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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과 외국 낙태법 비교해보니

우리 낙태법 사실상 사문화... 현실적 보완책 마련해야

김양균 기자입력 : 2018.06.12 00:10:00 | 수정 : 2018.06.11 22:33:08

지난 10일 서울 종로 보신각 앞. 검은 옷을 입은 500여명의 여성들이 운집했다. 현행 낙태죄관련, 헌법재판소에 위헌 결정을 요구코자 시위를 연 것. 2012년 헌재는 현행 낙태죄의 합헌결정을 내렸지만, 다시 헌법소원심판 청구가 있었고, 현재 이를 심리 중에 있다. 그러나 법무부의 입장은 강경하다. 지난달 헌재소의 공개변론 자리에서 낙태 여성을 두고 성교는 하지만 그 결과인 임신과 출산은 원치 않는다고까지 표현, 큰 파장을 야기하기도 했다.

반면, 상당수 해외 국가들은 우리나라보다 완화된 규제를 선택하고 있다. 태아 생명 보호 필요성에 대해 동일한 인식을 갖고 있음에도 왜 이런 차이가 발생한 걸까?


한국과 외국의 낙태법

우리 형법은 낙태 행위를 전면·일률적으로 금지·처벌하고 있다. 다만, ‘모자보건법은 위법성조각사유를 두어 예외를 뒀는데, 각 불가별 사유는 다음과 같다. 본인 및 배우자가 일정한 우생학적·유전학적 정신장애·신체질환이 있는 경우 본인·배우자가 일정한 전염성 질환이 있는 경우 강간·준강간으로 임신된 경우 법률상 혼인할 수 없는 혈족·인척 간 임신된 경우 임신의 지속이 보건 의학적 이유로 모체의 건강을 심각하게 해치고 있거나 해칠 우려가 있는 경우 등.

해외의 낙태법은 어떨까. 일단, 독일 형법도 처벌 규정을 두고 있다. 그러나 예외 사항은 우리보다 훨씬 다양하다. 실제로 임산부가 낙태를 요청하고 시술 3일 이전에 시술의사에게 상담사실을 입증하고 임신 12주 미만 내에 의사가 낙태 시술을 하면 처벌받지 않는다. 이밖에도 임산부의 동의하에 임산부의 생활관계를 고려한 의사의 진단에 따른 낙태 임산부의 신신 건강에 훼손 위험을 방어하는데 낙태 시술이 적절하고 대체 방법이 없을 경우 임산부가 아동간음·강간·준강간행위로 임신되고, 임신 12주를 지나지 않은 상황에서 임부의 동의가 있을 경우 임신 22주 미만의 시기에 의사와의 상담 후에 의사에 의하여 시술된 낙태의 경우 등이 그것이다.

오스트리아 형법도 낙태 처벌 규정을 두고 있지만, 임신 12주 미만일 때 의사 상담 후 시술한 낙태는 처벌받지 않는다. 또한 임산부의 심신 건강에 대한 중대한 피해를 방지코자 낙태가 필요한 경우, 태아가 크게 손상돼 심각한 위험이 있는 경우, 임산부가 미성년자일 경우, 생명의 위험이 있는 임산부의 소생을 위해 낙태한 경우 등의 불처벌 사유를 뒀다.

영국의 낙태법에 따르면, 2인의 등록된 의사들이 임신 24주 이내에 임산부 또는 자녀, 가족의 육체적·정신적 건강에 대한 위협이 임신을 지속할 때 발생하면 낙태 시술을 할 수 있다. 임산부의 심신 건강의 영구적 훼손을 방지코자 낙태가 필요하거나 임산부의 생명에 대한 위험이 낙태보다 임신을 지속하는 때에 더 큰 경우도 마찬가지다. 또한 출산 이후 태아가 육체적·정신적 이상으로 고통 받을 상당한 위험이 존재하는 경우 시행된 낙태도 처벌받지 않는다.

프랑스의 공중보건법에 따르면, 임산부는 의사에게 낙태를 요청할 수 있다. 낙태 결정을 내리기 위해선 1주일의 숙려기간이 필요하지만, 의학적 필요에 의한 낙태는 임신 기간과 상관없이 시행이 가능하다.


법과 현실 간극 줄이려면

독일·오스트리아·영국·프랑스 외에도 전 세계 상당수 국가들은 구체적이고 다양한 예외사항을 마련해두고 있다. 이렇듯 완화된 규제정책은 낙태를 결정할 수밖에 없는 당사자의 현실과 형법에 근거한 낙태 처벌과의 간극을 좁히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한편으론 여성의 자기결정권을 일정부분 고려한 결정으로도 해석된다. 관련해 과거 우리 헌재에서도 자기낙태죄 조항은 임신 초기의 낙태까지 전면적, 일률적으로 금지하고 처벌하고 있다는 점에서, 임부의 자기결정권을 침해하여 헌법에 위반된다는 반대의견을 제시한 바 있다. 태아의 생명권도 중요하지만, 기본권 보장 차원에서 임산부의 자기결정권 및 건강권에 대한 배려도 무시하면 안 된다는 관점이다.

보건복지부는 연간 낙태 시술 건수를 2009167568, 2010108679건 등으로 추정했다(2011). 이처럼 낙태 건수는 많지만, 낙태죄로 기소돼 처벌받은 경우는 극소수다. 이에 대해 국회입법조사처는 낙태죄에 대한 외국 입법례와 시사점을 통해 현행 형법 규정이 거의 사문화되어 낙태의 근절에 큰 기여를 하지 못함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 현행법의 실효성이 의심되는 만큼, 태아생명과 임산부에 대한 실제적인 보호방안이 간구되어야 한다는 말이다.

위헌 결정 유무와 관계없이 최소한 임신 12주 내에서는 임산부의 의사에 따른 낙태 허용을 고려해야 한다는 목소리에 힘이 실리는 까닭이다. 실제로 헌재에서도 적어도 임신초기에는 (중략) 낙태를 허용해 줄 필요성이 있다는 반대의견이 나왔었다. 또한 낙태 안전 확보를 위한 법적 근거를 마련하고, 낙태 전 상담을 제도화하는 방안 역시 개선안으로 제기된다.

헌재가 낙태죄 위헌 여부를 이르면 이달 내 결정하겠다고 밝혔다. 사문화된 낙태죄의 폐지를 요구하는 여성들의 목소리는 더욱 커지고 있다. 대조적으로 태아 생명 보호를 위해 현행법은 유지되어야 한다는 주장도 들끓는다. 사회적으로 민감한 사안인 만큼, 차후 헌재의 결정에 국민들의 눈과 귀가 쏠리고 있다.

김양균 기자 angel@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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