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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문재인 케어에서 의사협회 패싱한 보건복지부

의료계는 국민을 중심에 둔 카드로 복지부를 압박해야

조민규 기자입력 : 2018.03.30 00:10:00 | 수정 : 2018.03.29 18:09:02

우려였지만 현실이 됐다. 우선은 의료계의 강성투쟁 인물로 알려진 최대집씨가 대한의사협회장에 당선되면서 복지부에 대한 의료계의 입장이 더 강경해질 것이라는 우려가 현실이 된 것이다.

또 의사협회가 대화와 논의보다는 강경한 입장을 유지할 경우 보건복지부가 건강보험 보장성 강화 정책 논의에서 당장은 의사협회를 배제하고 진행할 것이라는 우려도 현실이 됐다.

29일 보건복지부와 대한의사협회 국민건강수호 비상대책위원회(이하 ‘의협 비대위’), 대한병원협회(이하 병협)는 의-병-정 실무협의체를 진행했다. 그 결과는 의협 비대위의 ‘협의 중단’ 선언이었다.

이날 논의의 핵심은 ‘ 간·췌장·담낭 등 초음파(상복부 초음파) 검사의 보험적용 고시’ 진행 여부였다. 의협 비대위는 고시·시행보다는 보완 후 시행시기를 다시 논의하자는 주장이었고, 복지부는 국민과의 약속을 지키기 위해 당초 예고한 대로 4월 1일부터 시행해야한다는 입장이었다.

양측은 서로의 간격을 좁히지 못했고, 결국 협의체 자체가 깨진 것이다. 공식적으로는 ‘협의 중단’ 이었지만 의료계 일각에서는 최대집 의협 집행부가 들어서면 임기 내에 의-정 협의의 재개는 쉽지 않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이번 회의가 파행되자 최대집 의협 회장 인수위는 30일 상복부 초음파와 관련한 긴급 기자회견을 개최하겠다고 공지했다. 이 자리에서는 향후 대정부 투쟁 로드맵도 어느 정도 발표될 것으로 보인다. 당장 오는 4월 의사협회가 예정한 궐기대회부터가 관건이다.

복지부도 상황이 여의치 않다. 대통령이 건강보험 보장성 강화 대책을 직접 발표한 이후 의료계 등과 쉴 새 없이 논의를 이어왔지만 뚜렷한 성과를 만든 것이 없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마냥 의사협회에 끌려갈 수만도 없다. 때문에 의사협회를 배제한 의학계와 병원계, 시민단체 등과 공개 논의의 장을 진행하는 결정을 내린 것으로 보인다. 

그동안 의료계는 갑인 복지부의 피해자라고 주장했고, 일정 부분은 그랬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이번에는 입장이 바뀌었다. 문재인 케어를 진행해야 할 복지부로서는 의료계의 눈치를 봐왔고, 의사협회 배제를 결정한 지금도 어떻게 논의를 재개할지 고민할 수밖에 없다.

문재인 케어에서 핵심인 의사협회를 배제할 수는 없다. 하지만 이번 논의에서 의사협회 등의 주장은 너무하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과했다. 가장 대표적인 것이 이번 논의에 참여한 복지부 과장과는 대화하기 싫다며 보직변경을 공개적으로 요청한 것이다. 

협상은 상대방이 받을 수 있는 카드를 내밀어야 가능하다. 상대방이 받지 못할 카드만 내미는 것은 협상을 하지 않겠다는 것과 같다. 이번 의료계가 내민 카드가 그렇다. 

특히 이번 협상에 나선 의협 비대위는 국민도 우선순위에서 뺀 듯하다. 국민들의 의료비를 줄이기 위해 상복부 급여화를 추진하겠다는 복지부에 고시가 잘못돼 철회를 해야 한다거나, 재논의가 필요하다는 주장은 이해가 가지만 비급여(1회 보험 적용 이후 별다른 변화가 없는 상태의 반복 검사와 단순 이상 여부를 확인하는 단순초음파에 대한 본인부담률 80% 적용에 대해)를 남겨달라는 것은 이해하기 힘들다.

향후 의료계가 강경 투쟁으로 갈지는 모르겠지만 국민을 도외시한 투장을 이어간다면 국민들이 의사와 대립각을 세울 수도 있다. 앞으로는 국민이 인정하고 함께 정부에 요구해 줄 수 있는 카드를 제시해주길 기대해본다.

조민규 기자 kioo@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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