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용진은 이건희 조카 아닌가…삼성전자 특수관계인 주식 숨겨

기사승인 2011-06-29 20:1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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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용진은 이건희 조카 아닌가…삼성전자 특수관계인 주식 숨겨

[쿠키 경제] 정용진 신세계 부회장은 이건희 회장의 조카가 아니었나.

정용진 신세계 부회장이 최근 삼성전자 대주주라는 사실이 확인됐다. 증권업계에 따르면 정 부회장은 지난해 말 기준 삼성전자 주식 29만3500주 가량을 보유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분율로는 0.199%, 평가금액으로는 2500억원(27일 종가 83만5000원 기준)대에 이른다.

정 부회장은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3.38%), 홍라희 리움 관장(0.74%), 이재용 삼성전자 사장(0.57%) 등 이 회장 일가를 제외한 개인주주 중 삼성전자 주식을 가장 많이 보유하고 있다.

그러나 삼성전자가 정 부회장을 특수관계인으로 금융감독원에 보고한 적이 없다는 지적이 나왔다.

재미블로거 안치용씨는 자신의 블로그 ‘시크릿 오브 코리아(Secret of Korea)’를 통해 “정 부회장이 이 회장의 호적상 조카가 아니거나 삼성전자가 자본시장법(구 증권거래법)상 특수 관계인 보고 의무를 어겼을 것”이라며 의혹을 제기했다.

정 부회장은 이 회장의 여동생인 이명희씨의 아들이다. 증권거래법시행령 제10조 3항 ‘특별관계자의 범위’에 따르면 정 부회장은 ‘3촌 이내의 부계혈족의 남편 및 자녀’에 해당돼 이 회장과 특수관계인이 된다.

특수관계인은 재벌그룹의 대주주와 그의 친인척, 출자 관계에 있는 사람과 법인을 지칭한다. 즉 대주주의 영향력 아래에 있는 사람과 법인 모두 특수관계인이 된다. 정부는 재벌의 경제력 집중을 억제하기 위해 특수관계인을 규제하고 있다.

정 부회장이 삼성전자 주식을 매수하기 시작한 시기는 2004년이다. 그러나 삼성전자는 2004년부터 지난해까지 최근 7년간 단 한번도 정 부회장을 특수관계인으로 금감원에 보고한 적이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삼성전자도 이 회장이나 홍라희 관장, 이재용 사장을 삼성전자와 특수관계인으로 지정, 주식 보유수를 사업 보고서 내에 공개하고 있다. 정 부회장의 경우 이 회장의 조카이기는 하지만 특수 관계인은 아니라며 주식보유 현황을 공개하지 않았다.

이는 정 부회장에게만 국한된 것은 아니었다. 삼성전자는 이 회장의 손아래 처남인 홍석현 중앙일보 회장 부부의 주식 보유 현황도 금감원에 보고한 적이 없었다. 홍 회장 부부는 ‘배우자의 2촌 이내의 부계혈족 및 그 배우자’에 속한다.

홍 회장은 주미 대사였던 지난 2005년 4월 관보에 삼성전자 주식 5만1500주, 배우자는 4800주, 장남은 2900주 등을 보유한 상태라고 신고한 바 있다.



삼성전자 측은 “정 부회장과 홍 회장 모두 특수관계인은 맞다”고 인정하면서도 “그러나 ‘자본시장 및 금융투자업에 관한 법률 시행령 141조 3항’에 따라 공시하지 않아도 되는 예외 상황에 따른 것”이라고 밝혔다.

삼성 측은 이 조항을 근거로 주식 등의 대량 보유 상황에서 예외를 적용해 공시하지 않았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서윤경 기자 기사모아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