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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 나침반] 암 예방 백신, 보다 적극적 접종 권장 필요

이영수 기자입력 : 2014.04.14 11:08:02 | 수정 : 2014.04.14 11:08:02


미국 대통령 직속 암 위원회, 최근 오바마 대통령에게 HPV 백신 접종률 향상 권고

[쿠키 건강칼럼] 1인 1암 보험 시대라고 한다. 월 1만9900원이면 각종 암으로 인한 부담을 덜어준다는 광고를 보고 있자면 마치 암에 걸려도 보험 하나만 있으면 안심이란 생각이 들 정도이다. 하지만 보험은 어디까지 사후 처리의 접근이다. 보험에 가입하는 것보다 우선인 것은 사전에 예방하는 방법을 찾고 실천하는 것이다. 이와 관련하여 편리하고 효과적인 방법은 다름 아닌 백신을 접종하는 것이다.

지난 1798년 영국 에드워드 제너 박사가 천연두 예방을 위해 우두를 접종한 것을 시작으로 백신은 여러 감염 질환으로부터 우리를 지켜왔다. 특히 신종 인플루엔자 사태만 보더라도 백신은 단순한 예방의 차원을 넘어 건강한 삶을 위한 필수적인 요소가 됐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하지만 ‘예방’이란 표현 때문일까 ‘나에게 일어나지 않겠지’라는 생각에 백신 접종을 인색하게 여기는 경우가 더러 있다. 이에 대한 대표적인 예로 자궁경부암을 꼽을 수 있다.

21세기에 접어들며 의학은 암까지 정복하는 눈부신 성과를 거뒀다. 과거 영화 혹은 드라마 등에서 시한부 삶을 상징했던 백혈병도 완치할 수 있는 단계에 왔다. 그렇지만 여전히 암은 인류의 적이라 불릴 정도로 심각한 질환이다. 암은 유전이나 생활 습관 등의 외적 요인으로 인해 발병한다고 알려져 있다. 하지만 일부 암의 경우에는 바이러스가 원인이 된다는 것을 아는 사람은 드물다. 실제로 전세계적으로 매년 약 200만 건 이상의 암이 바이러스에 의해 발병한다. 그 중에도 최근 HPV라고 불리는 인유두종 바이러스가 주목 받고 있다.

HPV는 약 75~80%의 여성 및 남성이 일생 동안 감염되는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이는 자연적으로 소멸되는 경우도 있으나 그렇지 않을 경우 자궁경부암, 외음부암, 질암 및 항문암 등을 초래하게 된다. 안타까운 점은 아직까지 HPV 감염에 대한 마땅한 치료법이 없는 상황이란 것이다.

특히 여성은 HPV로 인한 질환 중 전세계 여성 암 사망률 2위이자 매 2분마다 1명 꼴로 사망에 이르고 있는 자궁경부암을 주의해야 한다. 자궁경부암에 대한 인지는 높은 편이라 할 수 있다. 아무래도 암의 일종이기 때문에 관심을 가지고 지켜보는 사람이 많은 덕일 것이다. 하지만 이와 반대로 질환의 예후나 심각성에 대해서 알고 있는 사람은 많지 않다. 이는 ‘알고는 있지만 설마 나에게 일어나겠어?’라는 안일한 생각 때문이다. 무엇보다 자궁경부암은 사망에 이르지 않더라도 일단 발병하면 유일한 치료법이 자궁을 적출하는 것이기 때문에 여성에게 치명적이라 할 수 있다. 자궁을 적출한다는 것은 여성성을 상실한다는 것 외에도 임신 좌절 등 심리적 충격과 우울증을 동반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렇듯 여성에게 치명적이라 할 수 있는 자궁경부암은 사실 백신 접종으로 간단하게 예방할 수 있다. HPV 백신은 자궁경부암 등의 원인이 되는 HPV를 차단하여 자궁경부암 등을 예방한다. 특히 HPV는 여성에게 자궁경부암, 외음부암 및 질암을 유발할 뿐 아니라 남성의 항문암, 생식기 사마귀 등을 유발하므로 이를 모두 예방할 수 있는 HPV 백신의 필요성이 높아지고 있다. 하지만 HPV에 대한 인식이 저조해 HPV 백신 접종률이 낮다는 것은 풀어가야 할 숙제이다.

전세계적으로 HPV의 위험성에 대한 인식이 높아지며 HPV 백신 접종률을 높이기 위한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미국 대통령 직속 암 위원회(The President’s Cancer Panel)는 최근 오바마 대통령에게 백신 접종이 가능한 청소년은 HPV 백신을 3회 접종할 수 있도록 전문의는 청소년에게 백신 접종을 추천하고, 부모와 보호자 역시 예방접종에 대한 인식을 개선해야 하며, 전세계적으로도 HPV백신 접종률이 향상되어야 한다고 권고한 바 있다. 이와 더불어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는 미국 내 HPV 예방 접종률이 80%까지 증가하면, 향후 미국 12세 이상의 여성들에게 발생하는 5만3000건의 자궁경부암을 방지할 수 있다고 예측했다. 또한 이로 인해 다른 HPV 관련 암까지 예방할 수 있게 된다고 추정했다.

우리나라의 경우에는 얼마 전 불거진 자궁경부암 백신 논란으로 가뜩이나 저조한 접종률이 보다 떨어질 것으로 우려되고 있다. 그러나 과학적으로 확인되지 않는 이상 반응으로 인해 백신 접종을 기피한다면 오히려 이로 인해 자궁경부암 등 건강 신호등에 빨간불이 켜질 것이라는 것은 불을 보듯 뻔한 일이다. 매달 지불하는 2만원 남짓의 보험료로 위안을 얻을 것이 아니라 암을 사전에 차단하는 백신 접종이 소중한 건강을 지키는데 보다 현명한 선택이란 점을 강조하고 싶다.

김병기 삼성서울병원 산부인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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