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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절한 쿡기자] 故백남기 사인 ‘외인사’ 인정…‘비정상’의 ‘정상화’는 이제부터

故백남기 사인 ‘외인사’ 인정…‘비정상’의 ‘정상화’는 이제부터

이승희 기자입력 : 2017.06.16 05:00:00 | 수정 : 2017.06.16 00:29:53

[쿠키뉴스=이승희 기자] 고(故) 백남기 농민의 사인이 ‘병사’에서 ‘외인사’로 변경됐습니다. 사망원인도 기존의 ‘심폐정지’가 아닌 ‘급성신부전’으로 바뀌었죠. 지난해 9월25일 그가 사망한 뒤 약 9개월 만의 변화입니다.

서울대병원 김연수 진료부원장은 15일 기자회견을 열어 “고 백 농민의 사망 사인이 외인사로 수정됐다”며 “논란이 있을 수 있으나 대한의사협회 사망진단서 작성 지침을 따르는 게 적절하다는 판단을 내렸다. 정치적인 상황의 변화 때문에 교수들이 의견을 바꿨다고 오해하지 말아달라”고 밝혔습니다.

앞서 고 백 농민은 지난 2015년 11월 서울 종로구 광화문에서 열린 ‘민중총궐기 집회’에서 경찰이 쏜 물대포를 맞고 쓰러졌습니다. 병원으로 이송된 고 백 농민은 317일간의 투병 끝에 지난해 9월 숨졌습니다. 고 백 농민 주치의였던 백선하 서울대병원 교수는 고 백 농민의 사인은 병사로, 사망원인은 심폐정지로 기재해 논란에 휩싸였는데요. 이와 관련해 당시 백 교수는 “고 백 농민이 사망에 이르게 된 것은 급성 신부전이 빠른 속도로 진행되면서 심폐정지가 왔기 때문”이라고 설명했습니다. 

고 백 농민의 사인이 외인사로 인정되자 그의 가족들은 안도했습니다. 고 백 농민의 딸 도라지(35)씨는 쿠키뉴스와의 단독 인터뷰에서 “지금이라도 바뀌게 되어 다행이라고 생각한다”고 심경을 전했습니다. 이어 “정권 눈치 보기는 아닐 것”이라며 “병원 관계자로부터 정식 절차를 거치는데 시간이 지체됐다고 들었다”고 덧붙였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의혹은 가시지 않고 있습니다. 병사와 외인사는 원인에서 큰 차이가 나는데요. 병사는 질병으로 인한 사망, 외인사는 외상 또는 합병증으로 인해 숨진 것을 지칭합니다. 고 백 농민의 경우 물대포를 맞고 쓰러진 것이 명확해 병사로 보기 힘들다는 입장이 지배적입니다. 집회 전날까지도 농사를 지었을 정도로 건강했다는 유족의 증언도 있었죠. 때문에 일각에서는 정권 교체가 고 백 농민 사인 변경에 영향을 끼친 것 아니냐며 의문을 제기하고 있습니다. 

정치권에서도 진상규명을 촉구하고 나섰습니다. 김현 민주당 대변인은 이날 서면 브리핑을 통해 “만시지탄(시기가 늦어 기회를 놓친 것이 원통해서 탄식함)이지만 고인의 억울함이 풀어진 계기가 됐다는 점에서 다행스러운 일”이라면서도 “이제 사망원인을 조작하고 은폐를 지시한 세력이 누구인지 철저하게 규명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김유정 국민의당 대변인 또한 “곡학아세(학문을 굽혀 세상에 아첨한다는 뜻)한 서울대병원은 당시 상황에 대해 모든 것을 숨김없이 밝혀야 할 책무가 있다”면서 “다시는 공권력에 의해 국민이 희생되는 비극은 없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시민단체들은 경찰이 고 백 농민에게 물대포를 쏜 것에 대해 책임져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참여연대는 논평을 통해 “당시 현장에서 살수차를 직접 운영했던 담당 경찰관과 현장 책임자는 물론이고 그 지휘관들은 공권력 남용에 대해 책임져야 할 것”이라며 “검찰은 관련 책임자들을 과실치사 또는 살인죄로 즉각 기소하라”고 촉구했습니다. 전국농민회총연맹(전농) 또한 “어려운 전문용어를 쓰지 않더라도 백남기 농민은 경찰의 물대포에 의해 사망한 것”이라며 “검경의 즉각적인 전면 재수사를 원한다”고 전했죠.

네티즌들은 이제야 어긋난 퍼즐 조각이 제자리를 찾아가고 있다며 기뻐했습니다. 국민은 고 백 농민의 사망 후, 사인 논란과 경찰의 책임 회피 등 많은 ‘비정상’을 목격했습니다. 고 백 농민의 사인 변경이 비정상의 정상화를 위한 첫걸음이 되길 기대해 보겠습니다.

aga4458@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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