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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년, 선거를 말하다] 변화는 시작됐다

[청년, 선거를 말하다] 변화는 시작됐다

민수미 기자입력 : 2018.06.07 06:00:07 | 수정 : 2018.06.25 17:53:03

[편집자주] 청년은 변화의 주역이었다. 1960년 4·19 혁명부터 87년 6월 항쟁까지. 이들은 헌법을 바꾸고, 민주주의를 실현했다. 역사의 한 가운데 늘 이들이 있었다. 현재, 청년은 여전히 변화를 이끌고 있을까. 

20·30대 투표율은 항상 낮았다. 누군가는 청년의 정치 무관심을 탓했다. 취업 준비, 스펙 쌓기 등에 몰두해 사회에 관심을 두지 않는다는 지적이 일었다. 청년이 정치와 사회를 망치고 있다는 비판론도 등장했다. 낮은 투표율은 정말 청년만의 탓일까. 쿠키뉴스 기획취재팀은 총 4편에 걸쳐 투표로 보는 청년의 과거와 현재 그리고 미래를 짚어본다. 

‘우리가 변하기 전엔 아무것도 변하지 않는다.’

호주 작가 앤드류 매튜스의 말처럼, 변화의 필요성을 체감한 우리나라 20·30대 젊은 유권자들이 움직이기 시작했다. 정치에 있어 ‘행동하지 않는 자’라는 핀잔을 들어야 했던 현실에 반기를 든 것이다. 총 6차례 치러진 지방 선거 투표율에서 반등하는 그래프를 그린 세대는 20·30대가 유일하다. 물론 투표율만으로 이들의 정치참여를 논할 수 없다. 선거나 투표는 정치참여 형태의 일부분일 뿐, 결국 영향력을 키우기 위해서는 다양한 관심과 행동이 따라야 한다. 

▲ 정치 토론은 기본…정부에 정책 제안도

정치참여 형태는 다양하다. 그중 기본은 정치에 관심을 두는 것이다. 정치 현안과 정책 방향에 대해 이야기 하며 사회에 목소리를 내는 젊은이들이 늘고 있다. 청년들의 노동권 향상을 위해 생긴 노동조합 ‘청년유니온’. 청년유니온은 최근 6·13 전국동시지방선거를 앞두고 26개 청년단체와 함께 ‘2018 지방선거 청년공동행동’ 발족식을 열었다. 청년공동행동은 지자체 전체 예산 대비 3% 청년정책 할당, 청년 전담조직 신설·위상 강화 등 10가지 요구안을 발표해 청년정책 확대를 촉구했다. 또 지방선거와 관련해 시민과 청년들의 의견을 듣는 ‘버스킹 토킹’ 행사를 준비, 젊은 세대의 생각을 우리 사회에 반영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김병철 청년유니온 위원장은 “2010년 출범 이후 조합원 가입 인원이 꾸준히 늘고 있다.”며 “특히 촛불시위를 계기로 정치 권력을 감시하고 제대로 된 방향을 제시하겠다는 청년들이 많아졌다.”고 설명했다. 김 위원장은 “한국의 복지제도, 노동권 등 법의 사각지대에 놓인 청년들의 더 나은 삶을 위해 지자체에 조례를 요구하는 등 청년 정책 발전을 위해 여러 방법을 모색하고 있다.”고 밝혔다.

예비 유권자인 청소년들도 정치문제 관심을 갖고 참여를 확대하고 있다. 청소년 정치외교단체  ‘YUPAD’(전국청소년정치외교연합, Youth Union of Politics And Diplomacy)는 2009년 설립됐다. 전국 60여 교와 연합회장 및 임원진, 지역별 Union으로 구성돼있다. 이들은 토론 이외에도 지자체에서 운영하는 ‘청소년 참여위원회’, 여성가족부의 ‘청소년 특별회의’를 통해 청소년 정책을 발굴하고, 이를 정부에 제안하는 등 적극적인 활동을 펼치고 있다.

YUPAD 동아리 소속 용인한국외국어대학교부설고등학교 한예준(15)군은 “지난 4월에는 교내에서 ‘제주 4·3 사건’과 관련해 SNS 릴레이 운동을 벌였다.”면서 “투표는 못 하지만 토론과 운동을 통해 우리 사회가 나아가야 할 방향에 대해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다. 같은 학교 김한비(16·여) 양은 “우리는 장차 유권자로서 정치를 이끌어나갈 세대가 될 것”이라며 “현재에 머물러 있기보다는 정치와 미래를 논의하고 준비하는 것이 청소년의 임무라고 생각한다.”고 소신을 내비쳤다.

