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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로가 일상인 의사들...의사수 OECD 꼴찌에도 진료량은 1위

대학병원 등 인력 확충 시급…의대 정원 확대는 이견

전미옥 기자입력 : 2019.02.18 04:00:00 | 수정 : 2019.02.20 22:24:04

픽사베이

최근 의료현장의 의사가 과로로 숨지는 사건이 잇따르고 있다. 故윤한덕 중앙응급의료센터장의 죽음처럼 센터장이 당직을 서다 돌연사하는 일이 일어나는가 하면, 최대 근무시간을 주당 80시간으로 제한한 전공의특별법을 준수한 상황에서도 전공의가 과로로 숨지는 일이 발생했다. 결국 의료기관의 의사 인력 수를 늘리는 방향을 모색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한국 의사, 얼마나 부족한가

우리나라 의사 수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중 꼴찌 수준이다. OECD평균 인구 1000명당 의사인력(2016년 기준)은 3.3명인데 비해 한국은 1.9명에 불과하다. 한의사를 포함하더라도 2.3명에 그친다.

반면 의사의 평균 진료량은 OECD 국가 중 가장 많다. 한국 의사의 연간 평균 진료량은 환자 1인당 17회로 OECD회원국 평균(7.4회)보다 2.3배 높았다.

의사의 노동시간도 국내 평균보다 길다. ‘2016년 전국 의사 조사’에 따르면 진료의사의 주당 평균 근무시간은 50시간이었다. 이는 2016년 국내 취업자 1인당 주당 평균 노동시간(43시간)과 비교해 7시간이나 많은 수치다. 

특히 환자가 많고 중증도가 높은 대형병원과 종합병원일수록 인격부족과 과중한 업무에 시달린다. 전공의의 경우 2017년부터 법적으로 주당 최대 근무시간을 80시간으로 제한한 전공의특별법을 시행했지만 제대로 지켜지지 않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최근 보건복지부는 전체 수련병원 244곳 중 94곳(38.5%)을 법정 근무시간 위반으로 행정처분을 내린 바 있다.   

전공의들이 지원을 꺼리는 비인기과에서는 교수들도 장시간 일한다. 대한흉부외과학회에 따르면 흉부외과 전문의의 주당 근무시간은 평균 76.1시간에 달했다.

보건복지부

◇입원전담전문의 대안, 신통치 않은 이유는? 

우선 대학병원 등 수련병원의 인력충원이 시급하다. 이들 의료기관은 진료량이 많지만 의사 수는 부족해 과로사 문제가 계속되고 있다.

여기에 전공의특별법 시행, 내과 3년제 단축 등으로 줄어드는 전공의 숫자만큼의 의료공백이 발생한다. 또 내년부터는 외과도 3년제로 개편하면서 갈수록 의료인력 부족 문제가 가시화될 전망이다.

이에 정부와 의료계는 ‘입원전담전문의제’를 의료공백 해소 대책으로 내세워 4년째 시범사업을 진행 중이지만, 아직 빈틈이 많다. 입원전담전문의는 입원 환자 관리를 전담하는 전문의를 따로 두는 제도다.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올해 1월 기준으로 전국 25개 의료기관에서 근무하는 입원전담전문의는 총 98명. 당장 부족한 의료공백을 메우기에는 초라한 성적표다.

입원전담전문의가 해결책이 되기 위해서는 지금보다 더 필요하다. 김준환 입원전담전문의협의회 홍보이사(서울아산병원)는 “입원전담전문의는 의료진의 과중한 업무를 분담하고 환자안전에도 도움이 된다”며 “과로 규제는 계속 강화되겠고 당장 2020년부터 내과 전공의 4분의 1이 줄어든다. 앞으로 수요는 대폭 늘 수밖에 없다. 최소한 2020년까지 1400명의 입원전담전문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러나 아직까지 전공의들 사이에서는 매력적인 선택지가 아니다. 대한전공의협의회가 내과 전공의를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입원전담전문의 진로 결정의 가장 큰 단점으로 ‘불안정한 고용(83.3%)이 가장 많이 지목됐다. 불확실한 진로(58.9%), 기존 과 의료진과의 의견 충돌(58.9퍼센트), 잦은 야근 당직(57.8퍼센트) 등도 단점으로 꼽혔다.

◇의대 정원 증원, 해법되려면

근본적인 의사 인력 부족도 지적된다. 보건의료 환경 변화에 따라 의료 인력의 수요가 증가한 데 비해 배출되는 의사 인력이 모자라다는 것이다.

지난 2017년 한국보건사회연구원은 ‘보건의료인력 중장기 수급전망’ 연구를 통해 2030년에 국내 의사 7600명이 부족할 것이라고 전망한 바 있다. 의사 양성기간이 고려할 때 현실적인 의사인력의 공급증가 대책이 없으면 10년 안에 의료대란이 불가피하다는 분석이다.

학계에서는 국내 의대 입학정원을 현재보다 최소 600명 가까이 늘려야 한다고 본다. 정형선 연세대 보건행정학과 교수는 지난해 국회토론회에서 “국내 의대 입학정원을 몇 년 내에 현재의 3058명에서 3600명 이상으로 늘려야 한다”며 “한국 의사들은 힘들게 열심히 일하지만 환자는 3분진료에 만족하기 힘들다. 또 전공의를 채우지 못하는 필수전문 과목이 속출하고 있고 있다”고 꼬집은 바 있다.   

환자 단체도 의사의 수를 늘리는 데 찬성한다. 안기종 한국환자단체연합회 대표는 “환자들이 원하는 의료서비스를 받으려면 지금 병원 의사인력의 2~3배는 있어야 한다. 특히 환자의 생명과 직결된 흉부외과나 산부인과 등 의사가 절대적으로 부족한 상황”이라며 “적정한 의사 인력이 보장되면 의사도 행복하고 환자도 행복할 수 있다. 수요예측을 잘 세워서 사회적 합의를 이룰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의사단체는 의대 입학 정원부터 늘려선 안 된다는 입장이다. 박종혁 대한의사협회 대변인은 “빠른 인구감소 속도와 4차산업혁명시대 변화를 감안하면 2030년에 의사인력 부족이 아니라 과잉상태가 될 것이라는 전망도 있다”며 보다 정교한 인력 추계를 주문했다.

또 의사의 과로 문제는 대학병원 등 수련병원에 대한 지원 강화로 풀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박 대변인은 “현실적으로 대학병원들이 제대로 근로기준을 지키면 의료가 멈출 정도로 비정상적인 구조”라며 “합리적인 선에서 전공의 수련비용 1조를 정부가 지원한다면 병원에 여유가 생기고, 그만큼의 의료 인력을 추가로 채용하는 결과로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복지부는 올해 평균 근무일수 차이, 지역 간·의료기관 간 분포 등 다양한 기준을 보완·반영한 정기 보건의료인력 수급추계연구를 실시할 계획이다. 

전미옥 기자 romeok@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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