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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기자의 게임 돌려보기] ‘검은사막 모바일’, 눈은 즐겁고 손은 심심하다

김정우 기자입력 : 2018.03.09 06:35:51 | 수정 : 2018.03.09 09:16:50

'검은사막 모바일'은 육성부터 탈것, 반려동물, 채집 등 원작의 다양한 콘텐츠를 이어받았다.


펄어비스의 첫 모바일 MMORPG(대규모다중접속역할수행게임) ‘검은사막 모바일’이 흥행 궤도에 안착했다. 차별화된 그래픽과 게임성, 운영 등으로 호평을 받는 가운데 추가 콘텐츠와 밸런스 조정 등 장기 흥행 과제 해결을 앞두고 있다.

검은사막 모바일은 출시 이틀 만인 지난 2일부터 9일 현재까지 구글 플레이스토어 게임 매출 순위 2위를 지키고 있다. 평점도 꾸준히 올라 4.0점을 기록 중이며 애플 앱스토어까지 양대 앱마켓 인기 순위 정상을 차지했다. 매출 1위의 ‘리니지M’의 평점은 3.5, 3위 ‘리니지2 레볼루션’은 3.8점이다.

펄어비스는 글로벌 시장까지 진출한 PC온라인 MMORPG ‘검은사막 온라인’ IP(지식재산권)를 기반으로 검은사막 모바일을 선보였다. 올해 안에 콘솔 버전까지 공개할 계획으로 원작의 분위기를 적잖게 재현해 냈다.

▶ 검은사막의 세계

광원 효과 등 그래픽 연출은 수준급이다.


우선 펄어비스 자체 엔진으로 개발된 검은사막 모바일은 기존 모바일 MMORPG들의 한계를 넘는 3D 세계를 제공한다. 단순히 캐릭터와 사물을 3D로 구현하고 시점 변경을 지원하는데 그치지 않고 높낮이가 다른 사물 또는 지형을 올라타거나 넘을 수 있다. 점프도 가능하며 타 게임들보다 자유롭게 다닐 수 있는 범위가 넓다.

그래픽 자체도 원작의 사실적인 분위기를 이어받아 우수한 수준의 질감 묘사와 광원 효과 등을 보여준다. 여러 사물과 나무 등으로 가득 찬 배경에는 공격 시 부술 수 있는 사물이 존재하고 공격 시 시각적인 효과와 캐릭터 액션은 역동적인 카메라 워크(시점 변경)과 함께 호쾌한 느낌을 선사한다. ‘언리얼’, ‘유니티’ 등 해외 유명 게임 엔진으로 개발된 경쟁작들과 비교해도 아쉬움이 없다.

이야기가 진행되는 세계. 각각의 지역은 다시 세부적으로 나눠진다.


이처럼 높은 수준으로 3D 세계가 구현됐지만 온전한 오픈월드 형태는 아니다. 마을과 특정 지역을 이동할 때마다 전환을 위한 데이터 로딩이 필요하며 지역 범위는 마찬가지로 우수한 그래픽으로 평가 받은 ‘테라M’과 비슷한 수준이다.

단 모든 로딩 시간은 기존 게임들과 비교해 짧은 수준으로 전체적인 플레이 환경은 쾌적하다. 각종 메뉴 전환 등도 큰 지연시간 없이 즉각적으로 이뤄지며 PC 원작을 기반으로 하는 만큼 향후 개방될 월드 전체는 규모는 광범위할 전망이다.  채널 구분 없이 이용자들이 같은 공간에서 플레이하게 된다는 점도 기존 모바일 MMORPG들과 다르다.

▶ 검은사막의 콘텐츠

이야기에 따른 임무부터 반복 의뢰까지 부족함 없이 준비돼 있다.


검은사막 모바일의 차별성은 시각적 효과와 캐릭터 육성, 그리고 여러 콘텐츠에 닿는다.

캐릭터 육성은 여느 RPG와 같이 주로 사냥과 스토리에 따른 임무를 수행하며 진행된다. 캐릭터 자신 외에 원작과 같이 ‘흑정령’이라는 존재가 함께 성장해가는 형태다. 캐릭터는 사냥, 임무 등 활동 보상 경험치를 모아 레벨이 오르며 흑정령은 각종 아이템을 흡수하며 성장, 캐릭터에 능력치를 더한다.

원작을 이어받은 스토리는 흑정령을 만난 주인공이 모험을 하며 힘을 키워가는 내용으로 임무·의뢰와 함께 전개된다. 준비된 대사와 성우의 목소리 연기 등이 자연스러워 등장인물과 사건에 몰입을 방해하지 않는다. 필드에서 진행되는 임무와 의뢰는 여타 MMORPG와 비슷한 형태며 주요 사건마다 임무 인스턴트 던전에서 우두머리와 싸우게 된다. 한 지역의 우두머리는 ‘토벌’을 통해 다시 공략할 수 있고 보상으로 장비 아이템을 얻을 수 있다.

