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프린트
  • 메일
  • 스크랩
  • 목록
  • 글자크기
  • 크게
  • 작게

[월요기획] ‘인싸’가 되고 싶은 ‘아싸’들

‘인싸’가 되고 싶은 ‘아싸’들

신민경 기자입력 : 2018.11.26 05:00:00 | 수정 : 2018.11.26 08:47:30

#인싸 #핵인싸등극 #인싸템아니면ㄴㅇㅈ #인싸인증

인싸’. 인싸는 인사이더(Insider)의 줄임말로 집단 행동에 적극적으로 참여하며, 사람들과 잘 어울리는 사람을 일컫습니다. 개인적 성향의 아웃사이더(outsider)와 반대되는 개념이죠. 최근 SNS에서 인싸는 필수 해시태그가 됐습니다. 인싸 관련 글과 사진은 인스타그램에서만 19만건을 웃돕니다. 그야말로 열풍입니다. 

독특한 언어, 행동, 장소 등 인싸 스타일’도 따로 있습니다. 포털사이트에 인싸만 검색해도 ‘인싸 되는 법’이 관련 검색어로 뜰 정도인데요. 이렇게 인싸가 유행이 된 이유는 무엇일까요. 기자가 직접 체험해보고 그 원인을 알아봤습니다.

언어는 그 사회를 들여다보는 거울이라고 하죠. 인싸가 되기 위해 ‘인싸어’부터 배워봤습니다. 포털사이트에 검색되는 인싸어는 약 80개. 단어 뜻을 풀이했습니다. 결과는 처참했습니다. 총 78개의 인싸어 중, 해석이 가능한 것은 고작 38개에 그쳤습니다. 외국어를 방불케 하는 난이도입니다. 

단어만 안다고 인싸들과 대화할 수 있을까요. 인싸들은 일종의 ‘수화(手話)’로 소통하기도 합니다.  ‘네’ ‘응’ ‘덜덜’ 같은 단어를 손으로 표현하는 겁니다. 따라 해봤습니다. 몇 번 하다 보니 손가락에 경련이 일어납니다. 인싸가 되는 길, 결코 쉽지 않습니다. 

복장도 갖춰보겠습니다. ‘인싸 옷 스타일’로 가장 유명한 건 ‘딘드밀리룩’. 가수 ‘딘’과 ‘키드밀리’의 합성어로 주로 여러 옷을 겹쳐 입으며 빈티지한 분위기가 특징입니다. 또다른 인싸 스타일은 ‘너드룩’인데요. 너드룩은 편하고 흔한 소품으로 너드(Nerd·멍청하고 따분한 사람) 분위기를 내는 옷을 일컫습니다. 두 스타일의 모두 독특하고, 고가라는 공통점이 있습니다. 

준비가 끝났으니 나가봐야겠죠. 최근 SNS에서 인싸 장소로 급부상 중인 서울 종로구 익선동을 찾았습니다. 평일 오후지만 이곳은 인파로 가득합니다. 좁은 골목, 카페에 들어가기 위해 선 줄은 점점 길어집니다.

인싸 장소에 왔다는 걸 알려야겠습니다. 익선동에서 찍은 사진을 SNS에 올렸습니다. 인싸 등극” “익선동 핫플 핵인싸” 등의 댓글이 달렸습니다. 대부분 인싸로 인정해주는 분위기입니다.

그렇다면 인싸 열풍은 왜 일고 있는 것일까요. 전문가는 인싸 유행 ‘소속 집단을 갖고자 하는 욕구’에서 비롯된 것이라고 진단 했습니다. 곽금주 서울대학교 심리학과 교수는 “인간은 집단적인 동물이기 때문에 자연스레 그룹을 형성한다”며 “그중에서도 권력 혹은 권한을 가진 그룹에 가까이 가고자 하는 것은 인간의 생존 본능에 가깝다”고 말했습니다. 이어 “인싸 그룹에서 용어, 행동 양식, 패션 등을 공유하는 것은 이러한 응집력을 높이는 행위”라고 설명했습니다.

또 유행이 빨리 도는 것은 우리나라의 문화적 특성이라는 관점도 있었는데요. 곽 교수는 “우리나라는 다른 사람을 신경 쓰는 집단주의와 관계주의 성향이 짙다”며 “유행이 유독 빨리 번지기도 한다”고 밝혔습니다.

사진=픽사베이

인싸 열풍은 이른바 ‘가짜 욕구’라는 해석도 나옵니다. 윤인진 고려대학교 사회학과 교수는 “우리나라는 서구보다 개인주의가 상대적으로 늦게 퍼진 편”이라며 “우리는 오랜 시간 공동체 속에서 집단주의 원칙에 따라 행동해왔다. 자유로운 개인주의를 선호하면서도 과거 공동체에서 느꼈던 안정감을 그리워하는 경향이 남아있다”고 분석했습니다. 

윤 교수는 “현세대는 집단주의와 개인주의가 교차하는 지점에 서 있다. 1인 가정이 늘면서도 집단의 소속감을 그리워하는 이중적 모습을 띠고 있다”며 “개인주의가 됐으면 독립적이고 주체적이어야 한다. 그러나 그러지 못하는 상태에서 인싸는 이들이 존재를 확인받고자 하는 방식이 됐다”고 강조했습니다.

또 “인싸 열풍은 과도하게 가짜 욕구를 부추겨 삶을 각박하게 만든다”면서 “내가 지금 바라는 것이 정말 나에게 필요한 것인가를 돌아봐야 한다”고 당부하기도 했습니다.

신민경, 지영의 기자 smk5031@kukinews.com 

사진=박효상 기자 tina@kukinews.com




  • 이 기사를 공유해보세요  
  •  
  •  
  •  
  •    
  • 맨 위로



이미지

photo pick

이미지
이미지
SPONSORED
이미지
이미지
이미지
이미지
이미지
이미지
이미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