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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절한 쿡기자] “하종강 교수님, 대학 시간강사부터 정규직화 하시죠.”

“하종강 교수님, 대학 시간강사부터 정규직화 하시죠.”

김성일 기자입력 : 2017.09.13 14:31:45 | 수정 : 2017.09.13 14:40:42

정부가 기간제 교사를 정규직 전환 대상에서 제외하기로 결정한 이후 반발이 만만치 않습니다. 일각에서는 문재인 정부의 ‘비정규직 정규직화’ 정책이 뿌리부터 흔들리고 있다고 공격합니다. 교육공무원이 전체 공무원의 60%에 육박할 정도로 그 수가 많고, 이번에 정규직 전환에 실패한 비정규직 교사들이 4만6천명에 이를 만큼 공공부문 비정규직의 대부분을 차지한다는 점을 들어 ‘앙꼬 빠진 찐빵’이라고 비난하는 이들도 있습니다.

하지만 형평성 측면에서 보면 기간제 교사의 정규직화는 애초부터 어불성설이라는 견해가 우세합니다. 사실 비정규직의 정규직화는 아이러니컬하게도 형평성 논란에서 촉발됐습니다. 같은 일을 하는데도 비정규직은 정규직에 비해 후생복지나 고용안정성에서 차별을 받는 게 형평성에 어긋난다는 이야기죠. 당연한 주장이고 반드시 시정돼야 합니다.

다만 여기서 반드시 짚고 넘어가야 할 것은 투명한 진입절차 존재 여부입니다. 기간제 교사들은 소위 임용고시를 통과하지 못한 사람들입니다. 그 임용고시라는 것도 하늘의 별따기처럼 어려운 과정입니다. 그래도 기필코 합격하겠다고 몇 년씩 밤새 공부하며 시험을 준비하고 있는 사람들은 그 ‘형평성’에 대해 어떻게 생각할까요.

하종강 성공회대 교수는 13일자 한겨레신문에 기고한 ‘기간제 교사 정규직화는 불가능한 꿈인가’라는 제목의 칼럼에서 기간제 교사의 정규직 전환 제외결정을 강하게 비판했습니다. 그는 제외결정의 배경, 즉 교사 임용시험이라는 채용과정의 공정성이 무너질 것이라는 우려를 그저 ‘핑계’라고 치부했습니다. 그러면서 기간제 교사 한 사람을 선발하는데 수십 장의 이력서가 쌓이고, 강의 시연 등 엄격한 절차를 거쳐 선발된다고 피력했습니다. 참으로 무책임한 탁상공론이 아닐 수 없습니다.

그의 칼럼에 딸린 댓글을 몇 개 읽어보죠.

“기간제 교사가 어떻게 뽑히는지나 아세요? 한번 이력서 한 장 내면 3년, 5년도 넘게 해요.”

“하교수님, 교수 특권 내려놓고 대학 시간강사를 정규직화 하실 생각은 없으세요?”

“저는 임용시험 준비하느라 어머니 임종도 못 지켰습니다.”

댓글의 대부분은 기간제 교사 선발 과정이 주먹구구식이라는 내용입니다. 그리고 기간제 교사들에게도 공정한 기회가 주어지니 같이 임용시험을 치르자는 것입니다.

  하교수 칼럼의 기본적 오류는 기간제 교사 선발과정을 비교적 투명하고 공정한 것으로 잘못 인식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학교 현장의 정규직 교사들은 기간제 교사들 대부분이 약식 검증절차나 교장의 일방적 선택에 의해 들어오고 있다고 말합니다. 그렇게 들어온 기간제 교사들은 매년 연장을 받기 위해 교장의 부당한 지시까지 무조건적으로 수용할 수밖에 없다고 합니다. 극히 일부 사례겠지만 교장에게 상납을 하는 경우도 있다는 군요.

물론 애당초 기간제 교사를 양산한 정부의 교육시스템에 문제가 있습니다. 정규직 교사의 임신 출산 등 한시적으로 필요한 경우만 써야 하는데, 한번 들어오면 몇 년씩 근무하는 관행이 논란을 부추긴 측면이 있습니다. 그렇다고 해서 엄연히 임용시험이라는 진입절차가 있는데, 이를 무시하고 정규직으로 전환하는 것은 우리 사회의 기본 시스템을 무너뜨리는 것으로 감당하기 힘든 엄청난 부작용을 가져올 것입니다.

사립학교는 임용고시에 합격하지 못한 사람들도 정규직으로 일하는 등 정규직과 기간제 교사의 자격이 모호하기도 합니다. 한마디로 진입절차가 불투명 한거죠. 그렇다면 사립학교와 국공립학교를 구분해 사립학교의 경우 기간제 교사를 정규직화 하는 것도 고려해볼만 하겠습니다.

어쨌든 국가와 사회의 시스템이 정상적으로 작동하려면 룰이 있어야 하고, 그 룰은 일부 특별한 경우를 제외하고 가급적 지켜져야 합니다. 아무리 치과병원 보조원이 충치 치료를 잘한다고 해서 치대를 나와 국가고시를 통과하지 않았는데도 치과의사 면허를 내줄 수는 없는 거겠죠. 신(神)이라면 그 사람의 능력을 바로 알겠지만, 우리는 신이 아닌 이상 원칙과 룰을 정해놓고 그 룰에 따를 수밖에 없을 겁니다.

변재운 기자 jwbyun@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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