장비 강화는 직접 확률을 정해 진행하는 방식이다.


또 다른 주요 성장 요소인 장비 강화 방식은 독특하다. 게임 진행 중 획득하게 되는 ‘블랙스톤’이라는 아이템을 투입해 성공 확률을 높이고 게임 내 재화인 은화를 소모해 ‘잠재력 돌파’를 한다. 희소성 있는 자원을 들여 정해진 확률에 따라 진행하는 타 게임과 달리 이용자가 확률을 결정하고 요구되는 자원 부담도 크지 않다. 잠재력 수치는 다른 장비로 전수할 수 있다.

장신구를 제외한 각 장비에는 능력치가 붙은 ‘수정’을 장착할 수 있으며 ‘광원석’을 모아 장착함으로써 경험치 획득량을 늘리거나 아이템 획득 확률을 높이는 등 기능을 더할 수 있다. 수정과 광원석은 ‘합성’을 통해 상위 기능을 획득할 수 있다.

캐릭터와 장비 성장 외에 검은사막 모바일은 ‘영지’라는 고유 콘텐츠를 제공한다. 원작에서 각자 집을 분양받아 자신만의 공간으로 꾸미던 것과 달리 각종 건물을 짓고 영지민들을 고용, 이들의 노동을 통해 자원을 얻으며 영지를 발전시켜가는 것이 가능하다.

영지에는 블랙스톤을 만들어내는 건물부터 영지민을 유지하기 위한 식량창고, 농지, 토벌 입장 던전과 여럿이 함께 공략하는 ‘미궁’ 던전 입구 등을 지을 수 있다. 자원 교역소와 이동수단인 말을 길들여 보관하는 마굿간 등도 있다.

영지민을 고용하고 영지를 키워가는 재미가 있다.


영지는 그 자체를 가꾸는 재미부터 게임에 필요한 자원 생산 기능을 제공한다는 점에서 장수 게임으로 평가 받는 ‘서머너즈워’의 주요 콘텐츠인 섬 꾸미기와도 비슷하다. 특히 영지 관련 시스템은 본 게임성을 해칠 정도로 복잡하지 않아 검은사막 모바일만의 핵심 콘텐츠 중 하나로 평가된다.

다만 탄탄한 스토리와 독창적인 영지 시스템에도 불구하고 현재까지 검은사막 모바일은 기본적인 육성 요소 외에 별다른 즐길 거리를 제공하지 않는다.

PvP(이용자 대전) 콘텐츠는 1:1 대결이 가능한 투기장과 친선대련장 등 기본적 수준으로 필드에서의 RvR(세력전) 등 대규모 전투 콘텐츠는 부족하다. 아직 활성화 되지 않은 길드 점령전이나 업데이트 예정인 ‘라모네스 전장’의 5:5 대전 추가에 따라 캐릭터 육성 동기부여가 더해질 것으로 보인다.

또한 출시 약 1주 만인 9일 진행되는 업데이트를 통해서는 CBT(비공개 사전 테스트)에서 선보였던 ‘월드보스 크자카’가 추가된다. 다수의 이용자가 협력하는 레이드 콘텐츠로 CBT 당시 지나치게 오랜 시간이 소요되는 등 밸런스에 문제가 있던 부분을 수정해 선보인다.

▶ 전투와 액션

초반 우두머리 '빨간코'. 화려한 액션과 다양한 기술에도 자동 시스템에 의존하게 된다.


검은사막 모바일의 전투 대부분은 ‘자동’으로 이뤄진다. 터치 스위핑을 이용해 공격 스킬 세트를 전환하며 사용하거나 별도의 ‘버프’ 스킬창이 마련돼 있지만 다수의 적을 상대하는 임무와 의뢰 등 진행에서는 회피 기능 외에 수동 조작의 효율이 떨어진다.

자동 시스템은 임무·의뢰 동선의 간략화와 함께 전반적인 게임 진행을 쉽고 빠르게 해주지만 동시에 이용자에게 그 과정을 바라보는 것 외에 큰 역할을 주지 않는다. 초반 진행이 더딘 PC 검은사막 온라인의 불친절함은 개선됐지만 다소 지루함을 느낄 수 있게 됐다. 

