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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의료인 폭행, 언제까지 이대로 방치할까

의료계도, 국회도 의료인 폭행 방지에 나서는데 정부는

조민규 기자입력 : 2018.08.03 00:10:00 | 수정 : 2018.08.02 18:06:29

의료인에 대한 폭행 문제로 보건의료계가 분노하고 있다. 

지난달 전북 익산 응급의료센터에서 발생한 의료진 폭행사건과 강원 강릉 전문의 대상 망치 폭행사건, 전주 병원 응급구조사 및 간호사 폭행사건, 경북 구미 응급센터 전공의 폭행사건 등 의료기관 내 폭행사건이 잇따라 발생하고 있지만 뚜렷한 대책은 안나오고 있기 때문이다.

진료를 받던 환자가 의사에게 흉기를 휘둘러 중상을 입히거나, 술에 취해 응급질에서 난동을 피우며 다른 환자들도 위협하는 의료인 폭행 문제는 최근의 일이 아니다. 지역도 한 곳이 아닌 전국 각지에서 진료하는 의료인을 대상으로 이뤄지고 있다. 

예전에는 진료에 대한 불만으로 폭력을 행사했지만 최근에는 이유도 없다. 보건복지부의 응급의료 방해에 대한 신고·고소 현황에 따르면 2016년 578건에서 2017년 893건으로 크게 증가했다. 올해는 6월까지 집계한 결과, 2016년보다 많은 582건이 보고 됐고, 이대로라면 2017년보다 더 증가할 것으로 예측된다.

이러한 폭력이 술에 취한 상황에서 벌어지는 경우가 증가하고 있다는 것도 문제다. 올해 발생한 582건 중 68%인 398건이 주취상황에서 벌어졌다. 

형법 제10조에 따르면 술을 마셔서 ‘심신상실’이나 ‘심신미약’ 상태가 된 경우 그 행위를 처벌하지 않거나 형을 감경할 수 있도록 하고 있어 제대로 처벌이 이뤄지지 않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물론 해당 규정의 취지는 술에 취해 ‘사물변별’ 또는 ‘의사결정’ 능력이 아예 없거나 미약했다는 것이 인정되는 경우에 한해 적용하지만 폭력을 휘두른 주취자들 대부분이 ‘기억이 안난다’고 진술하며 법의 허점을 악용하는 사례도 빈번하다.

최근에는 흉기를 이용하는 경우도 늘고 있어 생명까지 위협하고 있다. 하지만 정부는 만족스런 대책을 내놓지 못하고 있어 의료현장의 불안감은 더 커지고 있는 실정이다.

의료행위 중인 의료인을 폭행·협박하는 경우 가중 처벌하는 내용이 법에 포함됐지만 피해자가 가해자의 처벌을 원하지 않는다는 의사를 표시하면 처벌할 수 없도록 하는 ‘반의사불벌죄’ 조항이 포함되면서 실효성이 떨어진다는 지적도 지속적으로 제기되고 있는 상황이다.

이에 의료계가 결국 밖으로 나왔다. ‘의료인 폭행 방지법’ 국민청원 가두캠페인을 진행하며 의료현장에서의 폭행 등에 대해 강력한 처벌이 필요하다며 외치고 있는 것이다.

국회에서는 의료인 폭행 방지 관련 법안을 잇달아 발의하고 있다. 박인숙 의원은 의료법 및 응급의료법 개정안을, 윤종필 의원이 응급의료법 개정안을 각각 대표발의한바 있으며, 연이어 이명수 의원이 이번에 의료법과 응급의료법 개정안을 각각 대표 발의했다.

의료계는 이명수 의원 대표발의 의료법 개정안에 큰 관심을 보이고 있다. 의료인 폭행 관련 처벌 조항에 대한 반의사불벌죄 조항을 삭제하고, 의료법 및 응급의료법 개정안의 경우 주취상태의 폭력행위에 대해서는 형을 감경하지 못하도록 처벌을 강화해 실효성이 높아질 것이라는 기대감이다.

홍철호 의원 역시 술에 취한 상태에서 형법상 각칙 본조의 죄를 범한 때에는 심신장애인에 대한 형의 면제 또는 감경 규정을 적용하지 않고 오히려 각 죄에 정한 ‘형의 장기 또는 다액에 2배까지 가중’하도록 하는 동시에, 상습 등의 이유로 이미 규정돼있는 각칙 본조에 따른 형의 가중이 적용될 때에 해당 가중 규정을 기준으로 2배까지 추가 가중하도록 하는 형법 개정안을 대표 발의하기도 했다.

국회도 나섰고, 의료계도 나섰다. 이제 정부가 나설 차례다. 제대로 된 보건의료정책의 중심에는 제대로 된 의료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는 환경이 전제되야 하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의료인 폭행이 환자에게도 심각한 위해를 가하는 문제인 만큼 시급해 대책이 마련돼야 할 것으로 보인다.

조민규 기자 kioo@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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