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프린트
  • 메일
  • 스크랩
  • 목록
  • 글자크기
  • 크게
  • 작게

[알코올중독보고서⑥] 환각, 환청, 자살충동..나락에 떨어지다

알코올의존증과 주량의 상관성은?

전미옥 기자입력 : 2017.09.21 00:30:00 | 수정 : 2017.10.11 16:57:49

김철수(가명·37)씨의 꿈은 열심히 돈을 벌어 집을 사는 것이다. 집을 사서 가족 뒷바라지에 평생을 희생한 큰 누나에게 선물하고 싶다고 했다.  

반 지하에 쿰쿰한 냄새가 나던 두 칸짜리 작은 집. 철수씨 가족이 살던 집은 아버지의 폭력과 어머니의 눈물, 삼남매의 불안과 원망이 서려있던 공간이었다. 철수씨는 담담한 말투로 인생 자체가 우울했다고 간추려 말했다.  

아버지는 쓰레기 집약체” 

철수씨는 자신의 아버지를 동네 건달이자 쓰레기 집약체라고 소개했다. 아버지는 평생 일을 하지 않은 가장이었다. 가끔 아버지가 집에 돈을 가지고 들어오기도 했지만, 뚜렷한 직업은 없었다. 어디선가 빌려온 돈으로 다섯 식구가 생활했다

그 집에서 아버지가 가장 많이 한 일은 어머니와 누나들을 때리거나 술을 마시는 일이었다. 알코올중독자인 아버지는 술을 마시면 가족에게 폭력을 썼고, 밖에서는 사건사고를 만들어왔다. 어머니도 그 스트레스를 술로 풀었다. 어린 시절 철수씨는 동네 슈퍼 앞 평상에서 홀로 취해있는 어머니를 집에 데려오곤 했다

철수씨는 군대에 있을 때 가장 행복했다고 말했다. 그 집에서 벗어날 수 있어서 좋았다고 했다. 군 휴가를 나와 집에 가면 아버지도 가족들도 나름대로 안정된 모습이었다. 언제부턴가 아버지는 성인 남자의 모습인 아들만은 쉽게 건드리지 않았다. 자신이 집에 없을 때 어머니와 누나들은 더 심한 폭력에 시달려왔다는 사실은 나중에서야 알았다.  

아버지의 죽음과 해방. 죽기로 결심하다 

군에서 제대한 철수씨는 열심히 돈을 벌었다. 가족들의 생활비와 빚. 그리고 어머니 병원비로 늘 돈이 필요했다. 무작정 레스토랑에 들어가서 주방장일을 시작했다. 주방 일을 시작하고 자연스럽게 술을 배웠다.  

술에 거부감이 심했습니다. 주방 일이 힘드니까 한 잔씩 권하더라고요. 점심시간 전에 물 컵으로 두 잔정도 마시고 일을 시작하면 기운도 나고 그랬습니다. 습관이 돼서 술을 꾸준히 먹었는데 그때는 문제가 없었어요.”  

주방일이 익숙해지고, 경력도 어느 정도 쌓이던 차에 백혈병으로 투병하던 어머니가 돌아가셨다. 그리고 몇 년 후 아버지가 쓰러졌다

아버지가 쓰러졌다고 듣고 차라리 죽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죠. 그런데 정말 생각보다 빨리 죽은 겁니다. 아직 오십이 안 됐는데 일찍 가신거죠. 그 때 저는 감옥에서 나온 사람처럼 어찌해야할지 모르겠더라고요. 이뤄놓은 것도 없었고 벌어놓은 돈도 병원비로 다 썼고 이루고 싶은 목표도 없었습니다.” 

철수씨는 죽기로 결심했다. 더 이상 살 이유도 목표도 없다고 생각했다. 그 때부터 작정하고 술을 마시기 시작했다. 술 문제로 점차 일상생활이 어려워지자 일터에서는 해고통보를 받았다.  

어릴 때부터 오래 살고 싶은 마음이 없었어요. 술을 먹다보면 죽을까싶어 미친 사람처럼 술을 먹었고요. 두세 번의 자살시도도 있었고요. 저는 단 한 번도 술을 즐긴 적이 없어요. 일할 때는 사장이 주니까 마셨고, 그리고 힘든 걸 잊기 위해 마셨고요. 나중에는 죽으려고 마셨습니다.”