특히 검은사막 모바일은 경직, 밀쳐냄, 넘어뜨림 등의 상태 이상 효과가 있는 여러 공격 스킬을 조합해 다양한 연계기를 구사할 수 있음에도 자동으로 진행하는 일반 몬스터 사냥에서는 그 매력을 느끼기 어렵다. 우두머리 공략마저 자동 전투의 효율성이 높아 수동 조작의 중요성은 PvP에서만 부각된다.

기술에는 다양한 부가 효과가 있다.


PvP에서는 다양한 기술 연계와 거리·방향을 고려한 조작이 요구된다. 특히 상대를 넘어뜨리는 등 기술 효과의 중요성이 높아 치열한 전투가 가능한 시스템이다. 스토리 진행에서 바라만 보던 화려한 캐릭터의 액션과 연출을 직접 조작하며 즐길 수 있게 된다.

다만 검은사막 모바일의 기본 구조 자체가 캐릭터 능력치 영향 비중이 크기 때문에 아무리 열심히 조작을 해도 일정 이상 레벨 차이가 있는 상대방을 이기기 어렵다. 반대로 레벨이 낮은 상대에게 대놓고 맞아줘도 큰 피해를 입지 않는다.

이는 비슷한 논타게팅 방식 액션성을 강조했지만 장비 능력치 차이 극복이 어려워 조작 중요성이 퇴색된 테라M과 유사하고 액션 자체는 단순하지만 레벨 차이 극복이 가능해 RvR의 재미를 준 ‘액스’와는 대비되는 부분이다.

▶ 운영·서비스

말 위에 서있는 모습의 그래픽 버그도 자주 발견됐다.


펄어비스는 검은사막 모바일에서 사전예약 500만, 출시 첫날 다운로드 100만 돌파 등 기록을 세우며 이용자가 대거 몰리는 상황에서도 여타 인기 모바일 게임보다 안정적인 서버 운영을 보여줬다.

검은사막 모바일은 출시 첫날 안드로이드 이용자 수 119만(와이즈앱 기준)을 기록했으며 126만을 기록한 리니지M은 첫날 출시 후 밤새 약 7시간 동안 접속이 사실상 어려웠다. 110만을 기록한 ‘야생의 땅:듀랑고’의 경우 약 3일 동안 접속불안에 따른 서버 점검과 증설이 이어졌다. 검은사막 모바일은 첫날 약 1시간 만에 5시간의 점검을 진행했지만 이후 ‘하이델’ 등 일부 서버를 제외하고는 접속에 큰 지장이 없었다.

결정적인 접속 오류나 대기열 등에 따른 불만은 적었지만 게임 내 사소한 오류는 자주 눈에 띤다. 초반 일부 몬스터가 죽지 않거나 임무가 진행되지 않는 렉 현상이 종종 발생했으며 이 같은 현상은 iOS 버전에서 더 자주 나타났다. 일부 캐릭터 기술 설정이나 미궁 입장 등과 관련된 오류도 발견됐지만 비교적 빨리 대응이 이뤄졌다.

몇 차례 점검을 거쳐 오류 수정과 서버 안정화가 이뤄졌지만 앱 클라이언트 자체의 불안정한 모습은 남았다. 일부 기기에서 앱을 구동하면 검은 화면만 나타나거나 제대로 시작이 되지 않는 경우가 발생했으며 간헐적으로 앱이 강제 종료되는 현상도 있었다.

펄어비스 측은 사양이 낮은 기기에서 구동 불안정 현상이 주로 발생하며 매 업데이트마다 안정화 조치가 이뤄져 이날 크자카 업데이트 이후에도 개선된 결과를 보일 것이라고 설명했다.

사실상 '뽑기' 요소는 게임 내 획득 가능한 '금주화'로 이용하는 '샤카투 상점' 정도다. 유료 '펄 상점'에서는 찾아보기 어렵다.


유료 아이템 판매 방식은 리니지M이나 리니지2 레볼루션 등 경쟁작들과 차별화 됐다. 광원석 등 일부를 제외하고 사실상 대부분의 국산 게임에서 보편적인 확률형 ‘뽑기’ 아이템을 찾아볼 수 없다. 일부 유료 꾸미기 아이템에 능력치가 부여되지만 게임 밸런스에 영향을 줄 수준은 아니며 게임 플레이 편의성을 위한 상품이 대부분이다.

유료 아이템 상점에서 쓰이는 재화 ‘펄’ 외에 게임 진행에 따라 획득 가능한 ‘블랙펄’로 대부분의 아이템을 살 수 있다. 여타 게임과 마찬가지로 성장에 따라 아이템을 제공하는 유료 패키지 상품도 있지만 필수적인 요소는 아니다. 무과금 또는 소과금 이용자의 경우에도 플레이에 큰 지장이 없어 호평을 받고 있다.

김정우 기자 tajo@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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