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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떨어진 의약품 신뢰, 책임은 누가?

암 유발 고혈압치료제 오명, 정부의 신뢰회복 방안은

조민규 기자입력 : 2018.07.12 02:00:00 | 수정 : 2018.07.11 18:18:42

최근 일부 고혈압치료제에 불순물이 함유된 원료가 사용된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국민 불안이 전체 의약품으로 확대되고 있는 모양새다.

이번 사태가 빠르게 확대된 데는 문제 원료의약품인 발사르탄에 함유된 ‘N-니트로소디메틸아민’(이하 NDMA)이 WHO 국제 암연구소(IARC)에서 인간에게 발암물질로 작용할 가능성 있는 물질인 2A로 분류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러한 점은 불순물 함유와 관련한 조사 결과와 대책까지 발표됐음에도 국민 불안감은 수그러들기는커녕 오히려 의약품 전반의 안전성 불안으로 확대시키고 있다.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이번 불순물 함유 우려 고혈압치료제를 복용중인 환자는 7월9일 기준으로 17만8536명이다. 이전에 복용했던 환자까지 더하면 그 수는 훨씬 더 많을 것으로 보인다.

이번 사태에 대한 정부의 대응은 이례적으로 신속했던 것으로 보인다. 식품의약품안전처는 유럽의약품안전청(이하 EMA)을 통해 이 같은 문제가 알려지자 7월7일 사용주의를 안내하는 안전성서한을 배포하고, 해당 원료를 사용한 국내 제품 82개 업체 219개 품목에 대해 잠정적인 판매중지 및 제조·수입 중지 조치와 함께 명단을 공개했다. 

이후 조사를 통해 9일 해당 원료를 사용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된 104개 품목(46개 업체)은 판매중지 및 제조중지를 해제하고, 해당 원료 사용이 확인된 115개 품목(54개 업체)은 판매중지 및 제조중지 유지 및 회수 절차를 진행한다고 밝혔다.

또 같은 날 관계부처와 전문가 회의를 통해 ‘국민을 위한 조치방안’도 나왔다. 해당 의약품을 복용중인 환자의 재처방, 교환, 본인부담 등이 내용이다.

이러한 과정에서 나온 지적은 우선 왜 정부는 이 같은 문제를 사전에 인지하지 못하고, 유럽의약품안전청(이하 EMA)이 조사와 제품회수에 들어가서야 알게 됐을까 하는 점이다. 또 다른 지적은 왜 잘못이 없음에도 업무 가중 등 피해를 보는 병의원과 약국에 대한 보상책을 명확히 밝히지 않느냐는 것이다.

특히 이번 사태에 대한 책임이 어디에 있는지에 대해 정부가 명확히 밝히지 않고 있다는 점은 의약품 전체에 대해 불신이 확산되고 있게 만들고 있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제약업계 관계자의 말에 따르면 원료의약품을 수입할 때 조사를 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하지만 이번 불순물을 확인하지 못한 것은 해당 성분이 조사 대상에 포함돼 있지 않기 때문이라고 이야기하고 있다. 

만약 제약계의 말처럼 해당 성분에 대한 조사항목이 없다면 이번 사태의 책임은 전적으로 제약계에 있다고 보기 힘들다. 위해 성분에 대한 조사항목을 포함하지 않은 정부에게도 있기 때문이다. 

정부가 책임소재를 명확히 밝히지 않는 가운데 일선에서 국민건강을 책임지는 의사 약사단체는 서로의 탓을 하고 있다. 또 의료현장에서는 처방약을 변경하거나, 약을 교환하려는 환자들로 인해 업무가 가중되고 있는 상황이다. 

무엇보다 수년간 글로벌 진출을 확대하며 얻은 국내 제약산업이 신뢰가 떨어지고 있다는 점은 국가 신성장동력으로 나아가는 산업 발전을 저해할 수 있다는 우려도 있다. 이번 사태에 대한 명확한 책임소재 확인과 대책마련이 시급한 이유다. 

국내 제약산업은 신뢰를 떨어뜨리는 2번의 큰 홍역을 겪은 바 있다. 한번은 생물학적동등성시험 조작 파문이며, 두 번째는 석면이 함유된 탈크 의약품 사태이다. 

문제가 발생했다면 대책을 마련해 재발을 방지하는 것이 중요하다. 이 과정에는 책임소재를 명확히 하는 것이 필요하다. 국민이 의약품을 믿지 못하는 상황을 정부가 시간을 보내며 유야무야 지나갈지, 아니면 신뢰회복에 적극 나설지 귀추가 주목된다. 

조민규 기자 kioo@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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