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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경총의 의료영리화 주장이 우려되는 이유

경총의 의료영리화 주장이 우려되는 이유

김양균 기자입력 : 2018.06.22 00:09:00 | 수정 : 2018.06.22 09:21:06

한국경영자총협회(이하 경총)가 지난 17일 기획재정부에 혁신성장 규제개혁 과제를 건의했다.

문제가 된 부분은 보건·의료·제약 부분이었다. 경총은 영리법인 설립 허용, 원격의료 규제 개선, 처방전 필요 없는 의약품을 판매하는 드럭스토어 산업 활성화 등 9건을 과제에 포함시켰던 것이다. 의료영리화 카드를 또다시 꺼내든 것이다.

사실 경총의 이런 주장은 새롭지 않다. 지난 이명박 정권과 박근혜 정부에서도 경총은 지속적으로 영리병원 허용을 주장해왔다.

그러나 역작용을 우려한 시민사회단체와 당시 야당이었던 민주당의 반대에 막혀 의료법 통과가 막히자, 꺼내든 것은 서비스산업발전기본법과 규제프리존법을 통한 우회적 의료영리화를 추진했다.

경총 주장은 의료영리화가 일자리를 만들 수 있다는 근거에 기댄다. 경총의 제안은 일순 그럴듯하다. 부가가치가 높은 의료산업에 변화가 이뤄지면 수십만 개의 일자리 창출효과가 발생한다며 의료영리화를 허용하자는 이들의 주장은 일자리 해결에 골몰한 정부에 솔깃한 제안일 수 있다.

그러나 건강보험연구원은 의료기관 영리성에 관한 연구보고서를 통해 영리병원의 도입이 되레 의료서비스산업의 고용을 감소시킬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일자리 창출 효과가 있다해도 역작용이 만만치 않다.

의료영리화를 반대하는 측은 의료가 대기업의 주머니를 불리는 수단으로 악용될 수 있다는 점을 우려한다. 의료산업이 돈벌이 수단으로 전락하면, 병원비 상승과 의료불평등 심화라는 악영향이 발생할 수 있다는 것이다. 경총이 사실상 대기업의 이해를 대변한다는 점에서 의료영리화 주장의 누구를 위한 것이냐고 반문하고 있는 것.

영리병원의 기본 방침은 이윤 추구이고, 이를 위해 효율성 극대화를 추구하기 마련이다. 물론 의료산업도 산업인 만큼 영리 추구 자체가 는 아니며, 경영 효율성 추구 역시 병원 운영에 있어 무시할 수 없는 부분이다.

이 지점에서 의료의 본질과 의료산업의 효율성이 충돌한다. 통상 의료는 국민의 건강과 생명을 다루기 때문에 타 산업군과는 다른 성격을 지닌다. 현재 무한경쟁에 돌입한 의료 현실을 고려한다면 언제까지 본질에만 매달릴 수 있느냐고 반문할 수 있다. 반면 본질을 도외시한 의료는 더 이상 의료가 아니라는 인식 역시 강력한 여론의 밑바탕에 깔려있다.

대다수 의료소비자가 국민인 것도 의료영리화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의 한 축을 이룬다. 국민들은 국가가 의료를 책임져야 한다는 견해에 반대할 이유가 없고, 이 인식은 의료의 속성과 맞닿아 있는 동시에 나름의 설득력을 지니고 있기 때문이다.

경총의 의료영리화 주장이 우려되는 진짜 이유는 당장 영리병원이 설립되는 것보다 갈등을 조장한다는 데 있다. 찬성측은 정부가 의사의 희생을 강요한다며 반발하고, 반대 측은 밥그릇 이기주의라며 냉소를 보낸다.

보수 정부일수록 의료영리화에, 진보정권일수록 수용 불가입장을 펴왔다. 따라서 정치 성향에 따라 이 사안에 대한 입장도 극명하게 엇갈리며 갈등을 더욱 키워왔다.

어쨌거나 의료영리화를 둘러싼 논쟁은 앞으로도 지속될 것이다. 저성장과 실업률이 높을수록, 이에 대한 압박을 받는 정부일수록, 이 줄다리기에서 양쪽을 흘깃대고 있을수록, 갈등은 더욱 심화될 것이다.

김양균 기자 angel@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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