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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절한 쿡기자] YG의 마약 사건에서 신고자 신분이 왜 밝혀져야 할까

YG의 마약 사건에서 신고자 신분이 왜 밝혀져야 할까

이은지 기자입력 : 2019.06.14 12:54:11 | 수정 : 2019.06.16 20:31:38

“이 사건은 제 인생과 별개로 봐 주시길 간곡히 부탁드려요.” 가수 연습생 출신 한서희씨가 자신의 SNS에 남긴 말입니다. 그녀의 인생과 별개로 봐야 하는 사건은 무엇일까요. 그는 왜 이런 글을 올렸어야 할까요. 

그룹 아이콘 출신 비아이(본명 김한빈)가 익명의 제보자 A씨와 나눈 메신저 대화가 공개된 것은 지난 12일입니다. 이날 연예매체 디스패치는 비아이가 지인A와 나눈 모바일 메신저 내용을 공개했습니다. 대화 속 비아이는 지인 A에게 마약 구매를 요청하고 있죠. A씨는 2016년 4월 마약류 관리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8월 경찰에 체포된 바 있다는 사실이 알려져 비아이의 마약 투약 의혹이 불거졌습니다.

제보자 A씨의 신원이 공개된 것은 불과 하루가 지난 13일이었습니다. 이날 이데일리의 박 모 기자는 "비아이와 메신저 나눈 익명 제보자 A씨는 한서희"라고 보도했습니다. 해당 보도 이후 한서희씨의 이름이 실시간 검색어를 휩쓸었죠. 한서희씨는 앞서 빅뱅 탑과 함께 대마초를 투약해 2016년 8월 조사 후 처벌받은 이력이 있는 유명인입니다.

결국 한씨는 14일 자신이 공익제보자 A씨가 맞다고 밝혔습니다. 그녀는 자신의 이름이 알려질 것은 각오했다면서도 “사실 전 제 이름이 이렇게 빨리 알려질지 몰랐다. 당황스럽고 무서운 건 사실이다”라고 밝혔습니다. 이어 “내가 그동안 많이 막 살고 내 기분대로 행동하고 사람들 기분 나쁠 만한 언행을 한 거 맞다. 저도 인정하고 반성한다. 하지만 이 사건은 제 인성과 별개로 봐주시길 간곡히 부탁드린다”며 “이 사건은 여러분이 별개로 봐줘야 한다. 저에게 초점을 맞추면 안 된다. 정말 부탁드린다”라고 말했죠.

디스패치는 이날 추가 보도로 한씨의 공익제보 일자와 목적을 밝혔습니다. 한씨는 지난 4일 국민권익위원회(권익위)에 "YG와 경찰의 유착 고리를 살펴달라"며 비실명 공익신고서를 제출했습니다. 한씨가 애당초 익명 A씨로 신고서를 제출한 이유는 2017년 마약류관리에관한법률위반으로 징역 3년에 집행유예 4년, 보호관찰 120시간을 선고받은 바 있기 때문입니다. 그는 당시 사건이 재조사에 들어가면 또다시 처벌받을 수 있죠. 그럼에도 불구하고 공익제보를 한 목적은 단 하나입니다. 한씨는 “제 잘못뿐 아니라 다른 잘못까지 밝혀낼 마지막 기회라고 생각한다"며 "'버닝썬' 사태를 보며 YG는 여전히 잘 막고 있구나 싶어 답답해 제보했다"고 밝혔습니다.

공익제보자가 이슈메이커인 한씨라는 점, 그리고 단 하루 만에 제보자의 신원과 사진이 전국에 밝혀졌다는 점이 보여주는 언론매체 보도행태의 단면은 씁쓸합니다. 한씨의 과거 마약 투약 사실은 비판받아야 하는 죄가 분명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그의 공익성 제보 사실까지 드러나야 하는 것은 아니기 때문이죠. 권익위의 공익신고자는 신변에 관한 비밀을 보장받을 수 있으며 신변 보호조치 등을 요청할 수 있습니다.

제보자 대리인으로 나섰던 방정현 변호사는 한씨의 신분을 보도한 이데일리 기자 박씨에 관해 공익신고자 보호법 위반으로 고발을 검토 중이라고 밝혔습니다. 방 변호사는 SBS Fun E와의 인터뷰에서 “신고자 본인이나 대리인, 권익위 등에서 단 한 번도 공익신고자의 신원에 대해 확인해준 바 없는데 기사에서 무단으로 신고자의 실명을 공개했다. 신고자는 자신이 처벌받거나 위협을 받을 상황을 감수하며 공익신고를 결정했으나 신분 공개로 매우 힘들어하고 두려워하고 있다”고 고발 취지를 밝혔죠. 또 방 변호사는 "이 사건은 한씨라는 사람을 떠나 객관적인 진실로만 판단되어야 한다. 공익신고자에게 눈을 돌리는 게 아니라, 이 사건의 본질인 마약과 관련해 YG엔터테인먼트와 공권력 사이 유착이 있었는지에 대해 집중해주시길 당부하고 싶다. 공익신고자가 보호되어야 건강한 사회가 될 것"이라고 당부했습니다. 

이은지 기자 onbge@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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