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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가지 키워드로 보는 2017 롤챔스 스프링 결승! 픽밴·악연·예측불가

3가지 키워드로 보는 2017 롤챔스 스프링 결승

윤민섭 기자입력 : 2017.04.21 15:27:44 | 수정 : 2017.04.21 15:31:41

[쿠키뉴스=윤민섭 기자] 2017 리그 오브 레전드 챔피언스 코리아(롤챔스) 스프링 스플릿 결승이 하루 앞으로 다가왔다. 양 팀이 정규시즌에서 맞붙었던 2번 모두 클래식으로 남을 명경기를 펼쳤던 만큼 결승전에서도 재밌는 승부를 벌일 것으로 기대된다. 쿠키뉴스가 3가지 키워드(라인별 픽밴·악연·예측불가)로 결승전 향방을 예측했다.

▲ 픽밴: 바텀

가장 관심이 가는 부분은 원딜 쪽에 밴카드가 쏠릴지 여부다. kt는 삼성전에 이어 다시 한 번 애쉬·바루스를 밴하거나 밴을 유도할까? 삼성전에서 kt는 ‘룰러’ 박재혁의 챔프폭에 따른 ‘맞춤밴픽’을 시도했다. 박재혁이 1티어 원딜로 평가받는 애쉬를 선호하지 않는다는 점을 노렸다.

진(승률 85%)과 이즈리얼(80%)의 스페셜리스트였던 그는 지난 스프링 시즌 동안 애쉬를 4회 선택하는데 그쳤다. 승률도 40%에 불과하다. 아이템 ‘몰락한 왕의 검’의 능력치 재조정 이후 티어가 급상승했음에도 불구하고 지난 2월 1라운드 7경기 이후 사용하지 않았다.

kt는 박재혁을 출전시킨 삼성이 애쉬를 픽하지 않을 것을 알고 있었다. 모든 게 의도된 밴픽이었다. 실제로 kt는 플레이오프 MVP전 1, 3세트와 ‘스티치’ 이승주가 교체 출전한 3세트에선 애쉬를 밴했다. kt는 1세트에 케이틀린을 뽑았고 이를 통해 바텀 주도권을 가져갔다. 2세트에는 애쉬를 선픽으로 가져와 5분43초만에 바텀 타워를 철거했다.

박재혁은 출전한 2경기 모두 루시안을 선택했다. 기본공격 사거리 500. 상대 서포터인 룰루(550)보다 짧다. 2세트에서 kt는 이즈리얼과 바루스를 우선 밴한 뒤 애쉬를 최우선으로 가져왔고, 4·5번째 밴에서는 통상적으로 밴 카드로 쓰이지 않는 진과 케이틀린까지 밴했다. 사실상 박재혁의 모스트5를 다 자른 맞춤밴픽이었으니 삼성 바텀 듀오로선 속절없이 무너졌다.

상대 바텀듀오에게 애쉬·바루스를 주지 않은 중요한 이유는 또 있다. kt는 소위 ‘양날개 운영’으로 불리는 1-3-1 스플릿을 선호한다. 이 전술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가운데 3명이 상대방에게 물리지 않는 것이다. 날개를 펼치면 몸통에 가드가 빈다. kt 입장에서는 궁극기를 통한 강제 이니시에이팅이 가능한 두 원딜을 자를 필요가 있었다.

이런 밴이 유행하는 것은 비단 롤챔스에서 뿐만이 아니다. 얼마 전 EU LCS 포스트시즌에서도 비슷한 양상이 펼쳐졌다. 최근 플레이오프에서 G2 e스포츠에 패배한 프나틱의 경우 애쉬·바루스·케이틀린을 스스로 자르거나 상대방의 밴을 유도한 뒤 예상 밖의 원거리 딜러 픽을 가져가는 전략을 선보였다.

이즈리얼을 사용하지 않았던 MVP의 ‘마하’ 오현식, 애쉬를 선호하지 않았던 삼성의 ‘룰러’ 박재혁과 달리 결승전에서 맞붙을 SKT의 원거리 딜러 ‘뱅’ 배준식은 거의 모든 원딜 챔피언을 잘 다룬다. 그의 상징과도 같은 챔프인 이즈리얼 또한 언제든 등장할 수 있다. 

kt는 최근 프나틱의 원거리딜러 ‘레클레스’ 마르틴 라르손이 EU LCS 플레이오프에서 보여준 대(對) 이즈리얼전 챔피언 선택을 참고할 만하다. 프나틱은 상대에게 애쉬를 풀어줬던 한 경기를 제외하고 모두 상대가 이즈리얼을 가져가도록 유도한 뒤 트위치와 트리스타나로 대처했다. 전(前) 라운드에서는 원딜 케넨과 베인도 사용했다. 

