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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옐로카드] 마지막까지 의문부호 달린 신태용표 스리백

마지막까지 의문부호 달린 신태용표 스리백

이다니엘 기자입력 : 2018.06.04 16:46:44 | 수정 : 2018.06.08 17:46:01

3일 오스트리아 비엔나 국제공항에 도착한 신태용 감독. 사진=대한축구협회 제공

"스리백 하면 맨날 지는데 왜 또 하는지 모르겠어요."

보스니아전이 끝난 뒤 경기장 인근에서 만난 택시기사 A씨는 자못 진중한 목소리로 이 같이 말했다. 그는 운전하는 중 “포백을 하면 월등히 좋은 경기력이 나오는데, 잘 하는걸 더 열심히 연습해야 되는 거 아니냐”고 반문했다. 

A씨의 평가는 솔직하면서 정당하다. 정도의 차이는 있지만 전문가들도 비슷한 시선으로 현 대표팀을 지켜보고 있다.

신태용 감독이 이끄는 축구대표팀은 1일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보스니아헤르체고비나와의 국내 마지막 A매치 평가전에서 1-3으로 패했다. 

가상의 스웨덴전을 상정한 이번 경기에서 한국은 스리백을 내세웠다. 주로 중앙 미드필더로 뛰었던 기성용이 센터백으로 내려오고, 양쪽에 오반석, 윤영선이 섰다. 사이드에는 공·수 밸런스를 고려해 김민우, 이용이 자리했다.

결과는 처참했다. 3차례 실점 상황이 모두 측면 수비 불안에서 발생했다. 알려진 대로 스리백은 양쪽 사이드에 약점이 있다. 전술적으로 기민한 마킹이 이뤄져야 하지만 이날 경기에선 실수가 반복적으로 나왔다. 같은 선수에게 3실점을 헌납한 것만 봐도 문제는 명백하다. 집요하게 우측 침투를 감행한 에딘 비스카가 편안한 상황에서 연달아 골망을 흔들었다.

신태용표 스리백은 좋았던 적이 없다. 지난해 7월 지휘봉을 잡은 후 러시아, 모로코, 폴란드전에서 3+2 변형 스리백을 사용했지만 모두 좋지 않았다. 3경기에서 10실점으로 와장창 무너졌다. 폴란드전의 경우 전반을 채우지 못하고 결국 포백으로 전환했다.

월드컵 첫 상대인 스웨덴은 4-4-2 포메이션이 플랜A다. 한국이 전력상 열세임을 감안할 때 4-4-2 맞불은 좋은 대처가 아니다. 신태용 감독도 이를 인지한 듯 오래 전부터 스리백 가동을 공언했다. 상대 투톱을 3명의 수비로 막아 수적 우위를 점하고, 양 사이드는 윙어(윙백)와 중앙 미드필더가 상호 보완적으로 책임지는, ‘스웨덴전 맞춤 전술’이다.

그러나 충분히 숙달되지 않은 전술은 더 큰 문제를 일으킬 수 있다. 보스니아전이 좋은 사례다. 보스니아의 피파랭킹은 41위, 스웨덴은 23위다. 단순 숫자뿐 아니라 전력 면에서도 스웨덴은 훨씬 강하다. 이대로라면 본선에서 스웨덴에 크게 흔들릴 가능성이 있다.

신 감독 역시 수비 숙련도가 엉성했음을 인정했다. 경기 후 기자회견에서 “무의식적으로 선수들이 안쪽으로 좁혀 들어가다 보니깐 상대에게 기회를 많이 줬다”면서 “수비 전술에 있어서 손을 좀 많이 보고 투입하다 보니깐 조직력에서 실수가 나왔다. 결과를 가져오지 못한 점에 대해 죄송스럽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다만 “남은 기간 손발을 맞추면 오늘보다 훨씬 수비 조직력이 좋아질 거라 본다”면서 스리백이 여전히 살아있는 카드임을 암시했다.

숙달되지 않은 전술은 아무리 ‘맞춤형’이라 해도 최악의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 이날 리베로로 출전한 기성용은 볼 간수나 경기 조율에서 탁월한 능력을 갖고 있지만 신장이 큰 선수를 상대할 때 역효과가 날 수 있다.

박문성 SBS 스포츠 해설위원은 “지금껏 대표팀에서 스리백을 전혀 안 쓴 건 아니지만 오랜 시간 반복해서 훈련한 건 아니다. 보스니아전에서 빈 공간 커버나 측면에서의 역할 분담 등 1차적인 어려움이 많았다”고 지적했다.

또한 “스리백은 오프사이드 트랩 활용에서 포백 대비 더 긴밀한 팀워크를 요구한다. 마찬가지로 많은 시간 호흡을 맞춰야 한다”면서 “김민재 등 전술 이해도가 높은 수비수가 부상으로 이탈한 상황에서 보스니아전의 변형 스리백은 (월드컵에서 활용하기에) 아니다”라고 평가했다.

이어 “경기 중 스리백을 사용하는 상황이 나올 수 있지만 당장은 포백을 활용하면서 미드필더에 선수를 더 두는 게 나을 것으로 보인다”고 내다봤다.

지난 3일 출국한 대표팀은 오스트리아에서 최종 담금질 중이다. 대표팀은 7일 볼리비아, 11일 세네갈과 평가전을 통해 마지막으로 실전 감각을 끌어올린다. 다행히 신태용 감독의 ‘믿을맨’ 장현수가 부상에서 복귀해 정상적으로 훈련을 소화하고 있다. 남은 기간 스리백 완성도를 높일지, 원래 잘 하는 포백을 적극 활용할 지는 신 감독의 선택에 달려있다.

이다니엘 기자 dne@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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