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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일회용컵 절감 계획, 결국은 ‘조삼모사’

일회용컵 절감 계획, 결국은 ‘조삼모사’

조현우 기자입력 : 2018.08.07 01:00:00 | 수정 : 2018.08.06 16:43:51

조삼모사(朝三暮四)라는 말이 있다. 원숭이들이 먹이가 줄어들어 반발한 것을 단순히 아침 저녁의 먹이 숫자를 바꾸는 것으로 해결했다는 우화에서 비롯된 사자성어다. 당장 차이는 있으나 결과는 매한가지인 상황을 자조적으로 빗대 사용하는 말이기도 하다.

일선 커피전문점 등의 플라스틱컵 사용이 금지된지 일주일이 지났다. 그러나 명확한 지침이 없다보니 여전히 갈지(之)자 규제가 계속되고 있다.

매장 내 일회용컵 사용금지 제도는 지난 5월 환경부가 추진한 ‘재활용 폐기물 관리종합대책’에 포함된 내용이다. 지방자치단체가 플라스틱 등 일회용컵을 사용하는 매장 등에 과태료를 부과하는 내용을 골자로 하고 있다.

그러나 세부적인 지침이 없다보니 일선 현장에서는 혼란이 가중되고 있다. 우려가 거세지자  환경부는 이달 1일 부랴부랴 긴급 간담회를 열고 공통 단속기준을 마련했다. 단속기준에는 다회용 컵을 매장에 적정하게 비치하고 있는지와 직원이 고객에게 규정을 고지하고 일회용컵 사용을 권유했는지, 고객이 테이크 아웃 의사를 밝혔는지 여부가 포함돼있다.

문제는 지자체 담당자가 현장에서 질의응답을 통해 적발하다보니 객관적 규정보다는 주관적인 판단에 무게가 실릴 수밖에 없다는 점이다. 매장점원이나 소비자 한 쪽의 주장에 과태료 여부가 결정될 수도 있다.

환경부의 ‘말바꾸기’ 역시 혼란을 부추기고 있다. 규제 시작에 앞서 환경부는 스타벅스와 이디야, 롯데리아, 투썸플레이스 등 21개 커피·패스트푸드 브랜드와 일회용품 사용 절감 협약을 맺은 바 있다.

협약은 자원재활용법 제10조와 제8조에 근거해 재활용품을 줄이기 위해 사업자가 자발적으로 협약을 체결할 경우 예외적으로 일회용품을 사용하거나 무상 제공할 수 있다는 내용을 골자로 했다. 그러나 현재 환경부의 지시에 따라 협약과는 상관 없이 모든 매장에서 일회용컵 사용이 금지된 상태다. 협약의 의미가 퇴색된 것이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현장에서는 규제를 피하기 위한 여러 가지 꼼수가 일어나고 있다. 현행법상 규제대상에 포함되지 않는 종이컵에 제품을 담아주고 대신 플라스틱 뚜껑을 덮는 방식이다.

폐기·수거 단계 뿐만 아니라 생산·사용 부문 등 전체를 관리해 쓰레기 발생 자체를 줄이겠다던 정부의 그림은 흐려졌다. ‘플라스틱컵’이 ‘종이컵과 플라스틱뚜껑’으로 바뀌었을 뿐이다.

조현우 기자 akgn@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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