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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아시아나 인수’…애경, 왜 가장 먼저 나섰나

애경의 아시아나 인수, 배꼽은 배가 될 수 있을까

한전진 기자입력 : 2019.06.08 04:00:00 | 수정 : 2019.06.07 18:41:36

“배꼽이 배가 되는 격"

애경이 아시아나 인수에 ‘관심’을 갖고 있다고 밝히자, 업계에서 나온 반응이다. 그도 그럴 것이 예상 가격만 1조원에서 2조원에 달하는데, 자산규모가 5조2000억원에 불과한 애경이 이를 감당할 수 있겠냐는 것이다. 단독 인수는 사실상 불가능에 가깝다. 대신 투자자를 확보해 컨소시엄 구성 등의 방안이 점쳐지지만, 이 역시도 쉬운 일이 아니다.

아시아나는 8조원의 부채도 떠안고 있다. 애경은 왜 갑자기 인수에 뛰어든 걸까. 

물론 실현 가능성을 떠나, 애경이 아시아나를 품는다면 한진에 버금가는 대형 항공그룹으로 거듭난다. 제주항공에 아시아나와 그 계열사까지 더해 대한항공과 어깨를 견주게 된다. 구미가 당겼을 것이 분명하다. 반면 일각에서는 애경이 아시아나 인수보다 다른 부수 효과를 두고 인수 의사를 밝힌 것이 아니냐는 분석도 나온다.

애경이 선제적으로 인수 의사를 드러낸 것도 이 같은 가능성에 영향을 미쳤다. 그동안 유력 인수 후보로 언급됐던 SK, 롯데, 한화 등은 공개적으로 인수 가능성을 일축해왔다. 사실 인수 의지가 있다면, 끝까지 패를 숨겼다가 막판에 이빨을 드러내는 것이 일반적인 M&A의 전략이기 때문이다. 

인수를 추진하는 기업들은 몸값을 낮추기 위해 막판까지 인수를 부인하는 경우가 대다수다. 실사도 마무리되지 않은 상황서 인수를 거론해 봐야 전략적으로 도움 될 것이 없는 탓이다. 애경 외 언급된 기업들은 현재도 내부 검토에 착수해 이런저런 가능성을 재고 있을 가능성이 크다. 이런 상황에서 애경이 갑작스레 인수 의사를 공개한 것은 이해가 어렵다는 지적이다. 

앞서 언급했듯 자산규모가 5조원대인 애경은 단독으로 아시아나를 감당하지 못한다. 대신 재무적 투자자와 손을 잡고 컨소시엄을 구성해야 하지만, 이 경우에도 외국 자본이 유입될 가능성이 있어 논란의 여지가 발생한다. 현재 국내 항공법에 따르면, 국내 항공사는 외국인이나 외국법인이 경영할 수 없도록 외국 자본의 참여를 제한하고 있다. 

일각에선 애경이 주가 상승을 위해 인수 의사를 공개했을 가능성도 조심스레 제기한다. 실제로 애경이 아시아나 인수를 위해 삼성증권과 접촉했다는 보도가 쏟아진 지난달 28일, AK홀딩스와 애경유화, 제주항공 등 애경그룹 계열사 주가가 상승했다. 이외에도 인수전 참여만 해도 아시아나의 재무상태와 경영환경을 엿 볼 수 있다는 것도 애경 입장에선 나쁘지 않은 장사다. 

물론, 애경 입장에서 전혀 ‘진정성’이 없었다고 하는 것은 무리가 있다. 애경은 지난 10여년 간 제주항공을 운영하며 항공사 경영에 대한 경쟁력을 쌓아왔다. 시너지 효과도 분명 존재한다. 그룹 안팎서 "이번 인수전은 앞으로 다시 오지 않을 기회"라는 인식도 형성되어 있는 것이 사실이다. 

배꼽이 배가 되겠다고 하는 말은 진심일까. 시간이 지나봐야 알겠지만, 어찌 됐든 애경은 아시아나를 인수하겠다고 나선 첫 번째 기업이 됐다. 

한전진 기자 ist1076@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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