인력수급이 더욱 힘들어졌고, 방문간호라는 영역이 활성화될 경우 그에 따른 인력 유출이 더욱 커질 것이라는 점이다. 당연하지만 그에 따른 지방·중소 의료기관의 간호인력은 더욱 고갈될 것이다.

이런 지적들이 나올 때면 간호계는 가장 먼저 처우개선정책과 함께 좋은 일자리가 확대되면, 출산 등 여러 이유에서 경력이 단절된 유휴간호사들의 사회복귀가 많아져 인력의 부족이 크지 않을 것이라고 낙관하는 모습을 보인다. 그렇지만 장롱면허자들의 사회복귀에도 한계가 있다는 것이 다수의 의견이다. 사회가 요구하는 충분한 인력수급이 안 될 것이라는 평가다.

상황이 이런데도 방문건강관리서비스를 간호사만 해야 한다는 주장은 현실을 외면한 이상적 주장에 불과하다. 분명 간호사들이 말하는 전인간호는 중요하고 필요하다. 하지만 보호자나 간병인이 없는 병원을 목표로 하는 간호간병통합서비스조차 여러 문제점과 보완점들이 속출하고 있다.

분명 직역단체는 해당 직역의 이익을 위해 결성되고 추구하는 집단이다. 그럼에도 보건의료인이라는 ‘봉사’에 근간을 둔 이들의 모임이라면 무엇이 환자와 국민, 그리고 스스로에게 좋은 일이 될지 다시 한 번 고심해봤으면 하는 바람이다. 최소한 현실적인 점들을 고려한 대안이라도 내놔야할 것이다.

오준엽 기자 oz@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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