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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절한 쿡기자] 승리의 말 한마디

승리의 말 한마디

이준범 기자입력 : 2019.03.25 11:55:52 | 수정 : 2019.03.25 16:01:16


클럽 버닝썬 게이트의 한 가운데에 있는 가수 승리가 드디어 입을 열었습니다. 자신의 SNS를 통한 사과, 소속사를 통한 사과, 경찰 출석 현장에서 사과한 것 이외에 언론을 통해선 처음으로 자신의 입장을 직접 밝힌 것이죠.

지난 23일 조선일보는 승리와 진행한 장문의 인터뷰를 공개했습니다. 승리는 “솔직히 제가 억울함을 호소하거나 제 입장을 강력하게 주장할 상황은 아니라고 생각한다”면서도 “어쨌든 공인으로서 부적절한 행동을 했고 옳지 않은 사업체에 관여돼 있었다. 다만 지금 보도 내용이 제가 아는 사실들과 너무 멀어져 가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인터뷰를 통해 아는 사실을 확실하게 말씀드리는 게 사태가 소화(消火)되는 데 도움이 되지 않을까 하는 생각에 인터뷰하게 됐다”고 인터뷰에 응한 이유를 밝혔습니다.

이 인터뷰에는 지금까지 등장한 수많은 의혹에 대한 승리의 해명이 담겼습니다. 버닝썬 운영에 얼마나 관여했는지, 버닝썬에서 일어난 사건사고, 마약 유통을 정말 몰랐는지, 팔라완 생일파티, 정준영과 함께 있는 카카오톡 대화방과 성 접대 논란, ‘경찰총장’ 윤모 총경, 최종훈 음주운전 무마, 경찰 정복 사진 등 일일이 나열하기도 버거울 정도입니다.

승리는 그를 둘러싼 대부분의 의혹을 부인했습니다. 그의 말에 따르면 승리는 클럽 운영에 참여하는 것을 경영진들이 껄끄러워했을 정도로 ‘얼굴마담’일 뿐이었고, 버닝ᄊᅠᆫ에서 일어난 일들이나 사건사고에 대해 한 번도 직접 보고받은 적이 없습니다. 일주일에 한 번 디제잉을 한 것이 전부죠. 오히려 승리는 버닝썬 초기에 1000만원을 투자한 주주로서 아무것도 모르는 피해자입니다. 3년 전 카톡이 기억나지 않을 뿐 아니라, 자신이 왜 '잘 주는 애들로'라고 보낸 건지 솔직히 믿기지 않고 진짜 창피하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지금 자신이 어떤 얘기를 해도 믿어줄 사람이 없다는 것에 괴로워하고 있죠.

같은 날 SBS ‘그것이 알고싶다’에서 공개된 승리의 문자 메시지 내용은 조금 다릅니다. 해당 메시지에서 승리는 “무슨 말을 할 입장이 아니다”라면서도 “이번 일은 범죄로 점화된 범죄라고 생각한다. 개인 휴대전화 정보를 무단으로 유출·이용했고, 그걸 공익제보라 포장해 여론을 동조하고 무명변호사가 본인이 (국민)권익위원회에 제보했다고 인터뷰했다”고 말했습니다. 이번 논란이 격화된 카카오톡 대화방 유출 보도에 분노하고 있던 것으로 보입니다.

이어 승리는 “연예부 기자가 SBS 메인 뉴스에 출연해 자료 출처를 정확하게 밝히지도 않고 본인 출세를 위해 사실확인 없이 보도했다”며 “회사에 소속돼 있기 때문에 자유롭게 변론하거나 언론에 대응하거나 ‘아닌 건 아니다, 맞는 건 맞다’라고 할 수 있는 힘이 없다는 걸 알고 어느 정도 악용하지 않았다 싶다”고 당시 상황을 설명했죠. 메시지를 보낸 시간대가 특정되진 않았지만 소속사와 계약을 해지하기 이전인 것으로 보아 지난 13일 이전의 입장이라고 파악됩니다.

보도 이후 승리의 말보다는 새로운 이슈가 관심을 모았습니다. 먼저 인터뷰에서 승리가 언급한 발렌시아 구단주의 딸인 싱가포르 여성 킴림(키미)이 도마 위에 올랐습니다. 외국인 투자자를 상대로 성 접대 의혹을 받는 승리가 사실이 아니라며 실명을 언급했고, 채팅 내용과 달리 성매매는 이뤄지지 않았다고 해명한 것이죠. 이에 킴림은 자신의 SNS를 통해 “내 이름이 현재 한국 K팝 스캔들에 얽히고 있다”며 “2015년 12월 9일 난 싱가포르 친구들과 함께 한국에 있었다. 우리는 아레나에 갔고 승리가 우리를 위해 VIP 테이블을 잡아줬지만, 다른 사람은 없었다”고 승리의 해명과는 또 다른 이야기를 했습니다.

군 복무 중인 배우 지창욱도 논란을 겪었습니다. ‘그것이 알고 싶다’에서 버닝썬의 해외 투자자 ‘린 사모’가 한국 연예인들과 가깝다는 설명 도중 그의 얼굴이 모자이크 없이 등장한 것이죠. 방송 직후 지창욱이 버닝썬 게이트와 연관이 있는 것인지에 관심이 쏠렸습니다. 하지만 제작진은 “방송 중 지창욱이 나온 장면은, 버닝썬의 해외 투자자 린 사모가 한국 연예인들과의 친분을 과시하는 인물이라는 맥락에서 사용된 것”이라며 “지창욱이 버닝썬 게이트와 관련이 있다는 취지는 아니다. 확인된 바도 없다”고 일축했습니다.

승리는 버닝썬 폭행 논란이 불거지기 시작할 당시 “솔직히 아는 게 전혀 없어서 나설 수가 없었다”며 “초기 대응이 정말 잘못됐다고 생각한다”고 후회했습니다. 그의 말대로 이젠 “무슨 말을 해도 아무도 안 믿을” 상황이 됐기 때문이죠. 이후 승리가 무혐의를 받는다 해도 대중들은 경찰 유착에 의한 결과로 받아들일 거란 사실 역시 잘 파악하고 있습니다.

승리의 말이 모두 진실이라고 해도 이젠 그를 믿어줄 사람이 얼마나 될지 모르겠습니다. 만약 ‘그것이 알고 싶다’에 문자 메시지를 보냈을 당시라도 분노하는 대신 자신의 입장을 해명하면 어땠을까요. 말 한마디 덧붙여 1000냥 빚을 갚기엔 너무 늦었다는 걸 승리도 알까요.

이준범 기자 bluebell@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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