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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잇단 사업장 사망사고, 위험의 ‘무인화’가 답이다

잇단 사업장 사망사고, 위험의 ‘무인화’가 답이다

임중권 기자입력 : 2019.03.01 04:01:00 | 수정 : 2019.02.28 18:23:08

새해부터 잇단 비보(悲報)에 한국 사회는 큰 슬픔에 잠겼다. 국내 철강, 국방 등 중후장대(重厚長大)산업 사업장에서 잇단 사망사고가 발생했기 때문이다.

지난 14일 한화 대전공장에서 유명을 달리한 사원은 20대의 꽃다운 나이에 목숨을 잃었고, 최근 현대제철 사업장에서 숨진 근로자는 1년 전 베트남 출신 아내와 결혼한 새신랑이었다. 지난 11일 KCC 여주공장에서는 홀로 작업을 마치던 50대 노동자가 대형 유리판에 깔려 목숨을 잃었다. 설 연휴에도 포스코와 동국제강에서 근무하던 관리직원과 근로자가 안전사고로 목숨을 잃기도 했다.

2018년 12월 11일 고(故) 김용균 씨가 싸늘한 주검으로 발견된 이후 국가적으로 안전제일을 부르짖었지만 아직도 우리 산업장에서 ‘안전’은 커녕 ‘목숨’을 지키기도 어려운 형국이다.

이러한 사건들이 연이어 터지니 정재계, 언론 너나 할 것 없이 사고가 터진 기업에게 매를 들기 바쁘다. 개중에는 솜방망이인 법을 엄정하게 바꿔 기업 ‘군기’를 이번 기회에 단단히 잡자는 이들도 있다.

하지만 이는 신통찮은 처방이다. 대부분 사업장 사망 사고는 필연적으로 사고를 부르는 위험한 공정에서 발생하기 때문이다. 어떠한 정책으로 사고 발생률을 낮추려 해도 사고 발생 제로화는 요원하다는 말이다.

비관적으로 말하면 사업장 사망사고에 대한 기준이 더욱 엄격해지더라도 한국 기업들은 ‘문제가 생겨도 무관한 인력’으로 위험을 외주화할 가능성이 높다. 물론 위험의 외주화는 이미 한국 산업계에 널리 퍼져있는 요술방망이이기도 하다.

결국 해답은 고위험 공정의 전면 무인화뿐이다. 협동로봇과 인공지능(AI) 등을 도입해 사업장마다 목숨을 잃기에 십상인 위험 작업에 인간의 전면 퇴진을 추진해야만 한다.

이미 한국은 근로자 1만명 당 기계를 710대 쓰고 있는 세계에서 가장 로봇을 많이 쓰는 국가다. 위험공정 무인화가 영 황당한 소리는 아닌 셈이다.

일부 중후장대 기업 역시 이런 사고가 발생했을 때 사회적 질타와 비용을 고려해본다면 무인화가 나을 수도 있다고 입을 모으기도 했다.

다만 이 문제는 역설적으로 국내외 인권단체와 노동자들이 크게 반발하고 있다. AI 탓에 일자리를 잃고, 생존권을 위협받는다는 게 이들 주장의 골자다.

하지만 이런 주장은 구더기가 무서워 장을 못 담그는 것과 진배없다. 한국은 이미 ‘인구절벽’ 국가다. 일부 업종은 얼마 남지 않은 시간에라도 전면무인화를 추진하지 않는다면 존립이 어려운 형편이다.

물론 현실적으로 다품종 소량생산 공정은 무인화가 쉽지 않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다가올 4차산업혁명 시대에는 최근 연이은 사고들처럼 안타까운 목숨이 희생되는 일은 없어야만 한다. 일부 직업이 역사의 뒤편으로 퇴장할 수 있지만 필연적으로 생존을 위협하는 업무를 지속할 수도 없는 노릇이다.

올해에는 한국 사회가 엄격한 정책과 위험의 외주화로 서로 갈등을 일으키기보다는 비용과 효율성이라는 자본주의 논리에 따라 위험공정의 전면무인화를 이뤄내길 바라본다.

임중권 기자 im9181@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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