케넨 원딜은 SKT가 특히 고려해볼만 하다. 좋은 원거리 딜러가 다 잘린 상황에서 픽과 밴을 동시에 하는 효과를 거둘 수도 있다. 스플릿을 선호하는 kt이기에, 그리고 케넨을 잘 다루는 ‘스멥’ 송경호이기에 더더욱 케넨을 주기가 거북하다. kt가 럼블에 밴카드를 투자한다면 더더욱 그렇다. 다만 케넨이 원거리 딜러로 충분히 좋은 픽인가에는 의문이 남는다. 정말 ‘레클레스’니까 쓰는 것일 수도 있다. 물론 이 밖에도 플레이오프에서 나왔던 비주류 원딜들, 징크스나 칼리스타도 충분히 재등장할 가능성이 있다. 

▲ 픽밴: 탑

‘마낳괴(마린이 낳은 괴물)’ AD케넨이 다시 떠오르고 있다. 현재로서는 럼블을 제외하면 라인전과 스플릿 과정에서 상대할 챔피언이 없다는 평이다. SK의 두 탑솔러(‘후니’ 허승훈·‘프로핏’ 김준형)는 정규 시즌동안 케넨을 사용한 적이 없지만 최근 솔로 랭크에서 집중연습을 했다. ‘스멥’ 송경호는 정규시즌에 1회만 꺼내 패배했으나 포스트시즌 들어서는 3번 사용해 모두 이겼다. MVP전 1회, 삼성전 2회. 모두 대활약하며 승리에 큰 공헌을 했다.

특히 ‘스멥’은 과거 AP케넨이 유행하던 타이거즈 시절부터 케넨에 대한 자신감을 표출해왔다. 선픽으로든, 후픽으로든 한 번 이상 가져갈 확률이 높다. MVP와 삼성이 모두 송경호의 케넨에 쩔쩔매는 모습을 본 만큼 SKT도 특단의 조치를 마련했을 것이다. 판테온·이렐리아 등이 주요 카운터로 꼽히지만 현재 메타에는 맞지 않는다는 평이다. ‘후니’의 경우 솔로 랭크에서 퀸을 연습한 흔적이 있다. ‘프로핏’은 제이스를 자주 연습하고 있다. 두 챔프 모두 대(對) 케넨용 병기로 활용이 가능하다. 물론 밴이 되지 않는다면 피즈 역시 케넨 상대로 아주 좋은 카드다.

혹은 ‘케넨 가져가고 싶으면 럼블을 내놓으라’고 으름장을 놓아야 한다. 하지만 럼블은 무조건 밴할 가능성이 크다. SKT가 올 시즌 럼블을 꺼냈을 때 상대방에게 단 한 세트도 내준 적이 없기 때문이다. 또한 이번 시즌 동안 쭈욱 탑 라인의 폭군으로 군림했던 카밀 역시 한 번쯤은 결승전에 얼굴을 비칠 것으로 전망된다.

▲ 픽밴: 정글

정글에서는 주요 챔프가 고착화된 상황에서 새로운 챔피언을 보기가 힘들 것으로 보인다. 올 시즌 내내 많은 사랑을 받은 그레이브즈, 리신, 엘리스, 렝가, 카직스 등을 놓고 양 팀 정글러가 나눠먹기를 할 가능성이 크다. 다만 특기할 점은 ‘스코어’ 고동빈이 유일하게 잘 못 다루는 챔프가 렝가(승률 28%)라는 점. 실제로 1·2라운드에 걸쳐 펼쳐진 통신사전 총 6세트 동안 SKT 정글러들이 렝가를 4번 가져갔다. 나머지 2번 중 1번은 밴됐으며 1번은 고동빈이 빼앗아왔으나 KT가 패했다.

만약 정글에서 깜짝 카드가 나온다면 아이번일 가능성이 높다. 아이번은 현재 솔로 랭크에서 최고 ‘꿀챔’으로 평가받는다. 약 55%로 정글러 중 가장 높은 승률을 유지하고 있다. 라이너들에게 힘을 실어줄 수 있는 챔피언이어서 라이너 캐리를 선호하는 양 팀의 색깔에 알맞은 픽이기도 하다. LCK에서는 유독 찬밥 대우를 받았지만 해외대회에서는 심심찮게 등장했다. NA LCS에서는 10회 나왔으며 EU LCS에서도 ‘카카오’ 이병권이 3회 꺼내 2번 이겼다. LCK에서는 ‘스코어’가 1번 꺼내 크게 활약하며 1승을 거뒀던 만큼 재등장을 기대해볼 만하다.

