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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절한 쿡기자] “돈도 실력이야” 정유라의 2년

“돈도 실력이야” 정유라의 2년

정진용 기자입력 : 2018.08.09 00:00:00 | 수정 : 2018.08.09 09:01:30

더위가 극에 달한 이맘때가 되면 쿡기자는 이화여자대학교가 떠오릅니다. 지금도 기억이 생생합니다. 지난 2016년 8월1일은 미래라이프대학 설립에 반대하는 이대 학생들의 본관 점검 농성이 5일째에 접어든 날이었습니다. ‘총장님, 대화가 필요해요’라고 적힌 색색의 포스트잇이 곳곳에 붙어있던 서울 서대문구 이대 캠퍼스. 이날 서울에는 폭염주의보가 발령됐지만 학생들은 아랑곳하지 않았습니다. 햇볕은 내리쬐고, 시간은 가는데 학생들이 기자에게 좀처럼 입을 열지 않아 초조했던 기억이 납니다. 

농성은 ‘비선실세’ 최순실(62)씨 딸 정유라(22)씨 관련 의혹이 제기되며 새로운 국면을 맞았습니다. 정씨가 대학에 부정입학하고 학사관리에서도 특혜를 받아왔다는 사실이 드러난 것이죠. 이를 두고 ‘고구마 줄기(정씨) 캐려다 무령왕릉(박근혜 전 대통령)을 발견했다’는 우스갯소리까지 나왔습니다. 

벌써 2년이 지났습니다. 정씨는 그 이후 어떻게 됐을까요. 

국정농단이 우리 기억에서 잠시 밀려난 사이, 정씨는 바쁜 시간을 보냈습니다. 지난 7일 정씨가 강남세무서를 상대로 증여세 5억여원을 내지 못하겠다며 소송을 제기한 사실이 알려졌습니다. 세무당국은 정씨가 승마연습을 한 말 4필과 20억원대에 이르는 강원도 평창 땅에 대해 최씨 소유 재산을 넘겨받은 것으로 판단했습니다. 그러나 정씨는 ‘최씨 말을 잠시 빌려 탄 것일 뿐 증여를 받은 것이 아니다’라는 입장입니다.

또 지난해 9월 그는 소송을 통해 강남구 청담동 아파트 월세 보증금 1억2000만원을 받아냈습니다. 어머니와 1년 6개월 만에 상봉하기도 했죠. 정씨는 그동안 이대 비리 사건 공범이라는 이유로 최씨와 접견할 수 없었는데요, 지난 5월15일 두 사람의 접견이 허용된 겁니다.

정씨의 이대 입학∙학사비리 사건 재판은 이미 지난 5월 막을 내렸습니다. 대법원 2부는 정씨를 이대에 부정 입학시키고 학점 특혜를 준 혐의로 기소된 최경희 전 이대 총장과 김경숙 전 신산업융합대학장에게 각 징역 2년을 선고한 원심을 확정했습니다.

정작 사건의 주인공 정씨는 어떤 처벌도 받지 않았습니다. 일각에서는 정씨가 검찰 조사와 법정에서 최씨 혐의를 입증할 진술을 해 형벌을 감해줬다는 말이 나왔죠. 법조계에서조차 정씨가 검찰에 협조했다는 이유로 기소조차 하지 않은 것은 처벌의 형평성을 잃은 것이라는 비판이 나왔습니다. 

정씨 신병 처리 역시 지지부진합니다. 검찰은 지난해 8월 “정씨가 귀국 전 체류했던 덴마크, 독일과의 사법공조를 통해 신병처리 방향을 결정할 예정”이라고 밝혔습니다. 그러나 1년이 다 되어가도록 진척된 상황은 없습니다. 정씨에 대한 구속영장은 2차례나 기각됐습니다. 영장전담판사는 정씨에 대한 구속 사유와 필요성을 인정하기 어렵다고 판단했습니다.

정씨는 국정농단의 엄연한 공범입니다. 그는 삼성 측이 말 구입비 등 승마지원 명목으로 최씨에게 제공한 뇌물 77억9735만원의 직접 수혜자입니다. 또 정씨는 최씨로부터 삼성 지원 내용을 소상히 파악하고 있었습니다. 박 전 대통령과 직접 통화를 한 것도 여러 차례입니다. 검찰은 지난해 6월 정씨에 대한 구속영장을 청구하며 “최씨와 박 전 대통령의 범죄 수익을 정씨가 숨겼다”고 적시했습니다. 세 사람이 뇌물죄 공범임을 강조한 것이죠. 

“돈도 실력이야. 능력 없으면 니네 부모를 원망해”. 처벌은커녕 최씨로부터 막대한 재산을 물려받은 지금, 정씨는 어떤 생각을 하고 있을까요. 사법부는 정씨에 대한 처벌 의지가 있는 걸까요. 이것만은 분명합니다. 국민은 최씨와 정씨를 잊지 않았으며, 응당한 처벌을 받게 될 때까지 결코 눈을 떼지 않을 겁니다. 국정농단 사건은 아직 끝나지 않았습니다.

정진용 기자 jjy4791@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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