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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절한 쿡기자] ‘가난하면 네 탓’ 알리바바 마윈 회장은 진짜 그 말을 했을까?… 쿡기자가 출동했습니다

김민석 기자 기자입력 : 2014.09.29 15:32:55 | 수정 : 2014.09.29 15:32:55

사진 = 신화통신

‘35세까지 가난하면 네 탓’이라는 문구가 인터넷을 강타하고 있습니다. 중국 알리바바 그룹 마윈 회장(49)의 인터뷰 기사 대부분이 이런 제목을 달고 있기 때문입니다.

인터넷 포털사이트에 게재된 한 기사엔 댓글이 4500여개나 달렸습니다. 네티즌들은 “거만하기 짝이 없네” “돈 좀 있다고 막말을 하네” “딱 벼락부자 마인드” 등의 댓글을 달며 마윈 회장을 비난했습니다. 꼭 30대 중반이 아니더라도 모든 사람들이 ‘움찔’ 할 수밖에 없는 말이기 때문입니다.

‘괴짜 CEO’로 불리는 마윈 회장은 월급 1만5000원 수준의 영어강사에서 전자상거래 기업을 창업해 중국 최고의 부자로 떠오른 자수성가의 아이콘입니다. 31세에 중국 최초의 인터넷 기업으로 평가받는 하이보넷을 설립했고, B2B 전자상거래사이트 ‘차이나 페이지’를 운영하기 시작했습니다. 이후 설립한 B2B사이트 알리바바는 지난 19일 뉴욕증권거래소에 약 26조원에 상장됐습니다.

그런데 한 네티즌이 “중국어 원문을 보면 마윈 회장이 ‘가난하면 네 탓’이라는 발언을 한 적이 없다”고 주장하면서 진위에 관심이 쏠렸습니다. 실제로 원문에는 ‘35세 때까지 가난하면 네 탓’이라는 문구는 없습니다. 마윈은 사람들이 가난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이유로 의지, 선견지명, 용기의 부족 을 꼽은 후 “30~40세가 될 때까지 이룬 것이 없어 멸시를 받더라도 누구도 동정해주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이 내용을 영어권 언론이 번역하면서 일부가 달라졌고, 영문이 한국어로 번역되면서 마윈 회장이 ‘가난하면 네 탓’이라고 직접 말한 것처럼 오역됐습니다. 원문의 전체적 맥락은 “원대한 목표를 가져야 한다”로 요약됩니다. 마윈 회장은 “가난한 것은 야망이 없기 때문”이라며 “자신의 능력을 믿고 야망을 잃지 말라”고 강조했습니다.

그런데 우리나라에선 “가난하다고 남을 탓하지 말라”가 핵심인 것처럼 알려졌습니다. “마윈 회장의 ‘자기책임론’은 35세 이후 인생에 대해선 부모 탓도, 나라 탓도, 구조적 문제 탓도 할 수 없다는 뜻”이라는 해석도 나왔습니다. 마윈 회장이 ‘아주 몹쓸 사람’으로 각인되고 만 겁니다.

내막을 알게 된 네티즌들은 황당하다는 반응을 보였습니다. ‘찌라시’와 다른 게 없다는 말도 나옵니다. 외신을 인용한 보도에서 오역이 심해 사실을 왜곡하는 경우는 많았다는 겁니다. 검색 플랫폼이 날로 발전해 어렵지 않게 원문을 찾아볼 수 있는 시대입니다. 해프닝이 반복되지 않으려면 외신을 인용할 때 책임감을 느끼고 좀 더 품을 들이면 좋지 않을까 싶습니다.

김민석 기자 ideaed@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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