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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수기와 물에 대한 오해와 진실

정수기와 물에 대한 오해와 진실

이훈 기자입력 : 2017.09.12 05:00:00 | 수정 : 2017.09.11 17:22:54

정수기는 1970년대만 해도 국내에서 일부 소수층에 의해서만 사용되었다. 1990년대 들어 생활 수준의 향상, 먹는 물에 대한 관심 증가로 정수기 사용이 크게 늘었다. 최근에는 정수기가 설치되지 않은 집을 찾는 것이 더욱 어려울 정도로 필수 가전이 되었다.

우리나라에서 가장 일반적으로 사용하는 가정용 정수기는 배관에 연결해서 쓰는 방식으로 3가지 타입(역삼투압 방식, 중공사막 방식, 나노섬유 방식)이 있다. 어떤 방식이든 활성탄 필터나 입자제거 필터를 함께 사용하며 핵심 필터로 무엇을 사용하느냐에 따라 방식이 결정되는데 정수방식에 따른 가장 큰 차이점은 정수성능이다. 따라서 사용하는 용도가 무엇인지, 오염물질이 무엇인지를 기준으로 정수방식을 선택하는 것이 중요하다.

이러한 정수기 사용이 늘었다고 해서 정수기와 물에 대한 지식도 함께 늘어난 것은 아니다. 정수기와 물에 대한 지식 중에서는 아직까지도 잘못 알려져 있는 정보가 매우 많은데 몇 가지 대표적인 오해를 살펴보고자 한다.

1. 역삼투 정수수는 미네랄이 없는 증류수다?

역삼투막 자체는 미네랄을 포함하여 중금속 등에 대한 제거성능이 크기 때문에 언뜻 생각하면 이 말이 맞는 것처럼 느껴지지만 실제로 이 주장은 틀린 말이다. 앞에서도 말했듯이 역삼투압 정수기에도 활성탄필터가 함께 장착되어 있기 때문에 역삼투막을 통해 대부분의 물질이 제거되어 순수한 상태로 되지만 활성탄 필터를 통해 일정량의 무기물이 포함된다. 역삼투 정수수는 청정지역의 빗물이나 빙하수와 같이 상대적으로 미네랄 함량이 적은 순수한 물의 한 종류일 뿐이다.

2. 좋은 물의 기준은 미네랄이다?

흔히 좋은 물이라고 하면 그 기준으로 미네랄의 유무를 삼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미네랄이라는 용어 자체는 광물질이라는 뜻으로 그 종류나 함유량에 따라 좋은 것도, 나쁜 것도 있다.

우리가 미네랄이 풍부한 물이라고 하면 무조건 좋은 미네랄 만을 생각하기 때문일 수도 있겠지만 미네랄이 많은 물이 곧 좋은 물은 아니라는 것이다. 더군다나 미네랄은 식품으로 섭취하는 것이 정석이지 물을 미네랄 섭취수단으로 이용해서도 또한 이용할 수도 없다.

물 속에 포함된 미네랄로는 섭취기준을 충족시키기는 힘들기 때문이다. 실제 2010년 발표된 논문(J. Korean Diet Assoc. 16(2), 116, 2010)에 의하면 시판 생수로부터 공급되는 미네랄은 한국인 하루 미네랄 섭취기준의 0.4~1.0 %에 불과하다고 결론지은 바 있다. 미네랄 함량이 많아도 1 % 적어도 0.4 %에 불과하다는 의미이다. 

중요한 건 물속에 해로운 성분이 없어야 한다는 것이다. 좋은 물에 대한 판단은 환경호르몬, 중금속, 방사능 물질 등 여러 가지 종류의 인체에 유해한 성분이 포함되지 않았는지가 기준이 되어야 한다.

3. 역삼투압 정수기의 정수수가 산성수이며 몸을 산성화시킨다?

우리나라 먹는 물 관리법에 의한 먹는 물의 적정 pH는 5.8~8.5이며 역삼투압 정수수의 경우 pH가 약 6.0~7.0 정도로 먹는 물로 적합한 물이다. 정상적인 먹는 물 범위 내에 있는 물을 산성수라고 부르는 것은 아주 잘못된 표현이라 할 수 있다.

또한 우리 몸은 항상 적정한 pH(7.38 ~7.42)를 유지하도록 엄격히 조절하고 있는데 바로 산-염기 항상성이라고 하는 기작이 있어서 탄산 음료나 식초를 먹는다고 해도 몸이 산성화 되지는 않는다.

4. 중공사막 정수기의 정수수는 미네랄이 유지된다?

이 주장은 반은 맞고, 반은 틀리다. 앞서 언급한 바와 같이 미네랄은 좋은 것도 나쁜 것도 있는데 중공사막 방식은 미네랄이 역삼투압 방식에 비해 많이 유지되지만 대부분의 이온류(중금속 포함)도 함께 유지된다. 즉, 제거 방식이 달라서 제거성능에 차이가 있을 뿐이다.

마치 좋은 미네랄은 유지되고 나쁜 미네랄(중금속)은 걸러지는 만능 방식이라 혼동하면 안 된다는 것이다. 이 부분은 중공사막 방식에 비해 오염물질 제거율이 높다는 나노 방식도 사정이 비슷하다.

5. 일반세균이 나오면 못 먹는 물?

물에 대한 오해 중 가장 널리 퍼진 또 하나의 오해가 '일반세균'이다. 각종 TV 프로그램을 보다 보면 물의 오염 정도를 일반세균의 숫자로 설정하고 일반세균이 얼마라서 먹는 물로 부적합하다 라는 방송을 흔히 볼 수 있다.

일반세균의 정의는 정해지지 않은 균, 일반적으로 존재하는 잡균을 의미하며 인체에 좋은 영향을 미치는 세균까지 통칭하는 용어이다. 우리에게 너무 익숙한 유산균도 일반세균에 속하며 흔히 우리가 먹는 김치 국물, 아이스크림, 막걸리 등에서는 수 천에서 수십만 마리의 일반세균이 확인되지만 우리들은 이를 오염됐다고 하지 않는다.

물론 일반세균이 건강에 영향을 준다는 어떤 근거도 없다. 먹는 물에서 중요한 것은 일반세균 숫자가 아닌 인체에 해를 끼치는 대장균 등 병원성 세균의 유무이며 미국, 캐나다 등 선진국과 세계국제보건기구 (WHO)에서도 병원성 세균의 유무를 먹는 물의 수질 기준으로 정하고 있다. 물론 음식이나 정수기 등 위생적으로 관리하는 것은 필수적이고 중요한 요소이지만 지나친 우려와 걱정을 할 필요는 없지 않을까.

주변 지인에게서 어떤 정수기를 사용해야 하냐는 질문을 종종 듣는다. 그럴 때마다 나의 대답은 첫째 우려하는 문제가 무엇이고 원하는 수질이 무엇인지에 따라 적절한 방식의 정수기를 선택한 후 둘째 추가적인 편의 기능을 선택하라고 조언한다. 어떤 방식의 물이든 깨끗한 물을 충분히 마시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아직까지 정수기나 물에 대한 다양한 오해가 마치 사실인양 온라인 상에서 떠돌아다니고 있다. 이를 구분하고 판단하는 것은 개인의 몫일지 모르겠지만 물 관련 기업이나 단체에서는 책임감을 가지고, 제품이나 물에 대한 올바른 정보를 적극적으로 알려줄 필요가 있다. 물은 생명과 직결된 가장 중요한 요소 중 하나이기 때문이다.

글=이강진 코웨이 수석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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