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치올림픽] “김연아가 퍽이나 좋아하겠네, 나라망신”… 러시아 女유학생 집단 공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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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치올림픽] “김연아가 퍽이나 좋아하겠네, 나라망신”… 러시아 女유학생 집단 공격

김철오 기자입력 : 2014.02.25 15:21:00 | 수정 : 2014.02.25 15:21:00


[쿠키 사회] 김연아(24)의 올림픽 2연패 좌절로 분노한 우리나라 네티즌들이 러시아 유학생을 집단 공격해 공분을 일으키고 있다. 여론은 일부 스포츠팬의 과잉 국가주의와 선수를 향한 어긋난 사랑을 지적하면서 “심판의 편파 판정보다 더 부끄러운 행위”라고 비난했다.

25일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는 우리나라에서 유학 중인 러시아 여학생 A씨가 페이스북을 통해 2014년 소치동계올림픽 피겨스케이팅 여자 싱글의 판정과 관련한 발언을 했다는 이유로 인터넷과 모바일상에서 익명의 폭언과 인신공격에 시달린 정황을 포착한 게시물이 빠르게 퍼지고 있다. A씨는 SNS와 모바일메신저로 쏟아져 들어온 메시지 내용의 일부를 페이스북에 잠시 공개했다 모두 삭제했다. 하지만 A씨의 피해 상황을 실시간으로 목격한 일부 네티즌들이 문제의 메시지 내용을 다른 네티즌들에게 알리면서 여론의 공분을 이끌어냈다.

문제의 메시지에는 심각한 수준의 언어폭력과 인종차별적 발언들이 담겨 있다. A씨에게 욕설을 퍼부으며 ‘한국으로 건너와 매춘하는 여성’이라거나 ‘가난한 나라 여성’이라고 매도하는 내용이 대부분이다. 공격의 목적조차 상실한 듯 “러시아나 우크라이나나 미국이나 모두 똑같다. 우리나라가 없으면 너희는 무엇을 먹고 사냐. 먹다 남은 음식물쓰레기를 주겠다”는 화풀이 수준의 폭언도 있었다.

A씨는 지난 21일 러시아 소치 아이스버그 스케이팅 팰리스에서 열린 대회 피겨스케이팅 여자 싱글의 석연치 않은 판정과 관련한 생각을 페이스북에 적었다 공격에 시달린 것으로 알려졌다. 김연아는 이 경기에서 러시아 선수인 아델리나 소트니코바(18)에게 금메달을 내줬다. 러시아의 심판진 개입 의혹이 불거지고 소트니코바의 당돌한 발언이 쏟아지면서 우리나라의 일부 네티즌 사이에서는 반(反)러시아적 정서가 고조됐고, A씨는 이런 상황의 첫 번째 희생양이 됐다.

A씨는 페이스북을 통해 “김연아가 금메달을 놓쳐 한국인의 입장에서 안타깝게 생각했다. 하지만 이런 연락(메시지)까지 받았다… 진정한 챔피언으로서 할 말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러시아가 금메달을 정당하게 차지했다는 생각이 더 강해진다. 러시아가 자랑스럽다”고 했다.

여론은 들끓었다. 국제대회 기간마다 국가주의를 강요하며 극단적이고 배타적으로 돌변하는 일부 스포츠팬의 정서를 지적하는 의견이 줄을 이었다. SNS 네티즌들은 “A씨가 어떤 발언을 했어도 러시아인으로서 러시아를 응원했다면 전혀 문제가 없다”거나 “편파 판정보다 부끄러운 행동을 하고서 우리 국민이나 김연아 팬들의 입장을 대변했다고 착각하지 않기 바란다”고 지적했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김철오 기자 kcopd@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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