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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방사청 甲질에 우는 ‘기업’…474억 손실

이종혜 기자입력 : 2017.12.15 05:00:00 | 수정 : 2018.03.08 10:49:24

사진=국민일보DB

방위산업 경쟁력 강화에 앞장서야 할 방위사업청(이하 방사청)이 과도한 행정제재로 방산 업체 경쟁력을 향상시키기는커녕 오히려 깎아먹고 있어 논란이 일고 있다.

지난 4월 방사청은 “국내 최대 방산업체 H사의 협력업체인 A사가 2013~2015년 동안 허위 원가를 제출했다”며 주 계약업체인 H사와 협력업체인 A사에 대해 부당이익금 환수, 가산금 부과, 이익 삭감 등의 제재 조치를 결정했다.
 
H사는 이러한 조치로 부당이익금 1400만원 환수와 가산금 700만원을 부과받았다. 향후 3년에 걸쳐 부당이익금 1400만원의 3400배인 474억원을 이윤에서 삭감당하게 됐다. 지난해 영업이익이 269억원을 기준으로 하면 매년 영업이익의 59%인 158억원이 사라지는 셈이다.

협력업체인 A사는 국가계약법에 따라 3개월간 국가사업에 입찰 참가 자격을 제한당했다. 3년간 이윤 2% 삭감은 물론 부당이익금, 가산금으로 18억원을 환수당하며 경영위기에 직면하게 됐다.

부당이익금은 원가 오류나 원가 부정에 관계없이 기준에 맞지 않는 원가 차액이 발생하면 초과 금액에 관해 부가된다. 반면 가산금은 부당 이득금 중 원가 부정과 관련됐다고 간주되는 금액에 대하여 징벌적으로 추가 부과하는 금액이다. 

문제는 원가 자료에 대한 검증 의무는 전적으로 방사청에 있다는 점이다. 방위산업은 업체가 국가에 공급하는 ‘품목 단가’는 법령에 따라 정해진다. 단가는 업체의 이윤이 포함되고 방사청이 해마다 각 방위산업체의 이윤율을 정해서 개별 통보한다. 2015년까지는 원가계산 관련 규정에 따라 방사청이 원가 검증을 하고, 체계 업체는 그 결과를 그대로 받아들이는 구조였다.

당시 협력업체 A사는 방사청에서 통보된 이윤율에 중소기업일 경우 가산 적용되는 이윤율이 포함되어 있다는 사실을 제대로 통보받지 못했고 ‘중복 적용’ 했다.

방사청 원가 담당 직원 또한 인지하지 못했고 A사가 제출한 원가 자료에 대해 ‘적정’ 의견으로 통과시켰다.

뒤늦게 H사는 협력업체 A사가 제출한 2년치 원가 자료에 오류가 있다는 것을 먼저 발견하고 방사청에 자진 신고했다. 업체의 신고로 뒤늦게 오류를 인지한 방사청은 해당 기간 H사의 협력업체인 A사가 고의로 이윤율이 중복 가산된 원가 자료를 제출했다며 주 계약업체인 H사까지 묶어 동반 제재를 가한 것이다.

방산업계 관계자는 “협력업체가 저지른 원가 오류를 발견해 자진신고 까지 했는데 오히려 부정당업자로 몰리는 상황에서 누가 자정 노력을 하겠냐”며 “첨단무기를 조속히 전력화하고 방위산업을 수출산업으로 만들겠다는 정부의 의지와 달리 방산업계 분위기는 경직될 것”이라고 우려를 표했다.

이번 사건에 대해 법원, 국민권익위원회 역시 방사청의 잘못을 지적했다.

법원은 A사의 고의성이 없다고 판단했다. 지난 7월 서울 행정법원 제13부는 A사가 제기한 ‘입찰참가자격제한처분 취소 소송’에서 “A가 고의로 허위 서류를 제출한 것이 아니라며 원가 오류 발생 원인에는 원가 검증 책임이 있는 ‘방사청’의 귀책이 크다”라고 판결했다.

지난달 6일 국민권익위원회도 방사청에 대해 “방산기업인 H사에 대한 제재가 부당하다”며 재 판단할 것을 의결하고 관련 규정 등의 제도 개선을 권고했다.

권익위는 “중소기업 이윤율 중복 가산으로 인해 발생한 부당이득금액(1392만원)대비 H사가 추산한 향후 3년간 이윤 삭감액(474억원)은 약 3400배로 지나치게 과도하다”라고 봤다.

또한 동일한 사유로 제재를 받은 T사에 대해서도 “행정소송 결과 등을 반영해 제재를 재 판단하라”고 재차 방사청에 권고했다.

하지만 이같은 판결과 권고를 무시한 채 방위사업청은 H사, T사, A사에 대한 제재를 고수하고 있다.

H사 관계자는 “국민권익위 시정권고는 방사청이 반드시 따라야 할 구속적 효력은 없으나 해당 기관의 잘못된 처리에 관해 행정기관 스스로 바로 잡을 기회를 주는 것”이라며 “방사청이 시정 권고를 수용하지 않는다면 방사청을 상대로 소송을 제기할 수밖에 없다”라고 말했다.

방사청 관계자는 “전반적인 부분을 고려해서 고민하고 있는 단계”라며 “방사청 원가회계심의회에서 결정한 부분이라 부당이익금, 가산금 등을 당장 감경해주기도 힘든 상황”이라고 밝혔다.

이종혜 기자 hey333@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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