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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릴 때는 번개, 내릴 때는 굼벵이 기름값…왜 이럴까?

올릴 때는 번개, 내릴 때는 굼벵이 기름값…왜 이럴까?

임중권 기자입력 : 2019.02.23 04:00:02 | 수정 : 2019.02.22 22:12:13

지난해 하반기부터 올해까지 국제유가(油價)는 그야말로 롤러코스터를 탔다. 2018년 10월 글로벌 유가는 미국의 대(對)이란 제재 재개로 인한 원유 공급 감소 우려로 배럴당 80달러 이상 치솟았다. 그러나 하반기부터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자국 내 민간소비 촉진을 위해 원유 공급과잉을 조장하면서 유가는 50달러 선까지 폭락했다.

문제는 국내 소비자들에게 왔다갔다하는 국제 유가는 딴 세상 이야기라는 점이다. 이는 글로벌 시장에서 원유를 정제해 국내에 판매하는 한국 정유사(SK에너지·GS칼텍스·현대오일뱅크·에쓰오일)들이 국제유가가 오르면 가격을 부풀려 폭리를 취하고, 가격이 내려가도 이를 반영하는데 인색하다고 소비자들이 받아들이기 때문이다. 올릴 때는 번개 같고, 내릴 때는 굼벵이 같은 기름 값에 관한 궁금증을 Q&A 형식으로 정리했다.

Q.왜 유가는 인상 땐 번개, 내릴 때는 거북이인가?

A.가장 큰 이유는 세금이다. 국내 휘발유값에는 세금이 60%다. 이 세금은 유류세라는 이름으로 교통에너지 환경세, 교육세, 지방주행세 등으로 구성되고, 이는 정액제다. 만약 휘발유 가격이 2000원이면 세금은 1200원에 달하는 셈이다. 결국 국제유가가 10% 하락해도 실질적으로 소비자가격 하락 폭은 4%에 불과하다는 게 전문가와 업계 분석이다.

이 탓에 소비자들은 하락 시에는 천천히 반영되는 것으로 인지하고, 상승 시에는 오르는 국제유가에 고정된 세금까지 더해지면서 가격 인상을 직접 체감해 빨리 오르는 것으로 받아들이게 되는 것이다.

다른 이유도 있다. 정유사의 공급 가격과 주유소의 판매 가격이 다르다는 점이다.

먼저 정유사의 휘발유 등 석유제품 가격은 공급가일 뿐 주유소 기름값으로 결정되지 않는다. 이는 1997년 유가 자유화로 각 주유소가 원하는 가격을 내걸 수 있도록 제도가 바뀌었기 때문이다.

현재 전국의 주유소는 임대료, 제품 판매 전략, 인근 주유소와 경쟁 등에 따라 국제유가의 상승과 하락과 무관하게 가격을 결정한다. 결국 주유소가 원하는 가격이 소비자가 구매해야 하는 가격인 셈이다.

Q.석유 제품 원가는?

A.사연이야 어찌 됐든 기름값이 만만치 않은 것은 분명하다. 그와 동시에 드는 생각은 석유를 통해 생산되는 것이 휘발유, 경유, 등유, 중유 등 다양하니 제품마다 원가를 산정해 이에 기반해 판매하면 가격이 저렴해지지 않을까 싶기도 하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이는 불가하다. 석유제품이 연산품이라는 특성을 띠기 때문이다. 연산품은 같은 원재료를 투입해 동시에 생산되는 서로 다른 두 가지 이상의 제품을 지칭한다. 연산품은 본래 개별원가를 산정하지 못한다.

예컨대 소를 도축해 생산되는 연산품인 등심, 안심, 소꼬리는 각자 생산되는 비용을 따로 산정해 원가를 계산하기는 불가하다. 특정 제품의 가격은 수급·소비자 선호도 등에 따라 결정되고 결국 소의 총원가는 산정되더라도 특정 부위의 정확한 원가계산이 불가능에 가깝다. 이는 석유제품도 마찬가지다.

결국 한국 정유사들도 석유제품 개별 가격은 국제 가격, 환율, 시장경쟁상황 등을 감안해 결정하고 있다.

Q.한국 석유제품 가격, OECD 순위는?

A.한국 석유제품의 세전 가격은 유종과 국가별로 차이가 있지만 통상 OECD(경제협력개발기구) 기준 낮은 수준이다. 최근 오피넷 기준 OECD 회원국 중 매주 판매가격이 발표되는 23개국을 대상으로 조사된 결과에 따르면 끝에서 두 번째 22위다.

2017년을 기준으로 보더라도 한국은 세전 휘발유 가격이 529원으로 일본, 영국, 프랑스, 독일, 이탈리아, 스페인보다 저렴한 편이다. 다만 앞서 설명한 기름값의 60%를 차지하는 유류세가 반영될 경우 소비자 부담이 커지는 구조다.

임중권 기자 im9181@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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