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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대전·광주’ e스포츠 상설경기장, 기대 부응할까

‘부산·대전·광주’ e스포츠 상설경기장, 기대 부응할까

김정우 기자입력 : 2019.04.02 08:26:34 | 수정 : 2019.04.03 09:31:03

e스포츠 상설경기장 컨셉. 사진=부산시

정부가 e스포츠 저변 확대에 칼을 뽑아들었다. 그 일환으로 부산, 대전, 광주 3개 도시에 e스포츠 상설경기장이 문을 연다.

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콘텐츠진흥원은 지난 25일 ‘2019 e스포츠 상설경기장 구축 지원사업’에 이들 3개 도시가 선정됐다고 밝혔다. 업계, 학계, 언론 등으로 구성된 평가위원회의 심사를 거쳐 부산 복합쇼핑몰 피에스타, 대전 엑스포과학공원 첨단과학관, 광주 조선대학교 해오름관이 최종 선정됐다.

이들 상설경기장은 국비와 지자체가 각 30억원씩을 투입해 기존 시설을 리모델링하고 관련 설비 등을 갖출 예정이다. 국비 총 예산은 90억원으로 올해 66억원, 내년 24억원이 추가 배정된다. 이달 문체부와 협약 체결 후 2020년 5월 정식 개장을 목표로 한다.

상설경기장 건립은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에서 e스포츠가 처음으로 시범종목에 채택되는 등 그 성장 가능성이 세계적으로 주목을 받고 있는 가운데 추진됐다.

문체부와 콘텐츠진흥원의 ‘2018년 e스포츠 실태조사 보고서’에 따르면 국내 e스포츠 산업 규모는 2017년 기준 973억 원으로, 전년 대비 4.2% 증가했으며 세계 시장의 13.1%를 차지한다. 프로 선수들의 평균 연봉도 지난해 기준 1억7558만원으로 1년 새 80% 이상 늘었다.

특히 1990년대 후반 ‘스타크래프트’ 시절부터 ‘e스포츠 종주국’으로 불려온 국내 경쟁력을 강화하고 지역 인프라를 확충한다는 점에서 관련 업계 등은 e스포츠 상설경기장을 반기는 분위기다. 롤파크, 넥슨아레나, OGN스타디움, 액토즈아레나, 프릭업스튜디오 등 주요 경기장이 서울과 수도권에 집중돼 있다는 점에서도 필요성이 인정된다.

반면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전통 스포츠 경기장 등 정부와 지자체가 추진하는 특정 목적의 시설이 얼마나 효용성 있게 운용될 것인지에 대한 의문이다. 특히 타 스포츠 구장 등과 달리 부산, 인천 외 지역 연고제 팀을 찾기 어려운 국내 실정상 소규모 대회 진행에 활용되는 것 외에는 유휴시설로 전락할 수 있다는 지적이다.

한 e스포츠 팬은 “지역 연고제 기반으로 운용되는 ‘오버워치’ 프로 리그의 경우 미국 등을 중심으로 하부리그 팀까지 운영하는 등 활성화가 이뤄져 있다. 하지만 아직 이런 체계가 갖춰지지 않은 국내에서 지방 상설경기장이 얼마나 활용될 수 있을지 모르겠다. 기대도 되지만 ‘노는 공간’으로 방치될까 걱정된다”고 말했다.

서울 롤파크에서 진행된 '리그오브레전드' 대회. 사진=라이엇게임즈

특히 주요 종목인 ‘리그 오브 레전드’, 오버워치 등을 서비스 하는 라이엇게임즈, 블리자드엔터테인먼트 등 게임사들이 국제 규모의 메이저 대회를 주도적으로 진행하고 있는 가운데 지역 상설경기장이 이들 대회를 유치할 가능성도 크지 않은 것으로 평가된다. 라이엇게임즈의 경우 서울 종로구 그랑서울에 공간을 임대한 롤파크를 국내 전용 경기장으로 사용 중이다.