철수씨는 지난 5월 알코올의존증 치료를 시작했다. 치료받기 전 3개월 동안 그는 매일같이 폭음하는 생활을 이어갔다. 환각증상과 헛소리, 환각(환청) 증상도 있었다. 현재는 개방병동에서 회복치료를 받고 있다.  

그는 매일 매일 삶의 행복을 찾아가고 있는 중이다. 얼마 전부터는 하루 한 두 시간 정도의 외출 시간이 주어졌다. 첫날에는 다이소를 가서 공책과 형광펜, 옷걸이를 샀고 둘째 날에는 새벽 일찍 산에 가서 꽃도 보고 귀뚜라미 소리도 들었다, 그리고 내일은 파마를 할 생각이라면서 웃었다.  

밖에 있을 때는 노숙자같은 행세로 술만 마셨어요. 그런데 여기서는 깔끔하게 있고 싶더라고요. 요즘 모발이 얇아져서 단정하게 머리가 서질 않는데 파마를 하면 자연스럽다고 해서 하러갈 생각이에요. 오늘 족구를 처음 해봤는데 잘한다고 해서 좋았습니다. 열심히 해서 다음 주 쯤에는 건빵 내기에서 이겨보고 싶고요.”    

알코올의존증과 주량 Q&A

알코올의존증은 과연 술을 많이 먹는 사람이 걸리는 병일까?  이무형 다사랑중앙병원장과 알코올의존증 위험성과 치료에 관한 이야기를 나눴다. 보다 자세한 설명은 영상을 통해 확인할 수 있다.  

https://youtu.be/VtemBFbTMGc

Q. 주량과 알코올의존 위험성의 상관관계가 있나?

알코올의존증과 주량은 관계가 없다, 물론 술을 많이 마실 경우 자체적인 손상은 분명있다, 그러나 알코올사용장애라는 것은 양을 많이 먹어서가 아니라 술에 대한 특이체질이나 알러지가 있기 때문이다. 보통의 사람의 뇌는 술을 많이 마셔도 음주하지 않은 상태를 정상으로 인식한다.  

그러나 알코올의존증 환자들의 뇌는 혈중 알코올 농도가 있어야만 편안함 느끼고 오히려 알코올 농도가 떨어질수록 불안을 느낀다. 이러한 증상은 술을 많이 먹어서 생기는 것이 아니나 보통은 체질적이다. 이러한 체질에는 유전적 요인이 60% 정도 작용한다. 술을 많이 먹어서 알코올장애가 나타날 가능성보다 유전성 요인이 원인일 가능성이 훨씬 높다

, 술에 대한 특이 체질, 알러지로 인해 술을 한 번 입에 대면 뇌가 음주 상태를 정상으로 인식하는 현상이다.  

Q.알코올의존증 치료 시작단계에 있는 환자들은 어떤 특징이 있나

가장 큰 특징은 부정투사. 먼저 부정은 자신의 현재 상황이나 삶이나 어려움. 그리고 병에 대해 인정하지 않는 현상이다. 특히 자신이 원하면 언제든지 술을 조절할 수 있다고 착각하는 경향이 있다. 투사는 간단히 말해 남 탓이다. 자신이 술을 조절할 수 있다고 믿지만 마음처럼 되지 않기 때문에 원인과 이유를 밖에 찾는 것을 투사라고 한다. 

https://www.youtube.com/watch?v=DV9VruLpkrs&feature=youtu.be

Q.중증 알코올의존 환자들에게는 어떤 치료가 진행되나

-술을 많이 먹던 사람이 술을 끊으면 일반적으로 몸 상태가 좋아져야 한다. 그런데 알코올의존증 환자들이 술을 멈추게 되면 몸이 좋아지는 것이 아니라 뇌가 점점 더 예민해진다. 보통 10일에서 2주간은 금단기간이라고 해서 오히려 컨디션이 떨어지는 데 이 때 여러 안전사고가 나타나므로 이런 것들을 최소화 시키는 것에 중점을 둔다. 이와 더불어 신체적 질병에 관한 검사와 치료를 함께 진행한다. 다행히 2주간 안정적으로 금단을 거치고 나면 그 다음부터는 본격적 자기문제 보게 된다. 이 때부터 정신과적인 치료를 진행한다.

전미옥 기자 romeok@kukinews.com




  • 이 기사를 공유해보세요  
  •  
  •  
  •  
  •    
  • 맨 위로




photo pick

쿠키영상

1 /
5
이미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