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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노인요양현장, 언제까지 '어떻게든' 버틸텐가

노인요양현장, 언제까지 '어떻게든' 버틸텐가

전미옥 기자입력 : 2018.06.12 05:00:00 | 수정 : 2018.06.12 10:48:17

“어떻게든 다 살아지대요.” 한 노인요양보호사의 말이다. 그만큼 노인요양현장에서 ‘어떻게든’이 필요한 상황이 많이 찾아온다는 뜻이다.

취재차 방문했던 재가 노인요양 현장에서는 요양보호사가 어르신을 병원에 데려가기 위해 자신의 가족을 동원하고, 정해진 업무 시간으로는 몸이 불편한 어르신이 식사를 거르기 때문에 개인 시간을 따로 내고 있었다. 요양기관에 지원을 요청하거나, 어르신에 대한 등급책정을 다시 신청하는 방법이 있었지만, 실제 지원을 받거나 개선으로 이어지기는 쉽지 않다고 했다. 물론 노동 강도에 비해 노동조건이나 처우는 낮은 수준이었다.  

이가 없으면 잇몸으로 막는다고 하지만, 정부가 펴는 노인 복지정책이 이런 식으로 이뤄지는 것은 문제가 있다. 대부분의 요양현장에서 열악한 노동조건과 처우에 대한 지적이 나온다. 지난해 서울시 어르신돌봄종사자 종합지원센터에 접수된 노동상담 사례 443건을 분석한 자료를 보면 노동조건과 관련한 상담이 64.6%(288건)을 차지했다. 이 중 최저임금, 퇴직금 지급위반, 노동시간 문제가 29.3%(130건), 부당해고, 4대보험 위반 등이 35.2%(156)건이었다. 

앞서 지난 2014년 공공운수노조 의료연대본부 돌봄지부가 경기도 고양·파주지역 요양시설 근무 요양보호사 123명을 대상으로 실태 조사한 결과에서도 열악한 노동조건의 면면이 드러났다. 근로계약서를 교부하는 사업장은 전체의 48.3%에 그쳤고, 휴일근로수당을 받지 못했다는 응답도 82.8%에 달했다. 

유독 요양현장에서 ‘어쩔 수 없이’, ‘어떻게든’이 요구되는 상황이 많다는 것은 제도의 빈틈이 많다는 증거다. 또 제도의 빈틈을 요양보호사 개인이 메운다는 건 국가가 운용하는 ‘노인의 삶’이 안정적이지 않다는 뜻이다. 

이는 국민의 ‘노후 안정성’에 대한 문제이기도 하다. 적정한 대가를 지불하지 않고, 개인의 역량을 갈아서 유지하는 서비스에선 높은 질을 기대하기 어렵다. 특히 ‘돌봄’은 누군가의 보살핌이 필요한 약자에게 이뤄지는 서비스이기 때문에 ‘서비스의 질’이 매우 중요한 분야다. 그런데 힘들고 열악한 상황에서 타인에게 너그러울 수 있는 사람이 얼마나 될지 의문이다. 

흔히 노년기를 들어 삶의 혼란과 위기를 모두 겪고 통찰과 지혜를 얻은 시기, 평안에 이르는 시기라고 이야기한다. 그러나 한국 사회 노인들의 삶에서 ‘안정’은 멀게 느껴진다. 노년기 삶을 오롯이 요양보호사 개개인의 선의에 맡겨야 하는 상황에 놓여있는 이들의 삶의 질은 더욱 불안정에 가깝다. 대한민국 노인의 삶은 최소한 어느 정도여야 할까. 국민 소득 3만 달러 시대에 걸맞은 ‘노후’는 어떤 모습일까. 노년기 삶에 대한 국가적인 모델 제시와 그에 맞는 노인 정책의 수정이 필요한 때다.

전미옥 기자 romeok@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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