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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절한 쿡기자] 민주당 압승, 잘해서일까?

민주당 압승, 잘해서일까?

정진용 기자입력 : 2018.06.14 13:04:52 | 수정 : 2018.06.14 13:05:15

더불어민주당(민주당)의 6.13 지방선거 압승을 두고 ‘반사효과’라는 해석이 나오고 있습니다. 민주당은 승리에 도취되지 말고 민의를 정확히 읽어야 합니다.

민주당이 13일 광역단체장 선거 17곳 가운데 14곳을 휩쓸며 역대 최대 승리를 거뒀습니다. 자유한국당(한국당)은 원래 지지세가 강한 지역인 대구, 경북 두 곳을 간신히 지켰습니다. 민주당은 특히 그동안 한 번도 광역단체장을 배출하지 못했던 이른바 ‘부울경’, PK 지역에서 완승을 거뒀습니다. 이 지역은 오랜 기간 민주당 계열 후보들이 지역주의 타파를 외치며 도전했다 좌절로 끝난 곳이죠. ‘강남 3구’ 보수 불패 신화도 깨졌습니다. 서초구를 제외한 강남구, 송파구 구청장 선거에서 민주당 당선자가 나왔습니다.

국회의원 재보궐 선거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경북∙김천을 제외한 11곳에서 민주당이 승리했습니다. 이로써 민주당 의석수는 130석으로 늘었습니다. 한국당은 113석에 머무르게 됐죠.

민주당의 압승. 민주당이 잘해서일까요. 그보다는 한국당의 거듭된 악수(惡手) 때문이라는 해석이 나옵니다. 먼저 당 지도부의 실책을 들 수 있습니다. 홍준표 한국당 대표는 정부여당이 하는 일마다 사사건건 발목을 잡았습니다. 전 국민이 환영한 남북 정상회담을 두고는 ‘위장 평화쇼’ ‘김정은과 주사파의 숨은 합의’라고 맹비난했습니다. 그의 발언을 비판하는 시위대를 향해서는 “창원에는 원래 빨갱이가 많아”라고 말해 고발을 당하기도 했죠. 이에 당 후보들이 홍 대표의 유세 지원을 꺼리는 웃지 못할 일도 있었습니다. 

급기야 청와대 홈페이지에는 홍 대표의 사퇴를 막아달라는 국민 청원이 등장했습니다. 홍 대표는 전날 출구조사 발표 직후 “모든 책임은 내가 진다”고 말했습니다. “홍 대표의 종신직을 청원한다” “홍 대표가 있어 민주당이 산다”는 제목의 청원 글들이 올라오고 있는데요, 이는 홍 대표 행보가 여당 압승에 기여했다는 생각에서 비롯된 것으로 보입니다. 같은 보수당인 바른미래당 마저 지난달 2일 홍 대표를 향해 “보수는 곧 극우라는 인식을 국민께 안기고 있다”면서 자제를 요청했습니다. 비른미래당은 “더 이상 ‘민주당의 X맨’, ‘여권이 바라는 야당 종신 대표’ 등 우스갯소리로 넘길 수 있는 단계를 넘어섰다”고 비판했었죠.

한국당은 선거 막판까지도 △이재명 민주당 경기도지사 후보의 ‘여배우 스캔들’과 ‘욕설이 담긴 이재명 음성파일’ △김경수 민주당 경남도지사 후보의 ‘드루킹 댓글’ 의혹 등에 총력을 가했지만 큰 효과를 거두지 못했습니다. 막말은 계속됐습니다. 지난 8일 정태옥 전 한국당 대변인은 ‘이부망천(이혼하면 부천 가고 망하면 인천 간다)’고 발언해 유권자들의 반발을 불렀죠. 한국당은 재빠르게 수습에 나섰지만 역부족이었습니다.

또 민주당이 문재인 대통령의 높은 지지율 덕을 봤다는 분석이 나옵니다. 전날 KBS, MBC, SBS 지상파 방송 3사의 심층 출구 조사 결과 '정부와 여당에 힘을 실어줘야 한다'는 의견이 64.2%로 집계됐습니다. '정부와 여당을 견제해야 한다'는 의견 25.8%보다 두 배 이상 많았습니다. 문 대통령의 국정운영에 대한 평가를 묻자 ‘매우 잘하고 있다’ 33.3%, ‘대체로 잘하고 있다’ 46.9%로 긍정적인 응답이 80.2%에 달했습니다. 남북 정상회담과 선거 바로 전날 있었던 북미 정상회담 개최로 조성된 평화 무드 역시 민주당 승리에 적지 않은 영향을 미쳤습니다.

여당은 “국민의 승리”라며 압승을 자축했습니다. 그러나 객관적으로 승리 원인을 분석하고, 앞으로 경제·민생 살리기에 전념할 준비가 필요합니다. 경제 이슈가 선거 이후 정국 핵심 쟁점으로 떠오를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죠. 남북·북미 정상회담 등 민주당 승리를 견인한 이슈는 주목도가 상대적으로 떨어질 것이라는 예측이 나옵니다. 최저임금, 근로시간 단축, 높은 실업률. 여야 갈등이 불거질 과제가 산적해 있습니다. 민주당이 자만하는 동안 한국당이 환골탈태해서 ‘경제 침체 책임론’을 들고 나온다면 어떻게 될까요. 오는 2020년 총선에서 승자와 패자가 뒤바뀌는 것은 한순간일 겁니다.

정진용 기자 jjy4791@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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