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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절한 쿡기자] ‘B급’ 계층

‘B급’ 계층

민수미 기자입력 : 2019.04.05 05:30:00 | 수정 : 2019.04.04 20:49:51

사진=연합뉴스

이 느낌. 낯설지 않습니다. 돈과 인맥을 이용해 반칙을 일삼고 법망을 우습게 빠져나가는 특권 계층. 추악하고 추잡한 광경을 보며 분명 과거에도 비슷한 감정을 느꼈었는데 말이죠. 정치인·재벌가·유명인에 대한 검경의 봐주기 수사, 이들의 구치소 생활 특혜, “돈도 실력”이라며 행해지던 입시 비리, 끝없는 갑질 횡포에도 흔들림 없던 그들의 부와 명예. 셀 수 없이 다양하면서도 종국에는 비슷한 사례들을 꾸준히 학습한 탓일까요. 데자뷔 같은 이 상황이 그저 익숙하기만 합니다. 네, 오늘 쿡기자는 영화인지 현실인지 경계가 모호한 현재 대한민국 사회의 특정 계층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야, 중앙지검 부장검사? 우리 삼촌이랑 아빠는 경찰청장이랑 다 알아. 장난하냐? ‘개베프’야.” “우리 엄마랑 아빠랑 만약에 이 문제에 개입했어. OO랑 싸워. 누가 이길 거 같아?” “사고 치니까 (어머니가 화나서)…그러면서 뒤처리는 다 해줘.” 남양유업 창업주 고(故) 홍두영 명예회장의 외손녀 황하나(31)씨. 홍 명예회장의 막내딸인 홍영혜씨와 황재필 영국 웨일스개발청 한국사무소장의 딸이기도 한 황씨는 과거 마약 범죄에 연루됐습니다. 그러나 소환조사가 이뤄지지 않았음은 물론 무혐의 처분에 그쳐 봐주기 수사 의혹이 일고 있죠. 앞서 언급했듯이 황씨 입에서 나온 이야기를 듣고 있자면 실소를 금하기 힘듭니다. 우리 사회를 바라보는 특권 계층의 시선이 B급 영화에나 등장할 대사 수준이라니. 대한민국의 민낯치고는 너무 저급하고 유치하기만 합니다.  

그러나 우리는 웃을 수 없습니다. 자괴감은 보통 견딜 수 없이 한심한 상황이 받아들여야만 하는 현실일 때 밀려오기 때문입니다. 죄책감 없이 반칙과 편법을 휘두르며 사는 특권계층의 오만함이 우리를 좌절하게 합니다. 이 한심한 가락에 맞춰 춤 춘 자들이 국민이 믿고 의지해야 할 공권력이라는 사실이 우리를 절망하게 합니다. 바뀔 의지가 없는 사회 분위기가 우리를 또다시 체념하게 만듭니다. 하지만 그래도 달라져야 합니다. 고통스러운 현실 위에서 잘못을 바로잡기 위해 몸부림치는 이유는 간단합니다. 부와 명예, 권력과 지위는 범죄의 면죄부가 될 수 없고 비상식으로 멍든 사회는 존속할 수 없기 때문입니다.   

민수미 기자 min@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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