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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동학대 근절, 법과 인식 제고 모두 필요하다

아동복지법 조항 개정 및 양부모 편견 버려야

김양균 기자입력 : 2018.05.31 00:14:00 | 수정 : 2018.05.30 23:47:28

#지난해 10월 13일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국정감사 자리. 아동학대 피해 엄마인 김미숙씨(가명)가 자녀의 사진을 언론에 공개했다. 사진 속에는 끔찍한 상처를 입은 김씨의 자녀의 모습이 찍혀 있었다. 사진을 든 김씨의 손은 바들바들 떨렸고, 눈에선 하염없이 눈물이 흘렀다. 학대 가해자는 친부였다.  

“친부는 생후 100일도 되지 않은 아이를 학대했다. 병원에 아이를 데려갔지만, 의사는 ‘찰과상’이라고만 진단하고는 아무런 조치도 취하지 않고 집으로 돌려보냈다. 최초 아이의 상태를 접한 의사가 아동학대 의심 사실을 고지하기만 했어도 지금처럼 아이가 더 큰 상처를 입고 뇌병변 1급 장애에 이르지는 않았을 것이다. 아동학대 피해자들을 위한 법은 없다.”  

자료=2016 전국아동학대 현황보고서


지난 2000년 ‘아동복지법’이 개정된 이후 18여년에 걸쳐 정부는 아동학대 예방 활동을 꾸준히 벌여왔다. 문재인 정부도 100대 국정과제의 하나로 아동학대 근절을 천명한 바 있다. 

그럼에도 2001~2016년 기간동안의 통계는 아동학대 신고접수 및 의심사례 건수가 큰 폭으로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곧 우리사회에서 잠재적인 아동학대 사례가 만연한 상태일 수도 있음을 시사한다.

주목해야할 것은 2016년 아동학대 피해아동에 대한 초기조치와 최종조치는 ‘원가정보호’가 가장 많았다는 점이다. 원가정보호는 아동이 주 양육자에 의해 계속해서 보호를 받는 조치를 말하며, 조사 결과 77.9%이었다. 친족, 연고자, 가정위탁, 일시, 장기, 병원입원 등에 의해 보호를 받는 ‘분리보호’ 21.9%, ‘사망’ 0.2% 등이었다. 

그리고 최종조치는 ‘원가정보호’ 72.6%, ‘분리보호’ 19.9%, ‘사망’ 0.3% 등이었다. 초기조치로 ‘분리보호’된 이후 학대발생 가능성이 없다고 판단될 때 다시 가정으로 복귀시키는 방식이었다. 

관련해 전문가들은 법의 정비가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아동학대 신고의무를 모든 국민으로 확대하는 방안이 그것이다. 발견되어야 할 아동학대 미신고 사례가 여전히 많이 남아있을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2015년 외국의 피해아동 발견율을 보면, 미국이 9.2‰, 호주가 8.5‰였다. 이는 2016년 한국이 2.15‰의 발견율과 비교해볼때 외국이 아동학대에 사회적인 관심이 더 높음을 반증하다. 

현행 ‘아동학대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은 누구나 아동학대범죄를 인지하거나 의심이 있는 경우, 아동보호전문기관 및 수사기관에 신고하도록 하고 있다. 법은 신고의무자가 아동학대를 신고하지 않을시, 500만 원 이하의 과태료를 부과한다고 적시하고 있다. 

그러나 한국의 아동학대에 대한 낮은 발견율은 신고를 임의규정으로 한정시켜두었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이를 강행규정으로 강화, 아동학대에 대한 사회 일반의 감수성을 제고해야한다고 제안한다.  이와 함께 용어 ‘정리’도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높다. 전통적인 혈연 중심의 가족관계에서 ‘계부’와 ‘계모’는 여러 편견에 시달려왔다. 특히 양부모가 아이를 학대하는 사건이 보고되면, 친부모보다 몇 배는 더 큰 비판을 받은 것도 사실이었다.  

통상 아동에 대한 학대의 주체가 ‘양부모’라는 편견과 달리, 통계 결과는 정반대다. 실제 2012~2016년간 아동학대 사례를 보면 대부분의 아동학대가 친부모에 의해 자행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만약 향후에도 지속적으로 아동학대 사례와 관련, ‘계모’나 ‘계부’ 등의 용어가 현재처럼 남발될 경우 이들의 존재가 곧 학대 가해자로 비쳐질 수 있다. 이는 아동학대행위자의 통계 결과를 왜곡할 가능성이 없지 않다. 

전문가들은 언론 보도 등에서 양부모의 가해가 지나치게 강조되면 혈연중심의 정상가족 이데올로기를 재강화하는 역기능마저 초래된다고 우려한다. 이는 현대의 다양한 가족구성 형태에 대한 고정관념과 편견, 차별을 조장할 수 있다는 것이다.

김양균 기자 angel@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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