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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정부의정책을듣다] 이인제, 북핵문제 해법을 논하다

이인제 전 의원, 북핵문제 해법을 논하다

이소연 기자입력 : 2017.10.18 05:00:00 | 수정 : 2017.10.19 10:10:34

이인제 전 새누리당 최고위원이 쿠키뉴스 주최 ‘국정운영고위과정’에서 한반도의 정세와 북핵 문제 해법에 대해 강연했다. 

이 전 위원은 지난 12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국정운영고위과정에 참석해 ‘문재인정부의 대북 및 국방정책 평가와 과제’를 주제로 발언을 진행했다. 문정인 청와대 통일·외교·안보특보의 최근 발언에 대한 비판과 한·미동맹 강화의 필요성 등이 언급됐다.  

국정운영고위과정 다섯 번째 강연은 오는 20일 오후 3시 국회 본관에서 진행된다. 김영록 농림축산식품부 장관과 정재근 UN 거버넌스센터 원장이 연사로 나선다. 김경대 한국감정원 상임감사위원의 우수 감사 사례 발표도 있다.

아래는 이인제 전 최고위원 강연 전문이다. 

외교와 안보, 국방, 통일 문제는 좌·우파, 보수와 진보를 뛰어넘는 의제다. 정파에 따라 크게 흔들려서는 안 되는 문제다. 그러나 우리나라의 상황의 그렇지 못한 것 같다. 과거 독일의 사례를 살펴보자. 독일은 통일 이전 좌·우파 성향의 정부가 번갈아 가며 정권을 잡았으나 통일, 외교, 안보 정책에는 흔들림이 없었다. 일관된 정책을 추구했다는 말이다. 이 자리에서 문재인 정부의 대북 정책을 평가하지 않겠다. 다만 우리나라의 대북 정책과 통일, 안보, 국방정책의 큰 줄기를 설명하겠다. 

북한을 바라보는 시각은 크게 두 가지다. 하나는 평화통일을 이뤄야 할 상대로 보는 것이다. 하나의 민족이 하나의 국가를 유지해오다가 냉전 상황으로 인해 인위적으로 분단됐다. 이를 다시 하나로 통일시켜야 하는 것이 옳다. 또 다른 하나는 대한민국의 안보를 위협하는 세력으로 인식하는 것이다. 북한은 현재 우리나라에 명시적인 위협을 가하는 유일한 국가다. 북한의 위협으로부터 국가안보를 어떻게 지켜낼 것인가 하는 것이 우리가 풀어야 할 숙제다. 

과거 스위스를 방문한 적이 있다. 스위스는 유럽 대륙이 2차 대전의 재앙에 휩쓸렸을 당시 총성 한 번 울리지 않은 나라다. 스위스 정부 최고 책임자에게 “당신들은 어떻게 2차 대전의 포화 속에서 나라의 평화를 지켰느냐”고 물었다. 책임자는 “강한 군사력으로 나라를 지켰다”고 답했다. 스위스는 영세중립국을 표방, ‘공짜’ 안보를 누리고 있는 것처럼 보이지만 실상은 다르다. 스위스를 둘러싸고 있는 알프스산맥 도처가 군사 기지다. 곳곳이 요새다. 스위스 남성들은 1년에 1주일씩 총을 들고 가서 군사훈련을 받는다. 집마다 총도 다 구비돼있다. 전쟁이 나면 언제든지 실탄을 들고 나가 싸울 수 있다. 무서운 정신력을 통해 철통같은 국방 방위정책을 해나가고 있다. 2차 세계대전 때 독일의 히틀러가 스위스를 지나 프랑스를 침공할 계획을 세웠다. 이를 알게 된 스위스 정부 관계자들이 히틀러의 비서실장을 스위스로 초청, 스위스 내 방위시설을 보여줬다. 스위스의 국방력을 확인한 히틀러 측은 전략을 수정, 스위스를 거치지 않고 다른 경로로 프랑스를 침공했다. 영세중립국을 선언한다고 해서 평화가 저절로 오지 않는다. 강력하게 우리나라를 지킬 수 있는 무력이 필요하다. 

현재 한반도의 정세는 북한의 핵 도발로 인해 예측불허다. 25년 이상 지루하게 펼쳐져 온 북한의 핵 미사일도발 위기는 절정에 이르렀다. 이제는 어떤 결말이라도 나야 한다. 적당히 넘어갈 수 없는 상황이다. 북한의 핵 능력은 거의 완성단계에 와 있다. 실전 배치를 눈앞에 두고 있다. 국제사회가 결말을 내야 한다. 어떻게 결말이 나느냐에 따라 우리 민족과 대한민국의 운명이 판가름 나게 돼 있다. 북한은 핵 프로그램에 사활을 걸었다. 반면 국제사회는 북한의 핵 보유 사실을 인정할 수 없다. 핵 비확산 체계가 무너지기 때문이다. 우리나라와 일본, 대만도 핵을 개발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 도래하게 되는 것이다. 국제사회는 이러한 상황을 용인할 수 없다. 

최근 헨리 키신저 박사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대담하는 시간을 가졌다. 키신저 박사는 과거 미국 국무장관을 지내며 ‘철의 장막’ 중국을 방문, 미국과 중국의 수교를 이뤄냈다. 파리평화협상을 설계, 추진해 베트남전쟁에 종지부를 찍은 인물이다. 그는 최근 한반도의 정세가 격화되는 것에 대해 미국과 중국의 빅딜설을 주장했다. 북한의 체제를 조용히 무너트릴 힘을 중국이 갖고 있으며, 중국이 북한의 핵 프로그램을 폐기시켜야 한다고 말했다. 이후 미국은 한반도에서 철수해야 한다는 구상이다. 다음 달 트럼프 대통령이 아시아를 방문한다. 거기서 담판이 이뤄지면 큰 방향으로 북핵 문제가 정리될 것이다. 

