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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증권사 노조 정치 활동 금지, 사측 스스로 돌아봐야

증권사 노조 정치 활동 금지, 사측 스스로 돌아봐야

유수환 기자입력 : 2018.05.30 14:58:14 | 수정 : 2018.05.30 20:02:47

“일반 사기업의 노조원이 공무원처럼 정치활동에 침해를 받는지 이해하기 어렵다”

사무금융노조 구성원의 항변이다. 최근 금융권에서 14곳 회사의 취업규칙에서 정치활동 금지, 정당가입을 금지한 조항이 발견됐다.

증권사 중에서는 한국투자증권과 현대차투자증권이 노동조합 구성원의 정치 활동을 제약하는 취업규칙 조항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여러 가지 이유가 있지만 해석 여부에 따라 ‘코에 걸면 코걸이, 귀에 걸면 귀걸이’가 될 수 있는 모호한 내용이 담겨있다. 

현대차투자증권은 복무규정 제16조(정치활동금지)를 통해 ‘직원은 정치활동에 관여하거나 그 구성원이 되는 등 정치활동을 하여서는 아니 된다“고 규정하고 있다. 이에 현대차투자증권 관계자는 “이 같은 내용은 과거 현대차투자증권 전신 신흥증권에서 있는 규정”이라며 개선 의지를 밝혔다. 

한국투자증권은 그 내용이 모호하다. 한투증권의 취업규직 조항 세 번째 내용 중에는 ‘직원은 고객, 직원 등 회사와 관계 있는 자에 대해서는 제2항에도 불구하고, 정치활동을 해서는 아니 된다’라고 명시했다. 

이와 관련해 사무금융노조는 “회사 이름 내지 회사 직원을 내세워 정치활동을 금하는 것은 나름 근거가 있을 수 있지만, 회사와 관계있는 모든 사람들에 대해 정치활동을 금지하는 것은 지나치게 모호하고 포괄적으로 정치적기본권을 침해한다”라고 지적했다. 

노조 구성원이 정치 활동을 한다고 해서 그것이 회사의 악영향을 미치지는 않는다. 

고용노동부에 따르면 현재 사기업 내 노조들은 정치 활동 목적 달성을 위한 파업은 금지돼 있다. 노조 구성원 개개인의 정치 활동에 대해서는 제약을 두지 않는다. 노조원은 공공기관 공무원과 달리 사기업 구성원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일부 금융사들은 버젓이 취업규칙에 노조원의 정치활동을 제약하고 있다. 이는 그동안 다소 논란이 된 법률을 방치했던 고용노동부 책임도 있다. 고용노동부 관계자는 관련 논란에 대해 "최근 사무금융노조가 공식적인 공문을 통해 취업규칙 위반 여부에 대해 물은 것으로 알고 있다. 취업규칙 위반 여부는 아직 확정되지 않았고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이어 "취업규칙을 위반할 경우 시정명령과 함께 500만원 이하 벌금이 부과된다"고 덧붙였다.

회사 내 노조원이 자신의 정치적 권리를 주장하는 것이 과연 부당한 행동인지 의문이 남는다. 정치활동 제약하는 조항이 없는 곳은 여지껏 독자적 정치활동을 했다는 얘기는 없는 것 같다. 오히려 사측(오너 혹은 경영인)이 정치적 편견을 갖고 있지 않은지 돌아봐야 한다. 

실제 많은 대기업 내 오너들 중에서는 정작 자신은 정치 활동을 꺼림낌 없이 하고 있다. 김남구 한국금융지주 부회장은 지난 2009년 당시 나경원 한나라당 의원에게 500만원의 후원금을 전달한 바 있다. 

특정 정치인을 지지 혹은 후원한다고 해서 비난할 일은 아니다. 그것은 정치적 자유로 존중받아야 한다. 과거 현대가 왕회장 정주영도 대통령에 나섰으니 말이다. 이를 회사 직원들에게 동일하게 적용한다면 큰 문제가 없다. 

몇해 전 최순실 게이트를 통해 국내 정치권과 기업들의 정경유착의 민낯이 조금씩 드러나고 있다. 전경련의 경우 극우보수단체로 꼽히는 어버이연합을 지원했다는 사실이 드러나 논란을 빚었다. 대기업 오너들이 노조원들에게 강요했던 취업규칙 조항은 오히려 그들에게 필요한 것인지도 모르겠다. 

유수환 기자 shwan9@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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