문체부와 각 지자체는 이 같은 대규모 프로 리그보다는 지역 실정에 맞는 소규모 ‘생활체육 복합 문화공간’에 무게를 두고 접근한다는 방침이다. 각종 아마추어 대회와 신규 자체 대회를 꾸준히 진행하고 장기적으로는 지역 연고 팀을 만들고 활성화 시키는 방안을 추진한다.

지역 프로팀 GC부산을 보유하고 있는 부산은 비교적 구체적인 운영 계획을 갖고 있다. 부산 서면 피에스타 15층과 16층에 총 400석 규모의 상설경기장을 갖추고 운영 기간의 70% 수준으로 대회를 유치해 상시 운영할 계획이다. 나머지 30%는 임대 이벤트, 국제 e스포츠 연맹과 협업하는 R&D센터 운영 등에 활용한다.

현재 PC클럽 등을 임차해 활동하는 GC부산은 부산 상설경기장을 홈으로 활용하게 되고 종목 확대까지 노린다. 또 지난해 처음 열린 부산광역시 직장인 e스포츠 대회를 연례 진행하고 부산대-경북대 등 대학과 동아리 대항전, 지스타 연계 대회 등 다방면으로 생활 e스포츠 육성이 추진된다.

대전은 엑스포과학공원 첨단과학관을 주경기장 500석 규모로 리모델링 하고 최대한 시설을 활용할 수 있는 방안을 찾는다. 아마추어 직장인 대회와 각 구에서 주최하는 소규모 대회 등을 추진하며 ‘사람들이 많이 모일 수 있게’ 운영할 계획이다. 특히 e스포츠협회 대전지회와 다음달 지역 팀 창단까지 준비하고 있다.

광주는 조선대학교 해오름관을 10년 간 무상 대여해 3개 도시 중 가장 큰 1005석 규모의 주경기장(보조경기장 160석)을 마련한다. KBC 광주방송 아마추어 대항 리그를 월 1회 진행하는 등 타 지역과 마찬가지로 자체 대회를 최대한 유치하며 보조경기장을 활성화 해 연령·계층·직업별 각종 대회를 추진한다. 지역 게임단은 중장기적으로 검토 중이다.

광주 지역 대학들의 연계를 통한 시설 활용 계획도 특징이다. 각 대학들은 게임 문화 정착, 일자리 창출, 청소년 교육, 게임 과몰입 치유 등 역할을 맡아 MOU(업무협약)를 체결했다. 조선대는 게임 개발 과정과 과몰입 클리닉을, 호남대는 e스포츠 학과를 신설하고 중국 등 글로벌 e스포츠 교류를 진행하며, 전남대는 개발자 과정, 남부대는 프로게이머 양성 등에 나설 계획이다.

이들 상설경기장은 한국e스포츠협회와 진행하는 대통령배 아마추어 e스포츠 대회(KeG) 장소로도 활용된다. 지난해 ‘리그 오브 레전드 케스파컵’에서는 KeG 서울이 리그 오브 레전드 챔피언스 코리아 팀을 제압하는 등 프로 팀과 선수를 배출하는 해당 아마추어 대회의 경쟁력도 인정을 받고 있다.

e스포츠협회도 지난해 “지역 e스포츠 상설경기장들을 중심으로 지역별 e스포츠 허브를 구축함으로써, 생활 e스포츠의 활성화와 인재 양성이 이루어질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며 전폭적인 지원 의지를 밝힌 바 있다.

협회 관계자는 “상설경기장에 대한 청사진만 나온 상태에서 우려를 표하는 것은 시기상조”라며 “경기장 인프라가 구축되면 그에 맞게 콘텐츠나 대회를 개최하고 아마추어 양성과 지역 활성화를 적극 도울 계획이다. 기대감이 크다”고 설명했다.

다른 업계 관계자도 “국내는 미국이나 중국과는 시장 규모 등을 비교하기는 어렵고 상설경기장이 생기면 각 지역에서의 경기 체험 접근성이 좋아지는 등 문화적 측면에서 긍정적으로 평가된다”고 말했다.

김정우 기자 tajo@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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