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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조민규] 의약단체 ‘성분명처방’ 놓고 국민 도외시한 민낯 드러내

조민규 기자입력 : 2016.12.24 01:19:45 | 수정 : 2016.12.24 11:51:31

대통령 비선진료 의혹, 특검의 보건복지부와 국민연금공단 압수수색 등으로 보건의료계가 어수선한 상황이다.

이러한 와중에 의사와 약사 단체가 오랜 기간 입장 차이를 보이며 논란을 빚어온 ‘성분명 처방’으로 다시 마찰을 빚고 있다. 특히 다툼을 하며 상대직역의 치부를 지적하며 국민을 도외시한 주장으로 눈살을 찌푸리게 하고 있다.

성분명 처방은 의사가 약을 처방하는데 있어 제품명이 아닌 성분명으로 처방하도록 하고, 약사는 약국에서 약을 조제할 때 동일성분 동일제형에 대해 어떤 제품이든 선택할 수 있도록 하는 제도이다.

논쟁의 재점화는 최근 대한약사회가 ‘정부는 성분명 처방 의무화를 조속히 시행하라’는 제목의 성명서를 발표하면서 시작됐다.

약사회는 성명을 통해 최근 건강보험정책연구원이 발표한 ‘2016년도 건강보험제도 국민인식조사’근거로 국민의 처방의약품 구입 불편 해소와 건강보험 재정 절감을 위해 성분명 처방 시행 의무화를 촉구했다. 국민인식조사 결과 국민의 53.6%가 성분명 처방이 바람직하다고 응답했다는 것이다.

약사회는 성분명 처방이 시행될 경우 국민의 의료비 부담은 감소하고, 건강보험 재정 안정화에 기여할 수 있으며, 어느 약국에서나 처방의약품을 조제 받을 수 있어 국민의 약국 이용 편의성은 증대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특히 상품명 처방은 과잉투약으로 인한 약품비 증가와 리베이트의 주요 원인이 되고 있다며, 의약품 유통 질서와 건강보험 재정 안정화를 위해 반드시 성분명 처방 의무화는 시행돼야한다고 강조했다.

이에 정부는 국민의 처방의약품 선택권을 적극 보장하기 위해 국공립병원, 보건소, 보건지소 등 공공의료기관에 대한 성분명 처방을 우선적으로 시행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에 대해 의사사회는 의사의 처방권 침해라며 강하게 반발하며, 오히려 국민의 편익증대와 재정 절감 위해 선택분업제도 도입해야한다고 주장했다.

대한의사협회는 약사회의 성분명 처방 의무화 주장은 의사의 고유 권한인 처방권을 심각하게 침해하는 결과를 초래해 의약분업의 원칙을 파기하는 사안으로 일고의 가치도 없다고 밝혔다.

또 의약분업 실시에 따라 환자의 특성과 약의 효능을 고려하여 의학적인 판단에 따른 적합한 약을 의사가 처방하면 약사는 의사의 처방전 그대로 조제하고 복약지도를 충실하게 하는 것이 의약분업의 목적인 무분별한 약의 오남용을 줄이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특히 국민의 약 선택권을 보장하기 위해서는 약국에서 모든 복제약을 구비해야 되는데 현실적으로 불가능 상황이며, 실제 약국에 구비된 일부의 복제약들 중에서 특정 복제약을 강요하는 상황이 초래되는 것은 물론 약효가 상이한 재고약 처분에 악용될 소지가 다분하다고 주장했다.

이와 함께 의사의 처방에 따른 조제 과정에서 약사의 복약지도 소홀 등의 역할에 대한 논란이 지속되는 만큼, 건강보험 재정에서 지출되고 있는 복약지도료, 조제료, 의약품관리료 등의 수가 항목들에 대한 전면적인 재검토가 필요하다고 촉구했다.

서울시의사회도 로비를 통한 정부·약사간의 사익 추구를 위한 밀실 행정은 큰 역풍을 맞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서울시의사회는 성명을 통해 의약품 신뢰성 문제, 의약품 오·남용 조장, 2016년도 건강보험제도 국민인식조사’의 신뢰성 문제 등을 제시하며, 성분명 처방에 대한 정부와 약사회의 논의를 보면 약사의 밥그릇을 챙겨주기 위한 로비의 결과라는 의료계의 비판이 쏟아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러한 상황을 보면 국민들은 의·약사에 대한 신뢰를 더욱 잃어가고 있다. 3분도 안되는 진료에 의사들의 어려운 용어 설명, 처방만 내리는 모습은 병원을 가도 내가 어디가 아픈지, 왜 아픈지 조차 모르는 불만을 야기한다.

약국도 마찬가지. 복약지도를 제대로 하라고 정부에서 비용도 받고 있지만 사실상 복약지도는 약봉투에 써 있는 복용시간이 전부이거나, 그마저도 없는 경우가 많다. 때문에 환자는 약을 복용하며 생기는 궁금에 대해 해소할 방법이 전혀 없다.

이렇듯 국민들의 불만은 커져가고 있지만 의·약사는 국민은 도외시한 채 자신들의 이익만을 위한 진흙탕 싸움을 하고 있는 것이다.

이제 의사, 약사를 비롯한 보건의료단체는 어떤 제도의 찬반을 논하기 전에 국민이 무엇을 불편해 하는지, 제도가 국민을 위해 어떻게 발전돼야 할지 고민이 우선적으로 필요해 보인다.

또 이번 성분명 처방과 관련해서도 상대 직능이 지적한 문제점들에 대해 스스로를 돌아보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
kioo@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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