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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의 잔재 ‘영리병원’… 왜 내버려둘까?

김양균 기자입력 : 2019.02.15 01:00:00 | 수정 : 2019.02.14 18:23:19

사진=연합뉴스

제주 녹지국제병원과 관련된 시민사회 및 노동계가 정부의 ‘나 몰라라’식 태도에 불만을 터뜨리고 있다. 

설 연휴를 전후에 전국보건의료산업노동조합(이하 보건의료노조)는 녹지국제병원 처리와 관련해 연일 고강도의 투쟁을 벌이고 있다. 나순자 위원장은 삭발을 했고, 나흘 째 청와대 앞에서 노숙농성을 진행하고 있다. 이뿐만이 아니다. 각지에서 조합원들은 영리병원 대신 공공병원 설립을 요구하는 1인 집회에 돌입했다. 

보건의료노조는 정부 및 제주도 측과 문제 해결을 위한 정책협의에 나설 것을 촉구하고 있지만, 정부의 반응은 뜨뜻미지근하다. 개설권자는 제주도이니 복지부 등 정부 당국의 책임소지를 묻는 것은 무리하다는 속내도 감지된다. 비록 박능후 복지부 장관이 “현 정부 하에서 어떠한 영리병원 개설 허가도 없을 것”이라고 약속하긴 했지만, 이미 ‘엎어진 물’인 녹지국제병원에 대해서는 이렇다 할 수습 방안을 내놓고 있지 못하다. 

보건의료노조는 박근혜 정부가 승인한 녹지국제병원의 사업계획서를 원점에서 재검토하라는 요구를 정부에 보내고 있다. 복지부가 ‘한 발 걸치고’ 있는 만큼, 정권은 바뀌었지만, 중앙 부처는 그대로니 책임을 지라는 요구다. 

‘제주특별자치도 보건의료 특례 등에 관한 조례’를 보면, 제주도지사는 녹지국제병원 개설 허가 전 복지부의 승인을 받아야 했다. 실제로 지난 2015년 12월 복지부는 녹지제주헬스케어타운유한회사가 제출한 녹지국제병원의 사업계획서를 승인했다. 그런데 승인 과정이 졸속으로 이뤄진 정황이 발견된다는 것. 

실제로 그럴까?

조례에 따르면, 사업계획서에는 사업시행자의 유사사업 경험 증명 자료가 반드시 포함돼야 한다. 녹지제주헬스케어타운유한회사를 설립한 녹지그룹은 의료사업 경험이 전무한 중국의 부동산 기업. 외국의료기관 설립 허가조건을 충족시키지 못한다. 

그럼에도 당시 복지부 장관은 왜 무리한 승인 결정을 내렸을까? 보건의료노조 등 일각에서는 안종범 수첩을 근거로 박 전 대통령이 영리병원 승인을 지시했고, 이를 당시 장관이 따른 것이 아니냐는 의혹을 제기한다.

이런 상황에서 정부와 복지부는 문제가 된 사업계획서 원본의 공개를 차일피일 미루고 있다. 원희룡 도지사와 행정부지사, 담당국장 등조차 사업계획서 원본을 검토하지 않았으며, 제주도 보건의료정책심의위원들조차 요약본만 본 것으로 드러났다. 논란이 커지자, 제주도는 다음달 11일 본문 공개를 약속했지만, 병원이 개원 시점이 4일로 잡혀있어 비판은 더욱 거세졌다. 

원희룡 도지사가 녹지국제병원의 토지와 재산이 가압류된 상태에서 녹지국제병원 개원을 허가했다는 사실도 또 다른 복병이다. 부동산이 가압류된 상태에서 개원시 안정적인 운영은 물론, 자칫 매각될 가능성도 있기 때문이다. 관련해 녹지그룹 측은 사업 포기 의사를 밝히며 도에 병원 인수를 요청한 사실도 뒤늦게 밝혀졌다. 

나순자 위원장은 “제주 영리병원을 둘러싼 수많은 과제들의 올바른 해법을 제시하고 대안을 마련하는 것이 정부가 해야 할 일”이라며 “정부는 녹지국제병원 사업계획서 승인과 개설 허가를 둘러싼 총체적 난국을 해결하기 위한 해법을 마련하기 위해 제주도와 마주 앉아 긴밀한 정책협의를 추진해야 한다”고 밝혔다. 

아울러 영리병원이 아닌, 공공병원으로의 전환을 시작해야 한다고도 덧붙였다. 

김양균 기자 angel@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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