이외에도 다양한 의견이 있다. 일부에서는 북한의 핵 보유를 인정해야 한다는 주장도 나온다. 북한이 핵 역량을 동결시키고, 미국과 북한이 평화협정을 맺은 뒤에 주한미군을 철수시킨다는 시나리오다. 즉, 북한이 말하는 그대로 해야 한다는 이야기다. 반대로 북한에 대한 군사옵션도 언급되고 있다. 한국인 최초로 미국 연방 하원의원 3선을 역임한 김창준 전 의원에게 “미국은 한반도 문제와 관련 어떤 시각을 갖고 있냐”고 물었다. 김 전 의원은 “개인적 의견으로는 무력행사는 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북한과의 전쟁은 미국의 입장에서 크게 득 될 것이 없다. 그러나 무력행사를 한다고 가정할 때, 대한민국에 절대 피해가 안 가는 방법이 선택돼야 한다. 제임스 매티스 미국 국방장관이 서울을 위협에 빠트리지 않고 군사옵션을 선택할 수 있다고 말했다. 가능하다고 본다. 북한의 전략적 거점을 무력화할 때는 핵무기로 타격하지 않는다. 만약 북한이 핵으로 공격받지 않았음에도 핵으로 대응한다면 우리 쪽에는 큰 피해가 있겠지만 북한은 일류의 공적이 된다. 향후 존립이 어려운 것이다. 전쟁을 통해 값비싼 희생과 대가를 지불하게 된다면 그 결과로 꼭 통일을 얻어내야 한다. 

간혹 통일을 두고 자꾸 평화를 말하는 분들이 있다. 그러나 북한의 도발로 평화는 깨져가고 있다. 북한에 강력하게 맞서는 것이 평화를 만드는 것이다. 북한을 앞에 두고 “우리는 전쟁이 싫다. 평화롭게 가자”고 하는 것은 위협에 굴종하는 것밖에 되지 않는다. 그런 점에서 문정인 청와대 통일·외교·안보특보의 최근 발언에는 문제가 있다. 북한의 핵 보유를 인정, 동결시킨다거나 군사훈련 중단, 평화협정, 주한미군 철수 등의 이야기를 현재 해서는 안 된다고 생각한다. 

국제사회의 압박이 지속되는 가운데, 북한이 핵과 미사일에 매달리는 이유도 살펴봐야 한다. 북한은 과거 동독이 지도상에서 사라지는 것을 지켜봤다. (동독이 서독에 흡수됐듯이) 대한민국과는 도저히 경쟁할 수 없다는 것을 깨달았을 것이다. 동독처럼 망하지 않고 북한의 체제를 유지할 수 있는 길은 미국을 한반도에서 내쫓는 길이다. 그래서 핵 능력을 키워 이를 토대로 평화협정을 체결, 미국을 내보내는 것이 핵 야망의 본질이다. 즉, 북한의 핵 개발은 대남 군사위협, 적화통일 수단인 것이다. 북한은 미국이 없으면 대한민국을 자기들이 ‘요리’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우리나라 정부 관계자 중에서 북한의 핵 개발 의도를 체제보장이라고 보는 사람들이 있는데 이는 옳지 않은 시각이다. 

북한이 핵 미사일에 매달리는 또 다른 이유는 한국과 미국의 동맹 관계 때문이다. 한·미동맹과 같은 집단 안보는 부끄러운 것이 아니다. 북대서양조약기구(NATO)처럼 일반적인 것이다. 현재 한·미 상호방호조약에 의해 만들어진 한·미 연합사에서 전시작전통제권(전작권)을 갖고 있다. 전쟁이 발발하면 연합사에서 큰 작전 계획을 세우고 계획이 잘 추진되도록 통제할 뿐이다. 전시 대한민국 군대는 국군의 지휘를 받는다. 한·미 연합사의 지휘부 역시 미군으로만 이뤄져 있지 않다. 부사령관은 한국군 대장이다. 최고 책임자가 미국이기는 하나 그들의 마음대로 할 수 없다. 대한민국 대통령과 미국 대통령으로부터 승낙을 받은 후에 시행한다. 우리의 군사주권과 전작권 반환은 아무런 상관이 없다. 그러나 일부에서 전작권이 미군에 있다는 것을 국군이 미군에 제압당한 일처럼 이야기를 하고 있다. 전작권이 반환되면 한·미 연합사는 사라진다. 한·미상호방위조약 자체가 변질되는 것이다. 북한의 강력한 위협을 앞두고 있는 시점에서 연합사가 해체돼서는 안 된다. 연합사가 해체된 후 전쟁이 발발했다고 가정했을 때, 국군이 세운 작전 계획에 미군이 참여해주리라 확신할 수 없다. 

현 정부는 한·미동맹에 대해 객관적으로 인식해야 한다. 한·미동맹을 굳건하게 발전시켜서 북핵 위기를 돌파하고 대한민국의 핵심가치인 자유민주주의와 시장경제가 위협받지 않고 발전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이소연 기자 soyeon@kukinews.com / 사진=박효상 기자, tina@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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