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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국민들은 관심 없는 명칭 변경…결국은 직능 우월주의

한방사·양의사, 국민 내세워 자기주장만 하는 의사·한의사 단체

조민규 기자입력 : 2017.11.30 11:08:44 | 수정 : 2017.11.30 11:09:00

의료기기 사용을 놓고 의료계와 한의계의 갈등이 더욱 심해지고 있다. 최근에는 명칭을 두고 새로운 논란이 야기되고 있다.

한의사의 현대의료기기 사용 갈등은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다. 특히 최근 한의사의 현대의료기기 사용을 허용하는 관련법이 국회 상임위원회에서 논의되면 감정의 골은 더 깊어졌다. 의료계는 법안을 발의한 국회의원 지역구에서 항의집회를 열기도 했다.

특히 대한의사협회를 위시해 의료계에서는 끊임없이 한의사의 현대의료기기 사용 반대 보도자료를 내고 있는데 어느 날부터인가 ‘현대의료기기’라는 명칭이 사라져 눈길을 끌고 있다.

지난 22일 대한전공의협의회는 ‘한의사 의과의료기기 허용법안 저지’를 내용으로 하는 보도자료를 배포했다. 의사협회 한방대책특별위원회도 ‘한의사 의과의료기기 사용 허용 절대 안돼’라는 보도자료를 냈다.

의료계에서 ‘현대의료기기’를 ‘의과의료기기’로 바꿔 표기하기 시작한 것이다. 분명 의료기기는 의과에서만 사용할 수 있다는 의미를 강조하고자 한 것으로 보인다.

궁금한 점은 현대의료기기라는 명칭도 그렇지만 의과의료기기라는 공식 명칭이 있는가 하는 점이다. 최초 ‘현대의료기기’ 논란이 불거졌을 때 일부에서는 요즘에 나온 의료기기만 이야기하는 것인가 하는 오해가 있었다. 한참 지나서야 모든 의료기기를 통칭하는 듯하게 되기는 했지만 애초에 용어자체를 잘못 사용했다는 생각이 든다.

그럼 ‘의과의료기기’는 어떨까. 앞에서도 말했지만 단순하게 의과에서 사용하는 의료기기를 통칭하고자 한다면 향후 새로운 의료기기를 한의과에서 사용할 경우 의과는 사용할 수 없다는 결론이 나온다. 반대로 '한의과의료기기'로 만들어 공급한다면 반대할 명분을 잃을 수도 있다. 단순한 이분법적인 구분이 될 수밖에 없는 것이다.

즉 지금 사용하는 의료기기를 지키고자 향후 나올 새로운 의료기기에 대해서는 전혀 고려가 안됐다는 생각이다. 물론 의료계에서는 의료기기 모두(현재 사용하는 의료기기뿐만 아니라 앞으로 출시되는 의료기기도) 의과에서만 사용한다는 마음을 갖고 있겠지만.

앞서 의료계 일부에서는 ‘한의사’를 비하하는 듯한 ‘한방사’로 표기하며 감정싸움을 벌이기도 했다.

대한한의사협회도 ‘의료계’라는 명칭은 가치중립적 용어로 양의사 등을 통칭할 때 사용하는 것은 잘못된 것이라며, ‘의계’ 등의 용어를 사용해 달라고 언론사에 협조를 요청했다.

대한민국 의료법 제2조 1항은 ‘의료인’을 ‘보건복지부장관의 면허를 받은 의사·치과의사·한의사·조산사 및 간호사를 말한다’라고 규정하고 있고 이는 국어사전의 정의에서도 마찬가지라며, ‘의료계’란 단어 역시 양의계와 치과계, 한의계, 조산계, 간호계를 통칭하는 단어라고 주장하고 있는 것이다.

한의사협회는 앞서 의사라는 명칭에 대해서도 같은 이유로 ‘양의사’로 바꿔야 한다며, 모든 보도자료에 의사를 양의사로 표기하고 있다.

그럼 이러한 모습을 보는 국민들의 시각은 어떨까. 일각에서는 자신들이 서로 잘났다고 싸우는 모습에 직능이기주의로 바라보기도 하지만 대부분은 관심조차 보이지 않고 있다. 

국민들은 관심 없는 명칭 갈등으로 예전에 ‘선생님’으로 불리던 존경만 더욱더 잃어가고 있는 모습이 안타깝기만 하다.
조민규 기자 kioo@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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