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잇따른 의약품 변질사고, 투약뿐 아니라 관리도 중요

조민규 기자입력 : 2018.06.09 00:30:00 | 수정 : 2018.06.08 21:35:09

최근 서울 강남소재 피부과에서 환자 20여명이 패혈증 증세를 보여 인근 의료기관으로 이송돼 치료를 받았다. 역학조사 결과 피부시술을 받기 위해 투여한 주사제가 변질됐을 가능성이 제기됐고, 해당 병원 관계자는 경찰 조사에서 고장 난 냉장고에 해당 의약품을 보관했을 뿐 아니라 장시간 상온에 방치했다는 진술을 한 것으로도 알려졌다. 서울 서초구 소재 이비인후과에서도 집단 이상반응 환자가 발생했는데 이 역시 주사제 관리 부실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이 같은 문제가 이들 의료기관에서만 일어나는 일은 아니다. 하지만 문제가 발생한 의료기관들 대부분은 의약품 보관·투약 등 관리가 제대로 안되고 있었다는 공통점이 있다. 

병원계에 따르면 의료기관인증에 의약품 관리부분이 있는데 제조사에서 제시하는 보관방법을 기준으로 적절하고 안전하게 보관토록 하고, 의약품은 가능한 바닥에 직접 닿지 않도록 보관하며, 각 의약품에 대한 라벨링 및 보관상태에 대한 정기 감사를 하도록 하고 있다. 

특히 주의를 요하는 의약품의 경우 ▶냉장보관 의약품은 목록 관리 및 온도관리(적정 온도 유지 및 매일 2회 이상 온도기록지로 관리) ▶근무시간 외 냉장고 문제 발생시 해당 당직자는 보고해 신속히 대처하고, 정상가동 냉장고로 이동해 보관하며, 사용 가능여부를 파악해 조치 ▶차광보관 또는 암소보관이 필요한 의약품은 관선의 투과 방지 ▶용량주의·유사모양·유사발음 목록 작성·비치, 구별표시, 주기적으로 검토·수정 관리 ▶고위험의약품은 보관장소에 ‘고위험약물, 반드시 희석 후 사용’ 경고문 부착 등 ▶마약류는 관례법령 및 지침에 따라 보관(일반인이 쉽게 발견할 수 없고, 이동할 수 없는 장소에 위치, 특히 마약은 이중 잠금장치가 있는 철제금고에 보관) 등을 규정하고 있다. 하지만 인증기준은 강제성이 없는 자율규정이어서 이행여부는 전적으로 의료기관에 달려있다.

이와 관련 한국병원약사회 이은숙 회장은 “약물오류로 인한 환자안전사고가 발생하고 나서야 의약품 사용 안전관리의 중요성, 병원약사의 필요성과 역할에 대한 목소리가 높아지는 현실이 참으로 안타깝다”라며, “그럼에도 병원약사들은 불행한 사고가 재발되지 않도록 최선의 노력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병원약사회는 자체적으로 조제환경기준을 만들어 안전한 의약품 관리, 투약 환경조성에 나서고 있다. 우선적으로 일반조제에서 보관상 주의가 필요한 의약품(냉장, 차광, 고주의의약품, 조제/취급자안전주의의약품, 마약류) 관리를 강화하고, 개봉 후 유효기간을 관리하고 있는 품목 및 기간, 온습도 관리, 폐기물 처리절차, 조제장비 청결 등의 업무 표준화를 추진하고 있다. 또 산제조제의 경우는 독립된 산제조제실, 환기시설, 조제시 보호장구, 최기형성 및 항암제 산제 조제 등의 기준도 마련 중이다. 

특히 최근 사고가 많은 주사제의 경우 무균조제실시설, 무균조제기준(ISO 등), 항암제 조제시 작업자 보호장비 등 조제 안전기준 표준화에 나서고 있다. 문제는 이러한 표준화가 성공적으로 정착하기 위해서는 의료기관의 협조가 필요한데 이에 대한 정부의 지원은 부족하고, 의료기관 역시 투자에 미온적으로 나서고 있는 상황이다. 
 
한편 정부는 지난 4월 “환자가 안전한 의료환경을 조성하겠다”며 환자안전종합계획을 발표했지만 의료계에서는 여전히 정부의 노력이 더 필요하다고 강조하고 있다. 

최근 열린 대한환자안전학회 춘계학술대회에서 “지금 우리나라의 환자안전 대책은 조각 조각나있다. 구멍들을 손가락으로 막고 있어 언제 무너질지 모르는 상황”이라는 세종병원 전진학 감염병센터장의 지적처럼 땜질식이 아닌 혁신적인 개선방안이 필요해 보인다.
조민규 기자 kioo@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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