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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리없는 암살자' 골다공증, 100세 시대 만성질환?

증상없지만 골절 이후 삶의 질 저하 심각...전문가들 "골절 이전 예방치료 강화하자"

전미옥 기자입력 : 2019.06.04 03:00:00 | 수정 : 2019.06.03 22:39:44

골다공증 골절 후 1년 내 사망률. 대한골대사학회.

#최근 A씨는 집안 문제로 걱정이 이만저만이 아니다. 혼자서 생활하는 데 문제없을 정도로 정정하셨던 80세 어머니가 고관절 골절 부상을 입어 수술을 앞두고 있기 때문이다. A씨는 "운동 겸 산책을 하다 가볍게 넘어지셨는데 골다공증이 심해 부러졌다고 한다. 수개월 누워서 생활해야 하고, 앞으로 걷기 힘들 수도 있다는 의사의 말이 너무 걱정된다"고 토로했다. 

최근 골다공증으로 인한 골절 환자가 최근 급속도로 증가하고 있다. 골다공증은 뼈의 밀도가 감소해 뼈가 구멍이 뚫린 듯이 약화되는 질환이다. 학명으로는 ‘뼈엉성증’이라 불린다. 골다공증 질환 자체만으로는 별다른 증상이 없지만 뼈의 밀도가 심각하게 줄어들었을 때는 작은 충격으로 골절상을 입히고, 심각한 삶의 질 저하를 겪는 경우가 많다. 의료계가 골다골증을 ‘소리없는 암살자’로 지목하는 이유다.

◇100세 시대, 골다공증도 만성질환?

국내 골다공증 골절 환자는 증가하는 추세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50대 이상 성인의 골다공증성 골절은 2008년 14만 건에서 2012년 21만 건으로 50%가량 급증했다. 골다공증 진료비도 2008년에 1404억 원이었던 것이 2016년에는 1986억 4646만원으로 늘었다.

특히 노년기의 골다공증성 골절은 노년의 삶의 질을 저해하는 주요 요인으로 지목된다. 삶의 질을 떨어뜨리고, 심각한 경우 생명을 위협하기 때문. 골절 자체로 인한 근골격계 문제뿐 아니라 전신상태나 기저질환에 상당한 영향을 준다.

대한골대사학회에 따르면, 골다골증성 골절 환자의 50% 이상은 골절 이전의 기동 능력과 독립성을 회복할 수 없으며, 25% 이상은 오랜 기간 요양기관이나 가정의 보호가 필요한 상태가 된다. 재골절 발생률과 사망률도 높은 수준이다. 2012년 골다공증성 골절이 발생한 50세 이상 성인 환자 8만5142명을 대상으로 4년간(~2016년) 추적한 결과, 전체 환자의 16%에서 재골절이 발생한 것으로 나타났다. 고관절 골절에 의한 1년 사망률은 2012년 기준 16%(남자 21%, 여자 15%)였으며, 척추골절의 1년 사망률은 7%(남자 13.6%, 여자 5.5%)로 보고됐다. 

기대수명이 길어지면서 오래 살되 건강하게 살고자 하는 ‘건강수명’이 중요하게 여겨지고 있는 가운데 의료계에서는 골다공증을 ‘만성질환’에 포함하자는 목소리가 나온다. 골다공증성 골절이 발생하기 이전에 골밀도 감소 등 골다공증을 예방하자는 것이다.

하용찬 중앙대병원 정형외과 교수는 “70세가 넘어가면 심혈관계 질환보다 거동의 문제, 즉 관절과 골절에 대한 부담이 커진다. 어르신이 있는 집들은 말하지 않아도 이미 골절의 심각성을 크게 느끼고 있을 것”이라며 “삶의 질의 면에서 골다공증과 골절 문제를 다룰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최근 국회에는 관절염·골다공증, COPD 등을 만성질환에 포함하자는 만성질환관리법(유재중 의원 대표발의)이 발의된 바 있다.

◇골다골증 치료 인식 낮아..지원 필요

골다공증의 심각성에 비해 정책적 지원이 부족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대한골대사학회가 국내 골다공증 치료 전문가 114명을 대상으로 골다공증 정책에 대한 인식 조사 결과, 응답자의 88.6%가 정책적 지원이 ‘부족하다’고 응답한 것으로 나타났다. 골절 이전에 골다공증 치료를 시작하는 것이 삶의 질 면에서 중요한데, 이에 대한 지원이 부족하다는 것이다.

현재 우리나라 골다공증 치료제 급여 기준에 따르면 골밀도 수치가 일정 수준(T-score -2.5, 골다공증 진단) 이상으로 개선되면 치료제에 대한 건강보험 급여가 중단된다. 그러나 골절 예방을 위해서는 골밀도 검사 상 골다공증 진단기준에 못 미치는 골감소증(T-score-1에서-2.5 이내)에서도 꾸준한 치료 지원이 필요하다는 것이 학계의 지적이다.

김태영 건국대병원 정형외과 교수는 “골밀도 검사 상 골감소증에 해당하지만 골절 위험이 높은 환자를 대상으로도 적극적인 치료가 필요하다. 골절로 이어지는 확률은 골다공증이 더 높지만, 실제 골절로 이어지는 환자 수는 골감소증이 더 많다”며 “골감소증에서부터 치료를 지원해 골절을 예방하는 것이 의료비 절감에 도움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제안했다.

한편, 전문가들은 골다공증성 골절이 발생한 환자들이 겪고 있는 가장 큰 어려움(복수응답)으로 골다공증성 골절 및 재골절로 인한 신체적 고통(57.0%), 시술 및 수술로 인한 장기 요양(50.9%), 골절 및 환자 간병 문제로 인한 환자와 환자 가족들의 스트레스(41.2%)를 꼽았다.

대한골대사학회 정호연 이사장은 “초고령 사회를 앞둔 우리나라는 지금 골다공증 유병률과 골절 위험성이 증가하고 있으며 골다공증성 골절은 사망을 초래하거나 거동을 제한해 환자와 그 가족의 고통을 야기하는 만큼, 앞으로 노인 만성질환인 골다공증 치료 환경과 정책 개선의 필요성을 사회와 정부에 적극 알려나가겠다”고 밝혔다.

전미옥 기자 romeok@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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