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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기자의 게임 들춰보기] ‘카이저’, 두 번째 자체 IP로 ‘리니지’ 정조준

김정우 기자입력 : 2018.06.03 00:24:17 | 수정 : 2018.06.04 10:48:10

'카이저' 홍보 모델 유지태. 사진=넥슨

넥슨이 모바일 MMORPG(대규모다중접속역할수행게임) 시장에서 신작 ‘카이저’로 엔씨소프트의 ‘리니지M’에 정면으로 도전한다. 오는 7일 정식 출시를 앞둔 상황에서 4일 사전오픈으로 예열에 나선다.

카이저의 개발사는 ‘MMORPG 명가’를 자처하는 패스파인더에이트로 ‘리니지2’ 개발자 출신 채기병 PD를 비롯한 70여명의 인력과 개발비 100억원을 투입, 3년의 개발 기간을 거쳤다.

카이저를 서비스하는 넥슨 입장에서는 모바일 시장에서 지난해 넥슨레드의 ‘액스’에 이어 또 하나의 자체 IP(지식재산권)로 도전장을 낸 셈이다. 같은 장르 매출 상위권에는 리니지M을 비롯해 ‘검은사막 모바일’, ‘리니지2 레볼루션’ 등이 버티고 있다.

진영 간 RvR(세력전) 콘텐츠에 치중한 액스와 달리 자유로운 거래를 통한 시장경제, PvP(이용자 대전) 등 MMORPG 주요 시스템을 구현한 ‘성인용’ 컨셉트로 사전예약 1개월여 만에 신청자 100만을 돌파했다.

카이저의 오픈월드 스크린샷

카이저는 풀 3D 그래픽으로 채널과 구역 구분 없는 4㎢ 규모의 단일 오픈월드 방식을 구현, 게임 이용자들 간 한정된 자원을 차지하기 위한 상호작용을 유도한다. ‘황제’를 의미하는 ‘카이저(Kaiser)’를 게임명으로 사용한 것부터 기획 의도가 다분히 드러난다.

게임 시나리오 프롤로그는 ‘로럴스피어’ 영지에 발생한 게이트로부터 몰려드는 악마의 침략에 궁지에 몰린 영주와 기사들이 최후의 방어선 ‘글로스터’ 일대에서 모험가들의 도움을 기다린다는 비교적 단순한 구성이다.

캐릭터 클래스(직업)는 육중한 갑옷과 방패를 사용하는 ‘전사’, 원거리 광역 공격을 구사하는 ‘마법사’, 두 자루 단검을 사용하는 ‘암살자’, 원거리에서 활로 강력한 공격을 가하는 ‘궁수’ 기존 MMORPG 장르에서 익숙한 4종이다. 리니지2와 ‘아이온’이 연상되는 디자인을 갖췄다.

캐릭터 육성은 레벨업에 따른 스탯(능력치) 포인트와 스킬 포인트 배분을 통해 이뤄지고 기본 무기․방어구 아이템의 강화 외에 별도 옵션을 부여하는 재련, 30종의 펫, 4가지 속성의 ‘샤드’ 부가 능력치 등 많은 부분을 신경 써야 하는 구조다. 레벨 육성과 장비 강화에만 집중하는 최근 추세보다 2000년대 초반 리니지2 이전 세대 MMORPG에 가깝다.

사냥을 통해 획득한 아이템으로 필요한 아이템을 제작하거나 특수 아이템을 추가해 거래할 수도 있다. 게임에서 구할 수 있는 아이템은 획득 가능한 위치를 확인할 수 있고 제작으로 획득 가능한 아이템은 무기, 방어구, 장신구, 소모품 등이다. 채집과 재료 전용 던전도 마련됐다.

1:1 거래는 '다이아' 재화를 통해서만 가능하다.

특징적인 시스템은 ‘1대 1 거래’와 ‘행운의 분수’, ‘장원쟁탈전’을 비롯한 PvP 등이다.

1대 1 거래는 게임 내 획득한 아이템을 유저간 거래할 수 있는 시스템으로 유료 재화인 다이아를 이용해 거래를 진행할 수 있다. 아이템끼리 거래는 불가능하고 거래 시 수수료가 발생된다. 이외 아이템 거래소 기능도 준비 중이다.

PC MMORPG에서 익숙했던 1대 1 거래는 이용자 간 시세 형성으로 시장경제를 가능케 하지만 사행성이나 유료 아이템과의 균형 문제를 유발할 수 있어 기존 국내 MMORPG에서는 찾아볼 수 없었다. 시장경제를 내세운 리니지M도 거래소 외에 1대 1 거래는 지원하지 않는다.

거래 시스템과 함께 카이저의 18세 이용가 콘텐츠인 행운의 분수는 게임 내 재화인 ‘골드’를 던져 아이템을 획득할 수 있는 시스템이다. 재화를 투입해 확률에 따른 보상을 취한다는 점에서 사행성 요소가 있다.

행운의 분수 NPC를 통해 사냥에 유용한 버프를 제공하고 5단계 상태에서 골드를 던지면 특정 확률로 서버 내 전체 이용자에게 버프를 제공한다. 골드가 누적된 행운의 분수에 골드를 던지면 단계별로 일정 확률에 따라 아이템이나 골드를 얻을 수 있다.

