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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원, ‘국회 위증죄’ 엄벌…‘모르쇠·말바꾸기’ 청문회 사라질까

이소연 기자입력 : 2017.05.19 11:09:51 | 수정 : 2017.05.19 11:19:58

사진=국민일보 DB

[쿠키뉴스=이소연 기자] 법원이 국정농단 청문회에서 위증을 했던 ‘비선 진료’ 교수들에게 유죄를 선고했다. 과거 가벼웠던 처벌과 비교하면 이례적이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3부(부장판사 김태업)은 18일 ‘국회에서의 증언 및 감정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불구속 기소된 정기양 세브란스병원 피부과 교수에게 징역 1년을 선고, 법정 구속했다. 같은 혐의로 기소된 이임순 순천향대학교병원 산부인과 교수도 징역 10개월에 집행유예 2년의 유죄를 선고받았다. 

박근혜 전 대통령의 자문의를 지낸 정 교수와 최순실씨 일가의 주치의였던 이 교수는 국정농단의 한 축인 비선 진료와 연루된 인물들이다. 이들은 지난해 12월14일 열린 ‘박근혜 정부의 최순실 등 민간인에 의한 국정농단 의혹사건 진상규명을 위한 국정조사 특별위원회 3차 청문회’(국정농단 청문회)에서 위증을 한 혐의로 지난 2월 기소됐다. 

재판부는 “정 교수는 언론 보도를 이용한 거짓말로 자신과 병원이 입게 될 피해를 막는 데만 급급했다”며 “대한민국 국민 전체를 대상으로 한 위증에 해당한다. 국민의 알 권리를 충족시키는 국정조사 기능을 훼손했다”고 판시했다. 이어 “이 교수는 최씨의 요청으로 국가 주요 인사를 추천하는 등 긴밀한 관계였다는 사실을 숨기려 했다”면서 “다만 뒤늦게나마 사건을 시인하고 특별한 이익을 얻은 것이 아닌 점 등을 참작했다”고 양형 이유를 설명했다. 

국정농단 청문회 당시 정 교수는 “박 전 대통령에게 ‘뉴 영스 리프트(주름 개선)’ 시술을 하려고 생각했던 적이 없다”고 증언했다. 그러나 박영수 특별검사(특검)팀의 조사 결과, 이는 거짓으로 드러났다. 특검에 따르면 정 교수는 주름 개선 시술을 박 전 대통령에게 해주기로 약속했다. 이 교수도 “서창석 서울대학교 병원장에게 (비선 진료 의혹을 받는) 김영재씨 부부를 소개해준 적이 없다”고 허위 증언했다. 

사법부가 위증 혐의를 엄단함에 따라 향후 국정조사 청문회 분위기가 바뀔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앞서 국정농단 청문회에서는 증인들의 ‘모르쇠’와 ‘말 바꾸기’가 논란이 됐다. 김기춘 전 청와대 비서실장은 “최씨를 알고 있었느냐”는 질문에 “전혀 알지 못했다”는 답변으로 일관했다. 그러나 김 전 비서실장이 최씨의 존재를 인지했다는 사실을 뒷받침하는 영상이 공개됐다. 김 전 비서실장은 “최씨의 이름은 들어봤다. 나이가 들어서 잊었다”며 급하게 말을 바꿨다. 조윤선 전 문화체육관광부(문체부) 장관 또한 ‘문화·예술계 블랙리스트’의 존재를 지속적으로 부인하다 뒤늦게 인정했다. 그동안 국정조사 청문회에서 위증을 하더라도 큰 처벌을 받지 않았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었다. 

현행법에 따르면 국회에서 증인이 허위 진술을 할 경우, 1년 이상 10년 이하의 징역에 처해진다. 지난 2001년부터 총 14명의 증인이 국정조사에서 위증을 한 혐의로 고발됐다. 이 중 대다수는 무혐의 처분을 받거나 무죄 판결을 받았다. 단 1명만 기소유예 처분됐다. 

국회에서의 위증 혐의로 실형 선고가 내려진 것은 17년 만이다. 지난 2000년 강인덕 전 통일부 장관의 부인 배정숙씨가 1심 재판에서 징역 1년을 선고받은 사건이 최초였다. 배씨는 지난 1999년 ‘옷 로비 의혹 청문회’에서 위증을 한 혐의를 받았다.  

현재 김 전 비서실장, 조 전 장관을 비롯해 김종덕 전 문체부 장관, 문형표 전 보건복지부 장관,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정관주 전 청와대 국민소통비서관 등이 국정농단 청문회 관련 위증 혐의 등으로 선고를 앞두고 있다. 이들의 공소를 유지 중인 박 특검은 지난 3월 “국민이 지켜보는 국회 청문회장에서 거짓말을 하는 행위를 ‘일벌백계’하겠다”고 강조했다.

soyeon@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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