盧 전 대통령 봉하마을 묘소에 분뇨투척 테러 발생…범인 “그가 빨갱이 양산”

기사승인 2010-11-14 16:5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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盧 전 대통령 봉하마을 묘소에 분뇨투척 테러 발생…범인 “그가 빨갱이 양산”


[쿠키 사회]
노무현 전 대통령의 묘소에 분뇨를 투척하는 사건이 벌어졌다.

14일 오후 1시9분쯤 경남 김해시 진영읍 봉하마을에 자리잡은 노무현 전 대통령의 묘소에 남성 2명이 분뇨를 투척하다 경찰에 붙잡혔다.

이들은 하얀 약수통에 담아온 분뇨를 뿌리고 묘역 근처에 참배객들에게 유인물도 살포했다. 유인물에는 "친북 좌파세력이 전교조 전공노 같은 빨갱이 세력들의 생성을 도와서 청소년들의 정신을 세뇌시키고 국가 정체성을 혼돈에 빠드렸다"는 내용이 담겨 있다.

경찰은 이들이 현장에서 분뇨를 투척한다는 방문객들의 신고를 받고 곧바로 출동, 이들을 검거했으며 오후 2시50분 현재 묘역에는 분뇨가 투척된 부분이 비닐막이 둘러쳐진 채 통제되고 있다.



경찰 조사결과 분뇨를 투척한 사람은 경북 경산시에 거주하는 정모씨(61)와 친구 일행인 것으로 밝혀졌다. 이들은 경찰에서 "노 전 대통령이 친북좌파세력을 양산해 이같은 일을 벌였다"고 주장했다.



경찰 관계자는 "이들이 노 전 대통령에 대해 자신들과 정치 이념이 다르고 노 전 대통령의 재임시절 정책을 못마땅히 여겼다고 진술했다"고 말했다.


경찰은 이들이 다른 우익 단체 등과 연계돼 이번 일을 벌였을 가능성도 있다고 보고 집중 추궁중이다. 특히 정씨 등이 분뇨 투척을 위해 일부러 노 전 대통령 묘역을 방문한 점을 주목하고 있다.

노 전 대통령 묘역은 하루에도 수많은 방문객들로 붐비는 곳으로, 특별히 경찰에 의해 통제되지는 않아왔다.

당시 묘역 주변에는 휴일을 맞아 봉하마을을 찾은 참배객 100여명이 있었다.

사람사는세상 노무현 재단의 김경수 사무국장은 “있어서는 안될 일이 생겼고, 대단히 유감스럽다”며 “경찰의 수사를 지켜보고 있으며, 수사 결과가 나오는 것을 본 뒤 별도 입장을 밝히겠다”고 말했다.

노 전 대통령 부인 권양숙 여사는 봉하마을 사저에서 경호실 관계자로부터 보고를 받았으며, 충격을 감추지 못했다고 관계자는 전했다.

그러나 노 전 대통령의 친형 건평씨는 "악랄하게 계획해 벌인 일이 아니라 즉흥적인 것이라면 선처하고 싶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지난 2월 국립현충원에 안장된 김대중 전 대통령 묘역에서는 방화범의 소행으로 보이는 화재가 발생한 바 있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김현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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