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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절한 쿡기자] 자유에는 책임이 따른다

자유에는 책임이 따른다

민수미 기자입력 : 2018.05.31 12:23:38 | 수정 : 2018.05.31 12:24:22

‘김밥에 오이 좀 빼주세요’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을 살펴보던 쿡기자의 눈이 흔들렸습니다. ‘김밥에 오이를 빼달라니. 여기가 천국의 맛을 낸다는 유명 프랜차이즈 김밥집 홈페이지였던가’ 순간 혼란스러웠죠. 청원 개요는 더 황당합니다. “오이 넣는 김밥집 사장은 구속해야 한다. ‘김밥 오이 금지법’을 제정해 달라”는 내용입니다. 

국민청원 게시판은 ‘국민이 물으면 정부가 답한다’는 국정철학을 반영하고자 청와대가 도입한 소통 수단 중 하나입니다. 문재인 정부 출범 100일을 맞아 개설됐습니다. 청원을 등록하고 30일 이내 국민 20만명의 동의를 얻으면 청와대 관계자가 관련 답변을 줍니다. 국민과의 소통을 위해 만들어진 게시판이 이같이 무분별한 청원으로 몸살을 앓고 있다는 우려에 청와대가 답변을 내놨습니다. 한 마디로 ‘문제없다’는 입장입니다. 

국민 청원 책임자인 정혜승 뉴미디어비서관은 30일 오전 청와대 페이스북 라이브 ‘11:50분 청와대입니다’에서 무분별한 청원이 계속 올라와 본래 국민 청원 취지를 해치는 것 아니냐는 비판에 “게시판이 놀이터가 되지 못할 이유는 없다”고 말했습니다. “장난스럽고 비현실적인 제안도 이 공간에서는 가능하다”며 “국민이 분노를 털어놓을 곳도 필요하다”는 이야기입니다. 정 비서관은 “원래 온라인 공간이라는 게 자유롭게 의견이 오고 간다”며 “열린 공간이고 많은 주장이 제기되다 보니 다소 거부감이 들 거나 비현실적인 내용이 있다. 전부 합리적이고 청정하면 좋겠지만 그게 현실적이지 않다”고 덧붙였죠.

다만, ‘사형 청원’은 주의를 부탁했습니다. 정 비서관은 “분노하는 것도 민심”이라면서 “단 기준이 있다. 욕설, 비방, 허위정보, 명예훼손 글은 삭제한다고 공지했다. 같은 이용자가 도배를 한다 거나 청소년에게 유해한 내용도 삭제한다”고 밝혔습니다. 최근 배우 수지, 이광수, 가수 이홍기 등 연예인의 사형을 요구하는 청원이 올라와 논란이 된 점을 지적한 것인데요. 이들은 각각 성폭력 가해자 처벌 요구 청원 동참, 방송 중 부적절 발언, 문제의 소지가 있는 BJ 방송 시청을 이유로 사형 청원 대상자가 되어야 했습니다. 이로 인해 청원 게시판이 ‘비난 창구’로 이용되고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기도 했고요. 

김밥에 오이를 빼 달라는 등의 하찮은 내용의 청원은 그렇다 치더라도 사형 청원이라니요. 온라인상에서는 “사람 목숨으로 장난치는 이들의 행태를 더는 두고 볼 수 없다”며 해당 청원인 처벌을 요구하는 글이 올라오기도 했습니다. 자유와 방종, 비판과 비난의 차이는 크지 않습니다. 국민을 위해 만든 소통 창구를 이용하는 건 분명 우리의 권리죠. 그러나 자유는 책임지는 사람의 몫이라는 걸 기억해야 합니다. 

민수미 기자 min@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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