사진=환경보건시민센터 제공

▲ ‘불매운동으로 말한다’ 정치적 소비

정치에 대한 관심이 모든 것을 해결할 수는 없다. 보다 적극적인 활동이 수반되어야 한다. 그중 하나가 ‘정치적 소비’다. 정치적 소비는 정치적 이유를 근거로 특정 상품을 구매하거나 불매하는 소비자 행동을 말한다. 구매 혹은 불매 함으로써 기업에 영향력을 행사하고 국가 정책에 대한 만족도를 나타낸다. 청년 주도의 정치적 소비는 꾸준히 이어지고 있다.

지난해 11월 제주 구좌읍의 한 음료제조회사에서 현장실습을 하던 고등학생이 불의의 사고로 숨졌다. 광주지방고용노동청 제주근로개선지원센터는 사고 원인으로 적재기 설비 주위 안전장치 미설치를 지적했다. 이에 녹색당 청년 조직인 제주청년녹색당은 “학생 인권을 보호할 책임을 망각한 업체의 제품을 이용할 수 없다.”며 불매운동을 벌였다. 이들은 “제주도청에서 보조금을 받아 생산한 제품을 전국에 판매하는 해당 기업이 도내의 청소년 노동까지 착취했다.”면서 청소년 인권을 침해하는 업체를 찾아 불매운동을 확산해 나가겠다고 선언했다.

지난 2016년에는 대학생 단체가 ‘가습기 살균제 사태’ 가해 기업 ‘옥시레킷벤키저’ 제품 불매 운동을 진행했다. ‘성공회대 학생모임’과 ‘청년참여연대’로 구성된 이 단체는 △가습기살균제 제조·판매사와 정부의 사태 책임 인정 검찰수사 적극 협조 △옥시 외 애경·롯데마트·홈플러스·이마트 등 대형마트의 책임 있는 행동 △국가의 적극적인 피해자들 배·보상 조치 등을 촉구하며 가습기 살균제 사태 해결에 힘을 보탰다. 단체는 “국민들이 안전한 삶을 누릴 수 없는 데 대해 우리 청년들이 문제를 제기하고 불매 운동에 동참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반대로 구매 운동을 통해 정치 의사를 밝힌 경우도 있다. 사이버 외교 사절단 ‘반크’(VANK: Voluntary Agency Network of Korea) 소속 청소년들이 ‘독도 지우개’ 판매 사업을 알리기 위해 포스터를 제작, 홍보에 동참했던 사례가 대표적이다. 독도 지우개는 수익금 일부를 ‘독도 알리기 사업’에 후원하는 제품으로 기업의 사회 공익적 가치가 담겼다. 

▲ 엄숙함은 옛말…‘국민청원’으로 더 가까워진 정치참여

개인이 할 수 있는 공식적 정치 참여에는 ‘기부’도 있다. 정치 후원금은 특정한 정당이나 정치인을 후원하기 위해 개인 또는 후원회 등이 제공하는 합법적 정치 자금이다. 

20·30대가 주로 이용하는 온라인 커뮤니티와 카페에는 특정 정당 후원 요청 글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정당 후원금을 내는 방법을 공유하거나 후원 인증 사진을 올리며 또래 네티즌의 참여를 유도하기도 한다. 

쿠키뉴스 기획취재팀은 중앙선거관리위원회를 통해 20세부터 39세까지 젊은 유권자들의 정치 기부 활동을 조사했다. 2013년부터 2017년까지 5년간, 연간 300만원 초과해 정치인 후원금을 낸 기부자를 집계한 것이다. 기본 정보가 누락된 인원을 제외한 결과 2013년 64명, 2014년 105명, 2015년 56명, 2016년 119명, 2017년 104명의 젊은 유권자들이 고액을 기부, 활발한 정치 참여를 보여줬다.

국민이 국가기관에 의견을 개진하는 ‘청원’ 역시 정치 참여 형태의 하나다. 특히 문재인 정부 출범 100일을 맞아 개설된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의 경우 많은 시민의 참여로 법 개정까지 끌어냈다. 그중 청년들과 청소년들의 활동도 눈에 띈다. 지난 2012년에 제대한 한 예비군 청원자는 “신무기와 신기술 도입 등이 전부가 아니다. 대한민국 청년으로서 국방의 의무를 하는 친구들의 건강과 군 체계의 개혁이 필요하다.”며 군 의료체계 개혁을 촉구했다. 중소기업에 재직 중인 20대 한 청원자는 ‘청년내일채움공제’ 소급 신청 기준 날짜 연장, 제주도에 사는 20대 청원자는 중국인들의 제주도 무비자 입국 개선, 청소년 청원자들은 교육 개혁, 대학 입시 제도 개선안 등을 요구하며 청원을 통해 실질적인 정책 방향을 제언하고 있다. 

쿠키뉴스 기획취재팀 민수미, 신민경 기자 min@kukinews.com

사진=박태현 기자 pth@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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