아울러 대규모 집단 전투 장원 쟁탈전과 필드에서의 자유로운 실시간 PvP를 지원한다. 액스와 같은 RvR 중심 MMORPG와 달리 캐릭터 사망 시 경험치 또는 아이템 손실이 있다는 점에서 리니지2와 유사하다.

길드 간 50대 50 전투로 진행되는 장원 쟁탈전은 특정 지역 거점인 ‘장원’의 소유권을 두고 경합을 벌여 승리 시 명예를 과시하거나 공동체 활성화를 위한 ‘아지트’를 활용할 수 있다.  세금을 걷거나 특산물을 획득하는 등 이익을 취할 수 있다는 점 역시 리니지 시리즈의 ‘공성전’에 비견된다.

길드는 ‘친구’, ‘파티’ 외에 이용자 간 유대감을 형성할 수 있는 MMORPG의 주요 공동체 콘텐츠다. 길드 레벨은 1에서 25레벨까지며 레벨 단계에 따른 효과가 제공된다.

넥슨은 카이저에 많은 이용자가 동시 접속해도 쾌적한 환경에서 게임을 플레이할 수 있는 서버 환경을 지원한다고 설명했다. 이용자 간 단일 오픈월드에서 거래와 PvP 등 다양한 상호작용 연동이 실시간 이뤄져야 하는 MMORPG를 PC 환경 수준으로 구현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홍보에도 적극적이다. 지난 4월 19일부터 넥슨은 사전예약을 진행하며 30~40대 성인 이용자를 주 대상으로 카이저의 마케팅을 전개해 왔다.

먼저 성인용을 뜻하는 ‘R등급’ 이미지를 내세워 배우 유지태를 모델로 광고를 선보였으며 LG전자의 ‘G7 씽큐’ 스마트폰 구매 시 25만원 상당 한정 아이템을 지급하는 공동 마케팅도 진행했다. 온라인 방송 스트리머를 초청해 비공개 VIP 테스트를 진행하기도 했다.

김현욱 넥슨 모바일사업E실 실장(왼쪽과) 채기병 패스파인더에이트 PD.

카이저의 전반적인 게임 구성은 현재 구글 매출 1위에 있는 엔씨소프트의 리니지M과 유사한 방향성을 가진다. 성인 이용자를 중심으로 아이템 시세 형성을 통해 게임 몰입을 높이고 캐릭터 사망 패널티와 길드 중심의 권력 구조를 갖춘 점이 특히 비슷하다.

이 같은 방향 설정은 카이저의 흥행에 ‘양날의 칼’이 될 가능성이 있다. 이미 고정 이용자층을 확보한 리니지 시리즈에 전혀 새로운 IP로 도전해야 하는 동시에 18세 이용가 등급으로 청소년 이용자층은 포기해야 하기 때문이다.

게임성 면에서도 PC MMORPG의 선례를 보면, 2000년대 초반 게임 내 리니지처럼 공동체 중심의 부와 권력의 집중, 많은 시간과 노력이 드는 캐릭터 육성 등은 더 이상 주류가 아니다. 스토리 진행과 함께 빠르게 캐릭터를 육성하고 최고 레벨부터 다수가 패널티 부담 없이 즐길 수 있는 콘텐츠가 최근의 추세다.

경쟁작도 만만치 않다. 2D 방식으로 이미 출시 1년이 지난 리니지M을 빼도 화려한 그래픽과 방대한 세계관, 나름의 경제 시스템을 갖춘 검은사막 모바일이 있으며 핵 앤 슬래시 방식 액션성을 갖춘 ‘뮤 오리진2’, 공중전 요소를 선보일 ‘이카루스M’ 등과도 시기적으로 충돌한다.

반면, 엔씨소프트 입장에서는 카이저가 흥행에 성공할 경우 한창 개발 중인 ‘리니지2M’과 겹치는 부분에 고민이 생길 수 있다. 3D 오픈월드에서 벌어지는 길드 중심의 전투와 경제는 PC판 리니지2의 핵심이었으며 캐릭터 구성과 디자인 면에서도 닮은 점이 있기 때문이다.

결론적으로 카이저는 특정 이용자층을 공략하는 넥슨의 또 다른 시도다. PC 게임 IP를 재해석한 모바일 MMORPG가 주류를 이루는 가운데 넥슨은 두 번째 자체 IP로 도전장을 내밀었다. RvR을 앞세운 액스에 이어 MMORPG 핵심 콘텐츠를 모바일로 이식한 이번 작품에 업계는 예의주시하고 있다.

넥슨과 패스파인터에이트 측은 카이저를 ‘긴 호흡의 성장 곡선을 가진 완성도 높은 한국형 모바일 MMORPG’라고 설명하고 “노력과 게임 플레이에 맞춘 성장을 적극 지원하고 1대 1 거래 도입을 통해 진정한 자유경제를 실현하겠다”고 강조했다. “새로운 경쟁력을 갖춘 자체 IP로 자리매김할 것”이라는 기대감을 내비치기도 했다.

김정우 기자 tajo@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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