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프린트
  • 메일
  • 스크랩
  • 목록
  • 글자크기
  • 크게
  • 작게

[친절한 쿡기자] “강제동원 배상” vs “수용 못해”…한·일 관계, 미래로 나아가려면

“강제동원 배상” vs “수용 못해”…한·일 관계, 미래로 나아가려면

이소연 기자입력 : 2018.11.01 06:00:00 | 수정 : 2018.11.01 09:05:49

“이제 한이 좀 풀린다. 슬프면서도 기쁘다” 이춘식(94)씨는 강제동원 피해배상 승소 후 눈물을 흘리며 말했습니다. 이씨의 승소 소식에 대법원에 모였던 이들은 손뼉을 치며 기쁨을 함께 나눴습니다. 그리고 이어진 기자회견에서 한 일본 기자의 날 선 질문에 장내 분위기가 일순 가라앉았습니다. “일본 기업이 보상금을 준다 해도 피해자가 받지 않겠다고 하면 어떻게 할 겁니까”  

대법원은 지난 30일 일본 신일본제철(현 신일철주금)이 강제동원 피해자 4명에게 각 1억원씩 배상해야 한다고 판결했습니다. 무려 13년만의 결론이었습니다. 시민·사회단체는 환영의 뜻을 밝혔습니다. 피해자의 재판을 지원한 민족문제연구소 등은 “판결을 전면적으로 환영한다”며 “신일철주금은 즉각 피해자에게 보상할 것으로 강력히 촉구한다”는 성명을 발표했습니다. 이낙연 국무총리도 “강제동원 피해자에 관한 사법부의 판단을 존중한다”며 “피해자의 상처가 조속히 그리고 최대한 치유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강조했습니다. 

일본은 해당 판결에 즉각 반발했습니다. 일본 고노 다로 외무상은 대법원의 판결에 대해 “매우 유감이다. 결코 수용할 수 없다”며 “이번 판결은 한·일 우호관계의 법적 기반을 근저부터 뒤엎는 것”이라고 주장했습니다. 이어 이수훈 주일 대사를 일본 외무성으로 불러 강한 불만을 제기했습니다. 일본 니혼게이자이신문은 ‘한·일관계의 근간을 흔드는 판결’이라는 사설을 게재했죠. 일본 포털사이트 등에서 대법원 판결에 대한 비난이 빗발쳤다는 이야기가 전해졌습니다. 

대법원 판결을 두고 양국이 첨예하게 갈등을 벌이는 상황입니다. 일본에서는 국제사법재판소 재소까지 거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다시 재판에 회부된다면 언제 결론이 날지 모르는 일입니다. 

그러나 강제동원 피해자들에게는 주어진 시간이 얼마 없습니다. 신일철주금 강제동원 손해배상 소송 원고 4명 중 3명은 승소 결과를 듣지 못하고 사망했습니다. 생존 위안부 피해자는 이제 28명뿐입니다. 강제동원 생존 피해자는 대다수 90세 이상의 고령입니다. 

양국은 지난 1965년 한·일 청구권 협정의 실타래가 꼬였음을 인정해야 합니다. 이번 판결을 통해 한국과 일본이 청구권 협정을 달리 해석한다는 것이 확인됐습니다. 현재 일본은 모든 배상은 청구권 협정을 통해 완료됐다고 보고 있습니다. 그러나 한국 대법원은 신일철주금 관련 소송을 통해 “청구권 협정으로 피해자 개인의 배상 청구권이 소멸되지 않았다”고 못 박았습니다. 

한국과 일본은 65년 청구권 협정에서 벗어나 새로운 합의를 이뤄야 합니다. 아베 신조 총리는 “미래 지향적인 한·일 관계를 역행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죠. 그러나 진정한 미래지향적 관계는 과거를 깨끗하게 청산해야 시작할 수 있습니다. 일본은 식민지배에 대한 공식적인 사죄를 단 한 번도 하지 않았습니다. 과거사 관련 책임을 끊임없이 회피하고 부정하고 있습니다. 한국 정부도 국익을 이유로 인권을 침해한 청구권 협정의 과오를 이제는 끊어내야 합니다. 강제동원 피해자들은 긴 세월 침묵을 지키며 고통 속에서 살았습니다. 권리 주장조차 하지 못하고 숨진 이들도 다수입니다. 

과거사 문제가 대두될 때마다 한·일 관계는 살얼음판을 걸었습니다. 거리가 가까운 만큼 양국은 경제·산업·문화 분야에서 밀접하게 얽혀있습니다. 갈등의 불씨를 계속 남겨서는 안 됩니다. 대화와 협상을 통해 새로운 한·일 관계로 도약해야 할 때가 아닐까요. 

이소연 기자 soyeon@kukinews.com / 사진=박효상 기자 tina@kukinews.com




  • 이 기사를 공유해보세요  
  •  
  •  
  •  
  •    
  • 맨 위로



이미지

photo pick

이미지
이미지
이미지
SPONSORED
이미지
이미지
이미지
이미지
이미지
이미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