▲ 픽밴: 미드

두 선수 모두 넓은 챔프폭을 갖고 있어 무엇이든 나올 수 있는 상황이다. 다재다능함이 최고 장점인 ‘폰’ 허원석은 포스트 시즌 6경기 동안 6개 챔피언(말자하·에코·르블랑·빅토르·라이즈·코르키)을 사용했다. ‘페이커’ 이상혁 역시 평소 “모든 챔피언을 미드에서 쓸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자신할 정도로 챔프폭이 넓다. 

그는 최근 솔로 랭크에서 미드 루시안·룰루·베이가·아우렐리온 솔 등을 점검해 어떤 챔피언을 사용할지 예측이 불가능하다. 올 시즌 그가 가장 선호한 챔피언은 그의 모스트 픽이기도 한 오리아나였다. 양 팀이 서로 카운터 펀치를 먹이기 위해 미드 픽을 마지막까지 숨길 공산이 크다.

깜짝 픽으로는 아우렐리온 솔을 기대해볼 수 있다. 솔도 아이번과 마찬가지로 솔로 랭크에서 장기간 고승률을 자랑하며 미드 OP챔으로 떠오르고 있다. 재밌는 것은 두 미드 라이너 모두 솔을 선호하지 않는다는 점이다. 이상혁은 선수생활 내내 솔을 사용하지 않았다. 허원석 역시 지난 2016 롤드컵에서 1번 사용한 것이 전부다.

반면에 두 선수 모두가 선호하는 챔피언으론 르블랑이 있다. 허원석은 삼성전 1세트에서도 르블랑을 뽑아 준수한 활약을 펼쳤다. 정규시즌 2라운드 9경기였던 4월 2일 롱주와의 대결에서도 르블랑으로 크게 재미를 보며 MVP를 받았다. 이상혁은 올 시즌 저격밴과 너프 등을 이유로 르블랑을 사용하지 않았다. 그러나 전 세계 롤 팬 중에 이상혁의 르블랑 실력에 대해 의구심을 갖고 있는 이는 많지 않을 것이다. 솔로 랭크에서도 카타리나 다음으로 많이 플레이한 챔피언이 르블랑이다.

그런 만큼 양 팀 모두 르블랑 대처법도 준비했을 가능성이 높다. 허원석은 플레이오프전에서 ‘이안’ 안준형의 르블랑에 라이즈와 코르키로 대처했다. 라이즈는 르블랑을 상대하기에 가장 무난한 픽이라는 평가다. 허원석 자신도 정규시즌 2라운드 삼성전에서 르블랑을 꺼냈으나 ‘크라운’ 이민호의 라이즈에 솔로 킬을 따이는 등 꽤나 고전했다. 혹은 전통의 르블랑 카운터인 카사딘 역시 최근 많은 플레이어들로부터 높은 평가를 받는다는 점에서 등장을 예측해볼 수 있다.

무난한 신드라-에코 대결 구도가 재현될 수도 있지만 이상혁이 신드라를 능숙하게 다루는 만큼 kt 쪽에서 신드라에 밴 카드를 투자할 가능성이 높다. kt는 MVP 상대로 신드라를 3회 밴했고 삼성 상대로는 2회 밴했다. 

▲ 지독한 악연

원수가 외나무 다리에서 만난 셈이다. 팀 kt 롤스터도, 거기에 소속된 선수 개개인도 ‘페이커’ 이상혁 그리고 SKT와 기나긴 악연으로 이어져있다. 송경호와 고동빈이 결승전에서 ‘페이커’를 만난 횟수는 총 5번이다. 그리고 모두 5번 패했다. 고동빈은 2013 롤챔스 서머·2015 서머 결승전에서 ‘페이커’를 만났지만 두 번 모두 우승 트로피를 내줬다. 송경호는 2015 롤챔스 스프링·2015 롤드컵·2016 스프링 결승 무대에서 맞대결을 치렀지만 마찬가지로 전부 무릎을 꿇었다. 두 선수가 포스트시즌 혹은 4강 이상의 무대에서 이상혁을 만나 이긴 것은 지난 2016 서머 4강전과 2016 케스파컵 4강전뿐이다. 

