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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신촌 살인사건, 피해자로 향한 공포의 ‘죽음 문답’

조현우 기자입력 : 2012.05.03 17:40:01 | 수정 : 2012.05.03 17:40:01


[쿠키 사회] 서울 신촌 살인 사건의 피해자 20대 대학생 김모(20)씨는 인터넷 게임과 그림 그리기를 좋아하는 평범한 네티즌이었다. 김씨는 전 여자친구도 블로그를 통해 만났다. 그는 3월 자신의 블로그에 “처음 블로그 만들었을 때 그냥 합성 (그림) 저장용으로만 쓰일 줄 알았지만 다른 네티즌들을 만난 후로 점점 커져갔다”며 “수능이 끝나고 대학에 들어가 ‘노래하는 레카’ 등을 만났다”고 적었다. ‘노래하는 레카’는 김씨의 전 여자친구 박모씨의 블로그 닉네임이다. 김씨는 박씨를 위해 블로그 프로필 사진을 직접 그려주기도 했다.

김씨는 “네티즌들과 같이 합작(공동 그림)도 만들고 선물을 주고 받기도 하면서 여러 가지 추억들을 만들었다. 이렇게 인맥이 넓은데 학과 친구들은 저보고 혼자라고 한다. 그런데 혼자는 아니다. 친구라는 건 꼭 학교 안에서만 만들어지는 건 아니고 인터넷에서도 친구를 만들 수 있다”며 온라인에서 알게 된 친구들에 대한 애정을 표시했다.

지난해 2월 자신의 미니홈피에는 “내일 OO대로 간다. 원하는 대학에 원하는 과여서 좋긴 하지만 많은 사람들과 같이 사진을 찍지 못한 것이 후회된다”며 “왜 난 그런 부탁 같은 것을 못하지? 어쨌든 지금 와서 후회해도 늦었으니까 나중에라도 같이 사진 한번만 찍어달라고 해야지”라고 적기도 했다.

김씨의 고등학교 동창인 정모씨는 3일 자신의 트위터에 “얘가 중·고등학교때도 학교에서 지속적으로 괴롭힘을 당하고 있었는데 그래도 열심히 자기 하고 싶은거 하면서 굳세게 살고 대학교를 가서 여러 가지를 만들고 자랑했다”며 “하늘에서만큼은 행복하게 살았으면 좋겠다”고 안타까움을 감추지 못했다.

김씨를 살해한 용의자인 고등학생 이모(16)군도 열혈 블로거였다. 이군은 지난달 자신의 블로그에 ‘죽음 문답’이라는 제목의 글을 올렸다. 그는 이 글에서 죽음이란 “누구나 겪어야하는 마지막이자 최초의 관문”이라고 정의하며 “나는 3~4번 자살시도를 한 경험이 있다”고 밝혔다. 이군은 ‘죽이고 싶은 사람이 있나’라는 문항에는 “몇몇(이 있다)”이라고 적었다.

이군과 김씨는 김씨의 전 여자친구 소개로 포털사이트 사령카페에서 알게 됐다. 김씨를 살해한 혐의를 함께 받고 있는 이군의 여자친구 홍모양도 사령카페 회원이다. 사령카페는 죽은 사람의 영혼이라는 사령의 존재를 믿는 네티즌들이 활동하는 인터넷 커뮤니티 사이트로 오컬트 문화의 일종이다. 오컬트는 과학으로 설명할 수 없는 신비적·초자연적 존재를 믿는 문화를 일컫는다.

3일 현재 김씨의 전 여자친구인 박씨, 이군과 홍양의 블로그는 수많은 네티즌들이 방문해 폭주 상태다. 특히 이군 일행이 김씨의 목과 배 등을 40차례 이상 흉기로 잔혹하게 살해한 것을 두고 “악령을 쫓는 방법 중에 기를 담아 칼로 수차례 찍는 방법이 있다는 것을 보고 따라한 것”이라는 주장이 인터넷에 급속도록 퍼지고 있다.

네티즌들은 김씨가 이달 24일 이군과 홍양에게 “정말 미안하다. 어제 일이 하나도 기억 안 나”라고 사과한 흔적을 찾아내기도 했다.

한편 서울 서대문경찰서는 이군과 홍양, 이군의 친구 윤모군 등 3명을 붙잡아 구체적 범행 동기와 경위를 조사 중이다. 김씨의 전 여자친구 박씨도 범행 계획을 알고 있었음에도 이를 묵인한 정황을 잡고 불구속 입건했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조현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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