반면 이상혁에게 아픈 기억을 심어준 선수도 있다. 이상혁이 스프링 시즌에 우승하지 못한 것은 단 두 번뿐이다. 현재 kt 소속인 두 선수가 그를 몹시 괴롭혔다. SKT T1 K 시절이었던 2013 시즌엔 4강에서 ‘마타’ 조세형의 삼성 화이트에 패배했다. 그해 윈터 시즌에는 복수에 성공했으나 바로 다음 시즌인 2014년 스프링, ‘마타’와 ‘폰’이 소속된 삼성 화이트를 8강에서 만나 또 한 번 덜미를 잡혔다.

형제팀이 함께 출전했던 2014 LOL 마스터즈를 제외한다면, 이상혁의 커리어에서 결승전 패배 기록은 단 한 번뿐이다. 2015년 미드 시즌 인비테이셔널(MSI) 때다. ‘폰’ 허원석과 ‘데프트’ 김혁규가 소속되어 있던 중국의 EDG에게 5세트까지 가는 혈전 끝에 패했다. 이때 이상혁은 3세트부터 교체출전했으나 1승1패를 기록했다. 어쨌거나 결국 4강 이상의 무대에서 다섯 명 모두가 이상혁을 잡아본 경험이 있는 팀은 현 kt가 유일하다.

이들은 심지어 해외에서 뛰었을 때도 여러 번 맞부딪혔다. ‘폰’과 ‘데프트’의 EDG는 2015년 MSI와 롤드컵에서 SKT를 상대했다. ‘마타’의 RNG는 이듬해인 2016년 MSI와 롤드컵에서 SKT를 만났다.

▲ 모든 예측이 빗나간 포스트 시즌

그야말로 예측불가였던 포스트 시즌이었다. 정규시즌 2라운드에 승리를 거둔 팀들이 모두 패했다. 아프리카는 정규시즌 2라운드와 순위결정전에서 MVP를 잡았다. 특히나 와일드카드전을 며칠 앞두고 단판대결에서 대승을 거둔 것은 큰 의미가 있었다. 곧 이어지는 와일드카드전의 경기 향방 역시 비슷할 것이란 관측이 많았다. 그러나 막상 뚜껑을 열어보니 달랐다. MVP가 ‘애드’ 강건모의 탑 자르반이라는 깜짝 카드를 앞세우면서 아프리카를 2대0으로 깔끔하게 꺾고 준플레이오프에 진출했다.

이어지는 준플레이오프 역시 마찬가지였다. MVP가 기세를 타자 MVP의 ‘켠김에 왕까지’가 계속될 것이란 예측이 많았다. MVP는 kt를 정규시즌에 2번 모두 잡아본 두 팀 중의 하나였다. 반면 kt는 시즌 후반부 2연승을 챙기기는 했지만 그 전에 3연패를 당하며 크게 휘청거렸다. 전체적으로 1라운드 때에 비해 경기력이 떨어졌단 평가가 주를 이뤘다. 그러나 흐름을 탄 다윗과 휘청거리던 골리앗에 비유되던 준플레이오프는 비교적 시시하게 끝이 났다. kt가 압도적인 경기력을 보여주면서 MVP를 3대0으로 잡았다.

삼성과 kt의 플레이오프 경기 결과도 많은 이들의 예측을 벗어났다. 삼성은 정규시즌 2라운드에 kt를 상대로 압승을 거뒀다. 특히 정글러 ‘하루’ 강민승과 미드 라이너 ‘크라운’ 이민호의 경기력이 절정인 상태였다. 각자 포지션에서 ‘세체(세계 최고)’를 노린다는 평이 주를 이뤘다. 그러나 경기는 kt의 3대0 승리로 끝났다. ‘탑과 바텀 라인에선 반반 승부를 펼치고 미드와 정글에서 쉽게 우열이 갈릴 것’이라던 세간의 평가는 완전히 틀린 말이 됐다.

그렇다면 이번 결승전에선 어떨까. 정규시즌 2라운드에 승리를 거둔 팀이 모두 졌던 징크스가 이어질까. 그래서 ‘무관의 세체정’이 첫 트로피를 들게 될까. 아니면 SKT가 ‘어우슼’ ‘그런 거 없다’를 외치며 6번째 우승컵을 안을까. 승자가 모든 것을 가져갈 것이며 패자는 모든 것을 잃게 될 것이다. 어쨌든 길었던 여정은 내일 끝이 난다.

yoonminseop@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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